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던 이

by 케마

앓던 이가 빠져나갔다

아픔 한 덩이가 덜어지자 몸무게도 가벼워졌다

빠진 자리 사이로 바람이 송송 들어온다


허우적대던 늪지대에서 빠져나와

물에 젖은 짐을 휘리릭 벗어던진

바람타는 나그네, 그래 딱 나그네처럼


아아 이토록 시원한 것을

내 이를 빼면 아플까 두려워

꽁꽁 붙들어 매었구나


내 것인 줄 알았던 이가

실은 내 것이 아니었음을,

태초의 내겐 이가 없었음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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