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골짜기 도량
어둠이 기와지붕을 타고 내릴 때
컹컹컹
애처로운 짐승소리도 기와를 타고 내려간다
들어주는 이 없는 적막한 바위산 중턱에서
무어라 무어라
허공에 대고 자꾸만 울부짖는데
그동안 답해주는 바람 한 점 없었나 보다
무엇이 어여쁜 너를 울린 걸까
탑 한 바퀴 돌며
너의 쓸쓸함을
두 바퀴 돌며
너의 구슬픔을
세 바퀴 돌며
너의 괴로움을
걸음걸음 너의 안식을 염원해 본다
어둠으로 꽉 막힌 첩첩산중에도
실은 너를 걱정하는 이가 있고
그 치도 실은 너처럼 울었음을 안다면
조금이라도 위로될 수 있을까
이 위로 한 장 실어줄 바람이 불기를
그것이 너의 적막한 집에도 닿기를
너의 새까만 마음에 나의 새까만 두 손을
둥글게 포개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