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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란드리아 Apr 05. 2024

하루에 시 한 편 아이에게 읽어주기

아이가 시를 사랑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내는 초등학교 5학년인 딸아이의 학업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많이 알아보고 실천에 옮기는 편이다. 그에 비해 나는 다소 수동적인 편인데, 아내가 요청하는 대로 하고 루틴 하게 해야 할 일들만 하는 편이다. 이는 아내와 나의 교육관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최대한 아내의 뜻에 따르려고 한다.


아이의 교육에서 내가 맡은 부분은 책 읽고 요약하는 것과 독후감 쓰는 것 봐주기 (한글과 영문 둘 다), 과학이나 역사 관련해서 궁금해하는 것 있으면 알려주기 등이다. 


그리고 맡은 일이 한 가지 더 늘었다. 그것은 바로 아이가 자기 전에 시 한 편을 읽어주고, 그 시에 대한 얘기 해 주기다.


아이도 학교에서 시를 배웠으니 시가 어떤 문학장르인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대략 알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동시 정도만 배울 것 같고, 한국 현대시들을 접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일단은 한국 현대시들에 좀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아래와 같은 책을 구입했다. 



내가 중고등학생 때도 이렇게 한국 현대시를 모아놓은 책들이 꽤 있었는데 요즘에는 별로 없는지, 찾아봐도 이 책 정도밖에 없는 듯했다.


이 책의 저자는 전현직 중고등학교 교사였으며, 자작 시집과 이런 편집본들을 여럿 냈는데, 학생들의 국어교육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주로 썼다.


이 책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들의 대표작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시인에 따라 2~3편씩 수록되어 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거나 아는 시들은 대부분 수록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의외로 수록되지 않은 시들도 있다. 어떤 시인의 경우에는 더 유명한 시보다 그보다는 좀 덜 알려진 시가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물론 저자가 임의로 선별한 것들이라 수록되거나 혹은 빠질 수도 있다. 만약 내가 원하는 대로 한다면 내가 모음집을 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저 책에는 시에 대한 해설과 간단하게 문제도 풀어볼 수 있게 되어있다. 아무래도 중고등학생들의 학습 목적도 있어서 그렇게 한 것 같다. 

 



제일 처음 읽어 준 시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였다. 아이는 이 시를 들어본 적이 있다고 했는데 아마도 노래를 통해서 들었을 것이다. 사실 나도 그것을 노렸다.


아이는 시가 아직은 어렵다고는 했지만 흥미를 느끼는 듯하다. 그래서 매일 자기 전에 한 편씩 읽어주기로 했다. 원래 10분 내로 하려고 했는데 얘기하다 보니 조금 더 길어졌다.


비단 학습적인 목적은 아니더라도 어릴 때부터 시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은 좋은 듯하다. 그리고 기억은 못해도 나중에 교과서나 문제집에서 이런 시들을 봤을 때 어렴풋하게나마 기억을 할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하다.


나도 학교 다닐 때는 저기 수록된 시들의 상당수는 암기했었고 지금도 외우고 있는 (이젠 부분적으로는 잊어버려서 완전히는 아니지만) 시들이 꽤 있는데 그런 시들을 다시 접하니 반갑다. 더불어 전공수업인 "현대시인론"이나 "시문학사" 등을 공부하면서 참고 삼아 같이 보면 좋을 듯하다.


아이에게 시를 읽어주는 것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해봐야겠다.


p.s. 나는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인 김소월, 정지용, 윤동주, 이육사, 백석 등의 시집 초판본 복간판을 갖고 있기는 한데 이건 당시의 표기라 아이에게 그대로 읽어주기에는 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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