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간 수고했다
지난 주말, 기말고사와 기말고사 대체 과제 제출을 끝으로 2학기가 종강하였다. 이로써 나의 2년 간 문창과 학업도 마무리되었다. 별 문제가 없다면 (설마) 내년 2월에 졸업을 하게 된다.
이번 학기도 과제와 시험, 합평, 매주 토론 게시물 작성 등으로 힘들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것이 현재 나의 실력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겠다.
매번 아쉬움과 미련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주어진 환경과 한계 내에서는 그게 최선이었으니까. (시험 문제를 제대로 못 푼 것에 대해서는 반성하자)
이번 학기는 합평이 세 과목 있었는데, 세 과목 모두 합평에 100% 참여했다. 합평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회사에서 듣고 가느라 늦게 퇴근하기도 하고, 집에서도 거의 밤 12시까지 듣느라 피곤했지만 그래도 의미 있었다. 세 과목 모두 교수님들 및 학우들이 열정적으로 얘기를 나누느라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으니까.
<시창작세미나1> 및 <시창작연습2>는 둘 다 시 창작 과목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그 방향과 방법에 있어서 차이가 있었다. 아무래도 교수님의 성향이 많이 반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김기택 교수님은 이미 많이 알려진 시인이며, 특히 묘사와 표현력에 있어서 인정을 받는 분이다. 수업에서는 현대시의 특성과 구체적인 표현,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어렵지만, 시 창작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분에게 두 학기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쓴 시나 과제에 대한 평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도 좋았다. 비록 평가와는 별개이기는 하지만.
마지막 합평 수업에서 교수님께서는 "잘 쓴 학생들의 시는 일부러 좀 길게 얘기를 했다. 다른 학생들이 질투심을 느껴보도록 하기 위해서다. 시를 잘 쓰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시를 질투해야 한다."라고 하셨는데, 솔직히 그랬다. 질투가 생겼다. 나도 시를 더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기형도 시인의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시도 떠올랐다.
조동범 교수님의 수업은 묘사, 진술, 감정, 수사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교수님께서 쓰신 책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수업으로 옮긴 것이었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고, 무엇보다 '낯설게 하기'와 '지배적 정황'에 대한 강조가 있었다. 김기택 교수님의 수업과 또 다른 면에서 시 창작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실 두 수업에서 배운 것이 서로 다른 것은 아니며, 그러한 것들이 서로 상보적으로 결합하여 시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시를 쓰는 것이 어렵고, 좋은 시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방향성은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시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겠지.
<아동문학창작세미나2> 역시 현직 아동문학작가이시자 교육자인 김혜연 교수님 (필명은 '주애령'이시다) 수업이었다. 아동문학이 동시, 동화, 그림책, 청소년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며, 그 안에서도 또 세부적으로 나뉘기 때문에 가장 범주가 넓었다. 그래서 합평에서도 동시, 동화, 청소년문학이 같이 다루어졌다. 나는 과제로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써 보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합평 시간에 학생들의 열띤 토론이 있었고, 나 또한 열심히 참여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 간에 감정이 상하는 일도 있었지만, 합평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한다. 다만,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이다 보니 그러한 오해가 좀 더 생길 수 있고, 바로 풀지 못하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교수님께서도 녹화된 강의 때 모습과는 달리 합평에서는 좀 더 시니컬하면서도 정확한 분석을 해 주셨다. 소탈한 모습에 더 가깝다고 할까? 그런 면에서 이 과목을 수강한 것도 정말 좋은 기회였다.
<콘텐츠스토리텔링>도 재밌게 들었다. 김태훈 교수님께서는 원래 도시 및 지역스토리텔링과 관련된 일을 해 오셨기 때문에 수업에서는 그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그동안 문창과에서 스토리텔링 관련 수업을 여럿 들었지만, 도시와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또한 교수님께서 게시판을 통한 학생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셔서 더 열심히 수업에 임했던 것 같다. '스토리텔링'에 대한 고민을 좀 더 해보는 계기도 되었다.
<예술사회학> 역시 생소했지만 흥미로운 과목이었다. 사실 분야 자체가 생소했을 따름이지, 그 속의 내용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거나 경험한 것들이기에 그것을 이론적으로 정리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많은 학자와 이론이 나왔지만, 그것은 좀 더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하기 위한 것일 뿐, 결국에는 예술과 대중, 사회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가를 보기 위한 것이다.
매차시마다 토론 게시물을 작성하면서 좀 더 심도 있는 고민을 해 본 것도 좋았다. 특히, 교수님께서 AI 사용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셔서 아예 AI 답변을 적고, 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따로 쓰게 하심으로써 AI의 무조건적 남용을 막고자 하신 것이 돋보였다. 다만, 그것마저 제대로 따르지 않은 학생들이 있었다.
<한국어어문규범>은 매주 수업을 들으면서 한숨만 쉬었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공부해 보자고 맘 잡고 공부했지만 퀴즈나 중간고사, 기말고사 모두 예상한 점수에 못 미쳤다. 한국어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래도 이렇게 공부했으니, 앞으로는 한국어 표기에 있어서 좀 더 신경을 쓸 수 있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한 학기 공부를 마쳤다. 2년 간 사이버대 문창과에 다닌 소감은 나중에 따로 적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