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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란드리아 Mar 20. 2024

매슈 워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2

2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2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6장 엄마와 셰익스피어는 알고 있었다

7장 너무 극단적이라서 『기네스북』에 오를 수가 없다

8장 암, 심장 마비, 수명 단축


* 이 글은 네이버 <디지털감성 이북카페>에서 제가 진행했던 함읽의 내용을 다시 정리한 글입니다. 




2부에서는 이 책의 제목인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과 동명의 제목이 붙어 있네요. 아마 가장 핵심적인 장일 것 같아요. 


2부의 첫 번째인 6장에서는 '엄마와 셰익스피어는 알고 있었다'라는 제목이 붙어 있어요. 제목만 봐도 딱 감이 오네요. 잠이 중요하다는 건 이미 다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한 증거들을 알려줄 거란 거겠죠? 


놀라운 돌파구! 과학자들이 수명을 늘리는 혁신적인 새로운 요법을 발견했다. 기억력도 강화하고 창의력도 더 높여 준다.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도 한다. 몸매를 더 날씬하게 유지하고 식욕도 줄여 준다. 암과 치매도 예방한다. 감기와 독감도 막아 준다. 심장 마비와 뇌졸중, 당뇨병 위험도 줄여 준다. 행복한 기분은 높이고 우울하고 불안한 기분은 줄여 준다. 관심이 가는지?
물론 이 광고는 어떤 기적의 새로운 약물이나 만병통치약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밤에 잠을 푹 잤을 때의 검증된 혜택들을 말한 것이다. 이 주장들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지금까지 나온 꼼꼼한 심사를 거쳐서 발표된 1만 7,000편이 넘는 과학 논문들이다. 처방받는 데 비용이 얼마나 들까? 한 푼도 안 든다. 공짜다.


잠의 놀라운 효과에 대한 가상 광고는 그것을 극대화해서 보여주기 위한 것이지만 이미 옛날부터 잠의 중요성은 알려져 있었죠. 특히 6장에서는 학습 능력과 잠에 대한 상관관계에 대한 내용이 많았어요. 


자는 동안 뇌에서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바뀌어 저장된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었는데요, 그 과정은 잘 모르는 분이 대부분일듯합니다. 정보를 해마의 단기 저장소에서 신피질로 옮기는 이러한 과정을 '응고화'라고 한다죠. 그리고 해마의 단기 저장소는 다시 리셋되고요.


수면이 뇌의 학습 용량을 복구하는 과정은 비렘수면, 특히 수면 방추와 관련이 있는데요 이러한 수면 방추가 많이 나타날수록 복원력이 높다고 하네요. 밤에 자든, 낮잠을 자든, 심지어 낮에 잠깐 자더라도 그러한 효과가 나타난다니 낮잠을 자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낮잠의 당위성!!)


그런데 그런 비렘수면 방추가 아침에 가까울수록 많이 나타난다는군요. 그래서 수면이 줄어들게 되면 학습 회복 효과가 떨어지므로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답니다. (아이들이 일찍 일어나 일찍 등교하면 안 된다고요...)


수면과 각성 중에 어느 것이 기억의 저장에 도움을 주는지는 젠킨스와 댈런배치를 비롯해서 많은 연구 결과가 있었는데, 잠잔 뒤에 기억 보유 능력이 20~40% 더 높다고 하죠. 아,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벼락치기로 시험공부하거나 밤샘으로 일한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경험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으름을 탓할 따름이죠. ^^;;


그래서 수면을 통해 (뇌파를 증폭시키기 위해) 기억과 학습 능력을 향상하려는 시도도 있었고, 제품화된 것들도 있는데 문득 옛날에 나왔던 '엠씨스퀘어'가 생각났어요. 물론 그건 잘 때만 하는 게 아니라 공부할 때나 명상할 때도 하는 것이긴 했죠. (이 제품을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놀랍게도 지금도 나오고 있더군요!!)


더군다나 성인용 요람이라니, 아기들의 흔들리는 요람이나 팔에 안고 얼르는 것과 같은 효과겠지만 이 부분은 좀 의심이 가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런 연구나 제품들이 전혀 터무니없는 건 아니겠지만 그런 광고효과만큼은 아닐 듯해요. 이 책에서 그런 유사한 방법들을 소개하는 것도 가능성의 측면이지 권장하는 것은 아닌 듯하니까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분명하게 하고요.


잠은 기억을 돕기도 하지만 또 망각을 위해 필요하기도 합니다. 프랜시스 크릭의 '수면 시 선택적 기억 제거 가설'을 저자가 검증하는 실험을 했는데 그 결과 선택적으로 기억 혹은 망각이 가능했다고 하죠. 다만 크릭은 렘수면 시 그러한 과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비렘수면 방추가 그러한 역할을 했다고 하고요. 그러한 과정은 아직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선택적으로 기억하고 지울 수 있다면 우리의 삶도 많이 달라질 것 같아요. 또 무섭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기술 기억'에 대한 얘기도 있는데, 여기에도 수면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피아니스트의 예도 있었고, 우리도 종종 경험하는 것들인데 '자고 나니 그냥 되는' 경우가 있죠. 이는 우리의 연습을 완성하는 과정이기도 하겠네요.


특히나 프로 운동선수들에겐 '운동 기술 능력'의 향상에도 중요하고 (기록을 내야 하는 경우에 더더욱) 충분히 잘수록 기량이나 기록이 더 좋아진다고 합니다. 부상도 줄어든다고 하고요. 여기에서도 비렘수면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언뜻 생각하면, 근육의 이완과 안정을 위해 렘수면이 더 중요한 것 같은데 말이죠)


물론 이것도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연구해 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앞서도 잠깐 언급되었던 '창의성'을 위한 잠으로 6장도 마무리되었습니다.


잠이란 것이 이렇게 중요하고 우리의 삶, 일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계속 깨닫고 있는데요,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과연 이전과 다른 생활 패턴을 가질 수 있을까요? 이것 역시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결국 실천은 못하는 그런 것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6장에서는 잠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서 온건하게 표현했다면 7장과 8장에서는 수면부족이 가져올 직접적 위험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면부족이 야기하는 문제들이 너무 섬뜩해서, '이 정도면 거의 협박 수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 책에서 예시로 든 연구나 실험들도 그렇고요.


7장은 '너무 극단적이라서 『기네스북』에 오를 수가 없다'는 제목이 붙어 있었어요. 기네스에서 '수면 단축 세계 기록' 갱신 시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진짜인가 싶지만 거짓일리는 없겠지요. 그래서 관련 내용을 한 번 찾아봤습니다. 



수면 부족의 문제로 제일 처음 언급한 것은 주의력 감소였어요. 아무래도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주의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특히 졸음운전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은 되새겨야겠어요. 저도 야근이 많다 보니 늦은 밤이나 새벽에 퇴근할 때도 있거든요. 가끔은 너무 피곤하고 졸린데 그럴 때면 사무실에서 잠깐 눈을 붙였다가 가기도 합니다. 억지로 운전을 하다가는 더 위험하니까요. 이건 저자도 강조하고 있는 바였네요.


여기에서는 잠을 최소한 8시간은 자야 한다고 하고, 잠을 부족하게 자는 것도 잠을 아예 안 자는 것 못지않게 위험하다는 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사람의 재순환 속도는 16시간 정도라고 하니, 8시간을 자야 한다는 얘기와도 일치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수면이 부족하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다고 하네요. 저도 잠을 많이 자는 편은 아닌지라, 6시간 정도면 괜찮을 줄 알았더니 6시간도 부족하다네요. 최소 7시간은 넘게 자라고 하는데, 수면 시간을 좀 더 늘려야겠어요.


쪽잠의 효과도 흥미로웠는데 이거 파일럿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였나 봅니다. '짧은 기력 충전'이 되기는 하지만 그게 반복되면 그것도 효과가 떨어지고 위험해질 수 있으니 역시나 충분한 잠이 필요합니다.


이어서 '비합리적인 감정 표출'도 얘기하는데, 아무래도 잠이 부족하면 예민해지거나 짜증을 더 많이 내는 것을 경험해 보셨을 거예요. 단지 '피곤해서'가 아니라 수면부족이 뇌의 감정 중추를 지나치게 반응하게 해서 그렇다는군요. 이것도 연구되었는데 편도체와 전전두엽 피간 사이의 균형이 깨져서 그렇군요. 이건 연령이나 집단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나타나는 듯해요.


그 밖에 우울증, 불안, PTSD, 조현병, 양극성 장애도 수면 부족이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모든 정신 질환이 수면 부족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죠. 하지만 관련 연구가 더 진행된다면 이러한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시험공부나 야근으로 밤샘해 보신 분들도 많을 텐데요, 저자는 밤샘 시험공부의 비효율성과 위험성도 얘기합니다. 그에 대한 실험도 했고, 관련된 얘기를 하버드대 교내 신문에 기고했지만 교수들의 반응은 냉랭했다고 하죠. 하버드대 학생들이 새벽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한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그래야 하는 시기가 있지만 어린 학생들부터 성인들까지 그렇게 밤샘으로 공부하고 일하는 것이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되죠. 저도 이젠 밤샘은 못하겠는데, 더 젊었을 땐 어떻게 그렇게 했나 싶기도 합니다. ^^;;


마지막으로는 수면과 알츠하이머병의 관계에 대한 얘기도 있었어요.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치매 발생률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중 알츠하이머병이 대표적이죠. 그런데 수면 교란과 알츠하이머병이 관계가 있군요! 그것도 단순한 관계가 아니라 그 기전이 일부나마 밝혀졌습니다. 수면부족이 뇌의 특정 영역을 망가뜨린다는 것을요. 특히 전두엽에 아밀로이드가 축적되어 기억장애를 유발하고요. 충분한 수면은 그러한 질병의 발병이나 증상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7장에서 언급된 내용들은 위험성을 다소 과장해서 나타냈을 수도 있고, 극단적 사례들을 보여준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이러한 연구들이 더 진행되면 우리의 건강, 특히 정신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8장에서는 '암, 심장 마비, 수명 단축'에 대한 얘기가 있었습니다. 이것도 무시무시한 제목이죠. 


저자는 '장은 식단 및 운동과 함께 건강의 3대 기둥'이라고 하는데요, 더 나아가 '다른 두 건강 기둥을 받치는 토대'라고 했네요. 그만큼 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겠지요.


수면 부족은 심혈관관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혈압을 상승시키고, 심박이 빨라지며, 혈관 조직도 손상시킨다네요. 이는 코르티솔 분비를 과다하게 하여 교감 신경계를 과잉반응시켜서 그런 듯한데요, 이 얘기는 앞장에서도 나왔었습니다만 이번엔 다른 효과로 나타났네요. 게다가 혈관 내피를 복구하는 성장 호르몬 분비도 억제하여 심혈관계가 더 악화된다고 하고요.


수면 부족은 대사에도 영향을 주어 제2형 당뇨병 유발과 체중 증가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잠이 부족하면 더 먹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혈당이 올라가게 되죠. 또한 잠이 부족하면 더 먹게 된다는 실험도 특이했지만 '야식의 유혹'이 강해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수긍할 수도 있겠네요. (그나마 저는 잠을 적게 자도 야식은 안 먹기 때문에 다행이랄까요 ㅋ) 수면부족과 비만의 상관관계 그래프는 흥미로웠지만 실제 그런 건지는 의문이네요. (이런 연구결과는 레퍼런스를 찾아봐야 직성이 풀립니다만 일단 넘어갈게요)


또한 생식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남녀 모두에게 해당되었습니다. 이는 호르몬 분비의 감소 때문인데요, 특히 여성의 경우엔 업무시간이 불규칙할 경우에 생리불순, 난임문제 및 유산 가능성까지도 높아진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희 회사에서는 직원건강검진 시 야간근무자들을 대상으로 특수건강검진을 하기도 하거든요. 아마 그러한 영향을 평가하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면 부족이 면역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건 아마 경험적으로 잘 알고 계실 듯해요. 감기나 병에 걸렸을 때 잘 자야 잘 낫는 것을요. 수면은 면역계에 도움이 되고, 면역계는 우리에게 더 자라고, 쉬고 있으라고 요구합니다. 그런데 잠을 못 자면 면역복원력이 떨어져 병이 잘 안 낫게 되는 거죠. 특히 백신의 효과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잠을 안 자면서 백신 효과 없다는 탓만 해서는 안 될 것 같네요. ^^;;


게다가 면역계의 NK cell의 활성화와도 관련이 있다고 얘기하는데요, NK cell은 악성종양(암)과 관계가 있어서 NK cell이 더 잘 작용하도록 하기 위해선 잘 자야 합니다. 더구나 많은 악성 종양이 수면 부족과 관련이 있다고 하니 더더욱요. (이것도 교감신경계와 관련이 있군요!)


마지막으로 DNA와 발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네요. 특히 텔로미어가 손상되어 수명 단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요. 저자는 정말 수면 부족의 악영향을 얘기하려고 많은 것들을 샅샅이 찾아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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