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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비안 Jul 28. 2016

[영화] 제이슨 본

2016년 7월 27일 개봉 및 관람 Thanks to 문화가 있는 날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울티메이텀 세 개의 제이슨 본 스토리를 거쳐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 돌아온 제이슨 본


너무나 기대했던 나머지 어제와 그저께 위의 세 영화를 모두 감상하고 제이슨 본을 영접할 준비를 마쳤다.

제이슨 본 이전의 3개의 본 영화에 있는 것

1. "Jesus Christ (또는 Oh my god), That's Jason Bourne!"
2. 장소를 구글에 간단히 검색한 뒤 순식간에 떠나는 제이슨 본
3. 진화하는 격투 장면과 카 액션
3-1. 격투 상대는 항상 무서운 나이프나 칼을 가지고 있고, 잡지둘둘만 것, 수건, 샴푸통, 깡통 등의 일상용품으로 제압하는 제이슨 본
3-2. 카 액션이 마치면 쑥대밭이 된 도시와 경찰차들과 상대 악당
4. 마지막 격투 및 카 액션이 끝나고 한쪽 다리만 절뚝거리는 제이슨 본
5. 엔딩에서 울리는 신나고 전율돋는 시그널 음악  


제이슨 본 영화에 없는 것
위 모든 것




제이슨 본에게 찾아온 니키가 없었더라면 제이슨 본이라는 후속편은 있을 이유가 전혀 없는 영화이고,

관객들은 모두 3편의 결말 이후 소식이 없는 제이슨 본에 대해 과거 청산도 했으니 행복하게 살고 있겠지 라고 바랬을 것인데...

본 시리즈 3부작은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그리고 1편에서 2편으로, 3편으로 가는 모든 과정이 개연적이고 하나의 논리가 있었다.

그 논리에 대한 해결을 한 3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제이슨 본 첫장면은 연관성이 전혀 없고, 

오히려 손석희 앵커와 맷 데이먼의 JTBC 인터뷰에서 봤듯, CIA의 에드워드 스노든 사태 이후에서 갈라진 평행 현실을 제이슨 본이라는 영화적 소재를 사용하여 그려낸 환상 다큐멘터리라고 평을 해도 무방하다.

(https://youtu.be/ac798BDBMaI 참조)


카액션도 기존 영화들은 3차원적이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1차원, 1.5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복수심의 불타는 제이슨 본은 어울리지 않았고, 그 복수심의 근원이 자신의 과거가 아니라 자신의 핏줄에서 왔다는 것 역시 제이슨 본과 더더욱 어울리지 않았다.

마지막 1:1 격투 장면은 이 영화가 제이슨 본인지, 제임스 본드인지 정말 헷갈리게 만드는 시퀀스였다.


CIA의 인물들은 파멜라 랜디만큼 곧거나 노아 보슨처럼 적당한 분위기를 풍기며 악한 경우도 아니었어서, 영화의 입체성과 몰입감을 너무나 떨어뜨려놨다.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연기한 헤더 리는 영화 전개에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지만, 그 설정과 행동 역시 너무 인위적이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예쁘긴 너무나 예쁘고 귀엽다)

토미 리 존스 역시 그 이름과 연기력에 맞지 않게,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부패의 끝을 보이기엔 너무 무거웠던 것 같아서 여러 모로 캐릭터가 몸에 맞지 않았다는 생각뿐이다.


그래도 이 이상 제이슨 본의 영화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쉽지만, 이런 식의 영화가 나오는 것은 더더욱 원치 않기 때문에 희소식으로 느껴지는 바이다.


영화의 발단이 다소 억지스럽고, 인물들의 입체성과 아젠다도 떨어지지만 3부작이 워낙 하나하나 발전된 형태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더이상 발전하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망작까지는 아니지만 졸작이라고 하기 무리는 없는 영화였다.


문화가 있는 날에 봐서 더더욱 나쁜말을 할 필요는 없어서 미묘하지만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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