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날

by 케마

매미가 찢어지는 무거운 여름

등 뒤로 희미하게 떨리는 목소리

옥수수 다 천 원에 사세요 천 원


나는 차마 뒤돌아볼 수 없었다.


이 마음을, 이 상황을, 이 공기를,

어찌할 수가 없어

온몸에 추를 매달았다.


잔인한 뒤통수, 이백 원 더 비싼 초콜릿,

숨 막히는 하늘, 감히 -

가진 것이 무거워 마음에 쥐가 났다.


고개를 푹 숙이고 도망치던 아이는

나이를 먹어도 방법을 알지 못해

온몸으로 받아내는 수만 배웠구나.


잔인하리만치 무거운 날

아직도 걸어가고 있는 무거운 나를

그저 한 발 또 한 발 삼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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