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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대, 창작자의 기회와 한계

유튜브 채널이 서사 창작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by 칼란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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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동영상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시작한 유튜브는 그 잠재력을 간파한 구글이 인수한 후 상업성과 결합하여 폭발적인 시장 반응을 유도하며 시대를 대표하는 매체로 자리 잡았다. 현재도 가장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플랫폼이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하다.


유튜브의 아성은 레거시 미디어까지 위협할 정도가 되었으며, 공중파 및 케이블 방송까지도 유튜브에 영상을 재가공하거나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상황이다. 유튜브로 수십 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는 유튜버의 소식도 종종 들리며, 초등학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업이 되었다. 지금도 성공을 향해 달리는 유튜버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으며,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이제는 유튜브가 단순히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 아니라 문화 콘텐츠 생산과 유통의 핵심적인 장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그러나 유튜브로 인한 변화 역시 너무나 명확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튜브가 창작자들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튜브는 창작자의 창작 과정, 서사 구성 방식, 역할 변화, 기회와 도전, 스타일 및 주제 선정, 그리고 시청자와의 소통 및 생산성까지 모든 과정을 변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지만, 그러한 이분법적 구분을 넘어서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되었다.


무엇보다 유튜브가 상업성을 추구하며, 이는 광고수익으로 직결되기에 유튜버들은 구독자 수, 조회수, 시청시간, 댓글 수, 좋아요 수 등을 늘리기 위해 애쓰며, 시청자를 유도하기 위해 더 자극적이고 심지어 법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영상들도 만들어 올리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구글에서도 이에 대한 규제를 한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광고를 더 유치하기 위해)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부작용만을 거론하기보다는 순작용을 생각해 볼 필요도 있겠다. 대부분의 유튜버들은 여러 가지 유익한 콘텐츠를 생성하는데 공을 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유튜브가 부작용만 있었다면 이렇게 성공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또한 유튜브는 텍스트 중심의 미디어에서 영상 중심의 미디어로 전환하도록 한 일등공신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레거시 미디어도 그러한 역할을 했지만, 영상 창작이 더 쉬워지고 누구나 손쉽게 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 있게 한 것은 '개인 미디어', '개인 방송국' 시대를 열었으며, 이제는 '작가'의 범주에 유튜버를 포함시키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더구나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서사'와 '스토리텔링'도 포함되는데, 사실은 이것이 영상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물론 단순히 재미만 추구하는 영상도 많지만 그러한 영상들은 금세 소재의 한계에 직면하게 되거나 반복적인 콘텐츠만 생성하여 시청자가 외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댓글등을 통해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으며, 피드백을 받아 다음 영상을 제작하는데 도움을 받기도 한다. 시청자의 요구도 더 잘 반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시청자의 반응이 이러한 인터랙티브 방식은 기존 방송에서는 거의 불가능했던 것이기에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또한 1인 미디어 창작자도 많아지면서 1인이 기획, 연출, 촬영, 편집, 마케팅, 커뮤니티 관리까지 하는 경우도 생겼다. 그러다가 규모가 커지면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전문적인 기업이 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예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1인이 제작할 때도 서사의 중요성은 당연하지만, 전문화가 되면 기존 미디어 시스템과 유사하게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창작의 자유도는 1인 미디어일 때가 더 좋다고 생각되지만, 아무리 다재다능하다고 해도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와중에서도 눈에 띄는 영상을 만들고 살아남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각 유튜버들은 사활을 걸고 차별점을 부각하며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경쟁이 순작용하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상업성과 수익성 모델이 더 정교해지고 고도화되면서 시청자에게 피로감을 줄 수도 있다. 더욱이 어떻게든 알고리듬의 혜택을 받기 위해 시류와 유행에 편승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동영상들이 범람하는 이유다.


저작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영상 창작자가 저작권에 대한 지식이 없이 다른 영상 혹은 저작물을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공연 촬영물 등을 무단으로 올리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역시 구글 측에서 규제를 하지만 대부분은 저작권자의 신고 혹은 제삼자의 신고에 의한 것이므로 '안 걸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경우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영상을 제작하고 올리며, 주기적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 이러한 주기성은 시청자 확보를 위해 필요하지만, 창작자에게는 부담 요소가 될 수 있다. 단순히 한 편의 영상을 찍어서 올리는 것이 아니라 기획, 대본, 영상 제작, 편집, 업로드 등을 혼자 해야 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취미로 유튜버 활동을 하는 경우는 물론, 전업 유튜버의 경우에도 이는 만만치 않은 과정이다. 이러한 주기적 업데이트의 압박은 영상의 질 저하 또는 유튜버의 번아웃을 초래하여 유튜브 활동을 포기하게 될 여지도 있다. 쥐어 짜내는 창작은 창작의 고통이 아니다.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중도에 포기하는 비율이 높으며, 성공은 매우 극소수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유튜브는 매력적인 플랫폼이며,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보일 무대이다. 잘 활용한다면 창작의 경계를 더욱 확장시킬 수도 있다. 이는 수익성과는 별개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지만 상업적 구속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도 분명하다.


치열한 경쟁, 알고리즘 의존성, 과도한 업무 부담, 지속적인 창작 압박 등 극복해야 할 난관이다. 유튜버 시대의 작가, 창작자는 그러한 것들을 모두 이겨내야 하는 만능인이자 수퍼맨이 되어야 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 이 글은 <영상서사론> 수업 중 "유튜브 채널이 서사 창작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라는 주제의 토론 내용으로 작성한 것을 옮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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