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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란드리아 Mar 29. 2024

나는 왜 만성 수면부족이 되었는가

수면부족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건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들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전에 리뷰했던 매슈 워커의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에서는 수면부족의 위험성을 객관적 데이터를 근거로 보여주었다.


https://brunch.co.kr/@khcheong/548


최적의 수면시간은 하루 8시간. 생활리듬을 고려할 때 10시~6시 정도가 최적일 것 같다.


하지만 현대인이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고 특히나 12시 전에 잠들기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듯하다. 아무래도 직장이나 학업, 일상생활 등으로 개인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다 보니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겠지.


나도 그런 편이라 저녁시간부터 잠들기 전까지 주로 책을 읽었는데, 올해는 사이버대에 편입한 관계로 강의를 듣기도 한다. 그래도 12시는 넘기지 말자고 다짐한다.


나는 업무 특성상 야근이 많은 편인데 특히 월말에는 더 그렇다. 이번주에도 이틀은 12시가 다 돼서야 집에 왔다. 늘 이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때는 그냥 씻고 잠깐 잤다가 일어나서 출근한다.


야근을 했든, 몇 시에 잤든 내 기상 시간은 거의 동일하다. 월요일엔 5시 (차가 더 막혀서), 화~금요일엔 5시 반 기상. 그나마 주말에는 좀 더 자는데, 예전에는 6시에 일어났지만 요즘엔 너무 피곤해서 조금 더 자고 7시 정도에 일어나고 있다. 그나마 7시에 일어나면 다행이지만 8시 다 돼서야 일어나면 그 아침 시간이 너무 아쉽다.


자는 시간은 사실 기회비용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어쨌거나 잠은 무조건 자야 하는 것이고, 수면 부족은 시간의 기회비용 이상의 것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수면 부족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경험적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 늘 피로한 상태라 컨디션도 안 좋아지고 집중력 부족, 업무 능률 저하도 따른다. 수용성, 관용도, 포용력도 떨어져서 짜증이나 불만이 많아진다. 그러다 보니 작은 일로도 마찰을 빚게 되기도 한다.




내가 정한 수면 시간의 마지노선은 하루 6시간이다. 어떻게든 6시간은 자야 한다는 것인데 문제는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과 유효 수면 시간은 다르다는 점이다. 그래서 유효 수면 시간을 핏빗(Fitbit)을 통해서 측정하고 있다.


이번주의 수면 시간 기록은 다음과 같다. 평균 5시간이 되지 않는다. 평균 6시간 자는 것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은 일이다. 아마 고등학생 때 이 정도의 패턴으로 보냈던 것 같다.



2015년부터 핏빗으로 수면패턴을 기록했었기에 그동안의 내 수면 시간을 확인해 보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연평균 수면시간이 거의 같았다는 점이다. 물론 개별적인 날짜로 보면 더 많이 잔 날과 거의 못 잔 날들이 혼재되어 있지만, 평균 수면시간이 거의 같았다는 점은 내가 대체로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2020년 경에는 평균 수면시간이 조금 더 올라갔다. 이는 내가 진단받은 '섬유근육통' 때문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섬유근육통 증상이 있었고, 2015년엔가 진단을 받아 그때부터 증상이 심해질 때마다 진통제를 복용했으며, 수면 체크도 할 겸 핏빗을 이용하게 된 것이었다.


섬유근육통은 수면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내가 복용하는 진통제는 수면에도 도움을 주었다. 2020년경에는 아마 증상이 심해진 때여서 좀 더 많이 자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도 다행히 그 뒤로는 좀 더 나아져서 지금은 정기적인 진료는 보지 않고 약도 최소한으로 복용하고 있다.


그러다가 2021년경부터는 수면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해서 작년부터는 6시간의 마지노선 마저 무너졌다. 아마도 평일에 이전보다 30분 더 일찍 일어나 출근하기로 한 영향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올해는 아직 3개월치 밖에 기록을 못했지만 이전과 비교해서 수면 시간이 줄어든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러한 생활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을 듯한데 어떻게든 수면 시간을 더 확보해야겠다. 내 몸이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건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찌 보면 내 수면 시간은 (작년과 올해는 예외로 하고) 우리나라 성인들의 평균 수면 시간과 비슷할 것이다. 그렇다고 수면 시간의 기준을 평균에 맞출 수는 없다. 그 자체가 이미 부족한 수면 시간이기 때문이다.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최적의 수면 시간은 8~9시간이다. 9시간이 넘어가면 역효과가 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수면 부족을 당연시하고, 잠을 적게 자는 것을 오히려 뿌듯해하는 어리석음이 초래할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러니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잠자는 시간을 더 확보해 줘야겠다. 깨어있는 동안에 내가 버린 한 시간을 잠자는 한 시간으로 바꿀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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