며칠 전에 강릉여행을 다녀오면서 테라로사 본점에서 열리고 있는 하루키 스페이스를 보러 갔었다. 11월 30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열리는 것이라 꼭 가보고 싶었다.
강릉에 좀 늦게 도착한 관계로 거의 저녁 시간이 다 되었다. 들어갈 때는 그나마 해가 지기 전이었는데 나오니까 이미 깜깜해졌다. 하지만 실내에 있으니까 상관없지.
강릉에 테라로사가 여러 곳이 있는데 작년에는 경포호수점에 가봤었고, 본점은 처음 와봤다. 하루키 스페이스는 본점에서 열리고 있으니 꼭 확인하고 가야 할 것 같다. (라고 말하기엔 글을 올리는 오늘이 마지막 날)
테라로사 본점은 생각보다 건물이 컸고, 여러 개로 나뉘어 있었다.
주차장 쪽에서 돌아 안쪽을 들어가면 식당, 기념품점, 카페가 있다. 이중 기념품점과 카페에서 하루키를 만날 수 있다.
카페 출입문에서부터 손님들을 맞이하는 하루키상. 저 얼굴이 친근해졌다.
카페 내에 들어서면 보이는 테이블. 여기가 메인이벤트 장소다.
카페 내 기둥 곳곳마다 이러한 포스터들을 붙여놓았다.
이번 하루키 스페이스는 문학동네에서 테라로사와 같이 마련한 것인데 서울에서는 이태원의 MTL, 강릉에서는 테라로사 본점, 부산에서는 아난티 이터널저니에서 동시에 열렸다고 한다. 다른 곳의 분위기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곳은 신경을 더 많이 쓴 것 같다.
하루키 스페이스 행사에 대한 설명과...
그의 책들. 그리고 여섯 개의 키워드가 적힌 카드. 수첩 모양의 커버에 넣을 수도 있다. 그리고 하루키 얼굴 모양이 있는 스탬프가 있다. 또한 하루키에 대한 간략한 설명(하루키 월드)이 있는 커다란 전단지도 있다.
커버 뒷면에 스탬프도 찍어주고,
환상, 첫사랑, 취미, 현실, 소확행, 도시... 이렇게 여섯 개의 키워드 카드를 다 가져왔다. 각각이 연관되는 대표작이 소개되어 있고, 이 책들은 이곳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저 전단지도 신작 구매할 때 같이 와서 이미 갖고 있는 것이지만 그래도 또 챙겨 왔다. 이번에 새로 나온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의 표지를 크게 인쇄한 것이다. 저 접힌 크기가 A4보다는 좀 더 크다. 그러니 다 펼치면 A2보다 좀 더 큰 사이즈가 되려나?
안쪽의 내용은 동일하다. 하루키 팬이라면 아마 잘 알고 있을 내용들.
옆에 기념품점에 갔더니 여기에도 조그맣게 진열대가 있다. 참고로 카페나 기념품점에서 하루키 책과 원두나 드립백을 같이 구매하면 2천 원을 할인해 준다고 한다. 그래서 테라로사의 이달의 원두와 같이 구매했다. 내가 구매한 책은 <장수 고양이의 비밀>. 여기 있는 책 중에서 이 책만 나한테 없는 책이어서.
커피 한 잔과 빵을 먹으며 책을 훑어보았다. 하루키의 에세이도 여러 권 읽어본 적이 있지만, 이 책은 특히 그의 소확행에 대한 책이라는데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음료를 주문하니 티 코스터도 주는데 원래는 그냥 마음대로 가져가는 거였나 보다. 재고가 얼마 안 남아서 음료 주문 시에만 주는 듯하다. 안 받았으면 서운할 뻔.
책의 안쪽에도 기념으로 스탬프를 찍었는데 그 사진은 안 찍었네. 나중에 사진 찍어서 추가해야겠다.
저 멕시코산 원두는 음... 호불호가 좀 갈릴 듯하다. 내 취향엔 살짝 좀 부족한 느낌이지만 좀 더 마셔봐야 알겠다.
원두를 사면 원두 안내문을 주는데 여기에도 스탬프를 찍어봤다. 마치 하루키 얼굴이 원래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ㅎ
티 코스터와 원두 설명서 각각의 뒷면.
하지만 예상외로 하루키 스페이스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나처럼 하루키 팬이 아니라면 굳이 구경하지도 않는 걸까. 평일 저녁이라 사람이 적어서였을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행사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좀 아쉬웠다. 하루키 팬들, 다 어디로 간 걸까?
생각보다 규모는 크지 않았고 소소한 이벤트였지만 나는 강릉까지 가서 본 보람이 있었다. 비록 대단한 것은 아니었을지라도,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이벤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냥 좋았다.
국내에서 신작이 나온 후 문학동네에서 정말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는 듯한데, 이전에도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팝업스토어도 본 적이 있다. 하루키 측도 문학동네의 진심을 알기에 입찰가를 떠나 문학동네에게 판권을 준 것이 아닐까.
하루키 신작 효과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 그리고 이러한 홍보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곳에서, 다른 이벤트로 또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