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녀의 후예

by 케마

빈털터리 영혼이던 그때

가진 것이라곤

백일 간 마늘과 쑥만 먹은 곰의 광기였다.


이상만 드높은 초라한 핏덩이였지만

어딘가 미쳐버린 곰처럼

인간화를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쳤다.


영양가 없는 빗나가는 화살과

하나뿐인 절절한 광기에 휘감겨

온 마음으로 피눈물을 빚었다.


빛 한 점 안 드는 어두운 굴 속에서

그것만 존재했고

그뿐이었기에 오직 다하는 수 밖에 없었다.


백일 후 찬란한 인간세상으로 나와 숨 쉬었으나

가슴에 난 작은 구멍이 허전해

모든 것을 접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더라.


빛을 저버리고 초라해지길 반복하니

굽이 돌아가는 느린 길이 숙명인지

혹 고통을 즐기는 변태인 건지 도통 알 수 없다.


그래도 웅녀의 핏줄이 어디 가겠는가.

초라한 빈털터리는 피눈물 빚는 법만 알기에

원점에서, 그저 다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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