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던 이가 빠져나갔다
아픔 한 덩이가 덜어지자 몸무게도 가벼워졌다
빠진 자리 사이로 바람이 송송 들어온다
허우적대던 늪지대에서 빠져나와
물에 젖은 짐을 휘리릭 벗어던진
바람타는 나그네, 그래 딱 나그네처럼
아아 이토록 시원한 것을
내 이를 빼면 아플까 두려워
꽁꽁 붙들어 매었구나
내 것인 줄 알았던 이가
실은 내 것이 아니었음을,
태초의 내겐 이가 없었음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구나.
khe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