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칼란드리아 Apr 04. 2024

구독자수 100 명이 이리 어려운 것이었나

DALL-E로 생성한 이미지


내 브런치의 주제를 정하고 좀 더 본격적으로 글을 써보기로 한지 1년 반 남짓. 브런치 작가가 된 지 9년 차지만 아직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래도 내 브런치의 체계도 어느 정도 잡혀가는 것 같고, 어떤 글을 쓸 지에 대한 고민도 줄어들었다. 관성적으로 쓰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쓸 수 있는 모멘텀은 생긴 듯하다.


구독자수도 미약하나마 꾸준히 늘고 있다. 거진 일주일에 한 명 될까 말까 한 수준이지만 한 명씩 늘 때마다 기쁘다. 반면 아주 가끔, 한 명씩 줄어드는 것은 너무 아쉽다.




내 브런치는 외부에 홍보를 하지는 않는다. SNS나 커뮤니티에 링크를 걸지도 않고 알리지도 않는다. 그러니 내 브런치에 와서 글을 읽는 분들은 기존 구독자 거나 혹은 검색, 브런치 플랫폼 내 노출을 통해서 방문하는 것이리라.


굳이 알리지 않는 건 나의 부캐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아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연이든 혹은 검색해서든 내 글만으로 봐주길 원했기 때문이다. 


내가 인지도가 있거나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니 나를 보고 구독하는 분들은 거의 없을 듯하고 (초기에 구독하셨던 지인들 제외하고는), 내가 쓰는 글들을 계속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구독을 하시는 것이겠지. 하지만 정말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글들일까?


입장을 반대로 생각해 보면 알 수 있겠다. 내가 다른 브런치 작가의 글을 구독할 때는 무엇을 보고 결정을 하는지. 물론 작가들 별로 구독의 이유가 조금씩은 다르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꾸준히, 열심히, 인사이트 있는 글을 쓰려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나도 그래야 할 것이다.


구독자수가 수천, 혹은 수만 명씩 되는 분들을 보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구독자수가 엄청난 인플루언서들도 많지만 브런치는 그 정도까지는 되기 어려운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말대로 브런치는 투자되는 노력 대비 가성비가 참 떨어지는 플랫폼이기도 하고.


굳이 내가 잘 아는 분야가 아닌, 레드 오션과 같은 도서/독서를 주제로 글을 쓰고 있나 싶다. 하지만 내가 잘 아는 분야로 글을 쓴다고 해도 얼마 가지 못할 것임을 안다. 그런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고 대중성도 없다. 책과 독서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좋아하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이기에 후회하지는 않는다. 




내 목표는 구독자수 100 명이었다. 참 소박한 목표지만 그것을 달성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다. 사실 100 명이 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없고 여전히 낮은 숫자지만 내게는 중요한 의미가 될 것이다. 브런치를 꾸준하게 유지해야 하는 동기부여도 될 것이다.


구독자수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이렇게 글을 써서 올리는 것도 다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증거니까. '작가는 모두 관종이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올해 중에는 100 명이 되겠지. 그러고 나면 200 명을 또 목표로 하겠지. 그런데 그게 전부인가? 그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까?


지난 9년간 내가 꾸준하게 브런치를 운영해 왔다면 어땠을까? 이미 지난 시간들인데 어쩌랴. 대신 지금의 이 마음은 지속해야겠다. 확실한 건, 이제 더 이상 브런치를 방치하진 않을 것이다.


브런치에 대한 고민도 많았고,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고민도 많았는데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이상은 계속 부딪쳐가는 수밖에 없겠다. 그래도 계속 글을 쓰다 보니 뭔가 방향성이 보이는 듯하고, 어떻게 써야 하겠다는 것도 보이는 듯하다. 더 고민하고 더 노력해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