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칼란드리아 Apr 02. 2024

저는 전문 리뷰어가 아닙니다만

DALL-E로 생성한 이미지


내 브런치에 쓰는 내용의 대부분은 리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북리더에 대한 리뷰들도 있고, 책에 대한 리뷰들도 있다. 대체로는 소감 또는 감상 정도의 수준이지만 그래도 검색 등을 통해서 방문하는 사람들이 꾸준한 것 같아 다행이다. 


나는 책이나 기기를 제공받아서 리뷰한 적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기 때문에 주관적인 평을 할 수 있다. 그렇게 업체 측이나 누군가로부터 리뷰할 것을 제공받으면 그 자체로도 부담스럽고, 그렇게 남긴 리뷰도 두고두고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그런 방식을 꺼리는 것이다.


게다가 나는 전문적인 리뷰를 하지는 않는다. 기기의 경우 스펙을 꼼꼼히 살피고, 기기적 특성들을 하나하나 확인해보지 않는다. 기기간의 비교도 별로 하지는 않는다.


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독서의 경우에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뷰에 어떤 형식을 갖추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검색을 통해 들어왔던 사람들이 내 글에 별 내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차피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리뷰란 없을 것이다.


리뷰라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 없으며 주관적이고 상대적일 수밖에 없는 듯하다. 이는 음악에 있어 절대음감과 상대음감의 차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떠한 제품, 책 등이 절대적인 위치가 있다기보다는 상대적인 위치가 있고, 그것을 느끼는 것에 있어서도 상대적인 가치가 있다는 의미다. 그러한 것은 그동안의 나의 경험과 다른 기기들에 비교하는 느낌으로 얻어진다. 즉, 주관적이고 대충 하는 같은 리뷰이지만 그것은 이미 상대적인 가치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물론 절대적인 기준을 적용해서 리뷰를 해볼 수도 있다. 내 경우에는 업무와 연구 목적으로는 자세하게 분석하고 측정해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영상기기 혹은 영상의 경우에는 해상도나 대조도, 신호대잡음비 등등에 대한 분석을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연구 목적인 것이지 일상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한 것을 일반적인 기기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주로 리뷰했던 이북리더들은 크기나 해상도, 물리적 특성 등 바로 눈에 띄는 특징을 제외하고는 다른 부분은 그 중요도가 크지 않다고 느낀다. 더구나 그것이 얼마나 사용상 편의성과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배경화면이 얼마나 밝은지, 플랫과 논플랫에 따른 차이라든지, 응답속도의 차이라든지 그런 것이 실사용에 문제가 있을 만큼의 차이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흑백 기기와 컬러 기기처럼 분명하게 차이가 나는 것은 다른 범주의 얘기다. 어디까지나 비슷한 특성의 기기에서 하는 얘기다.


내가 느낀 것을 다른 사람들도 동일하게 느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는 사람마다 기준으로 삼는 것이 다르기 때문일 텐데 여기에 절대적인 기준을 들이댄다고 해서 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위치만 좀 옮겨질 따름일 것이다.


이북리더 역시 완벽한 기기는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 같지만, 여러 기기들은 국소적 최적화의 범위 내에서 분산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기기에서의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해서 그것이 주관성을 배제하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일까? 절댓값을 측정한다고 해서 그것이 과연 오차가 없는 참값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러다 보니 결국엔 상대적인 비교로 돌아오게 되고, 그럴 경우엔 전문적인 리뷰를 하는 것처럼 그럴듯하게 포장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리뷰는 왜 하는 것일까? 내 리뷰를 보거나 안 보거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도움이 되는 것이 없을 텐데. 이에 대한 답은 '그냥 쓰고 싶어서'다.


물론 이건 나에 한정해서 하는 얘기이지, 전문 리뷰어들이 하는 리뷰를 폄하하거나 유용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한 것들도 보는 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치로 표시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감성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도 없을 듯하다. 그러한 감상적인 측면이 주관적인 것과 동일한 맥락은 아니겠지만.


나는 앞으로도 전문적인 리뷰를 하지는 못할 것이고 그럴 노력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느끼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적을 것이다. 그러한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미리 양해를 구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왜 만성 수면부족이 되었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