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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한 달 살기 한 경기도 아줌마 후기

by 똘맘

부산 영도에서의 한 달 살이 중 가장 놀랜 부분은 물가가 엄청 저렴한 것이다.

여행으로만 오면 물가가 비싸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건 비싼 맛집들을 검색해서 갔기 때문이지 부산 물가는 결코 비싸지 않다.

부산에는 특히 대패 삼겹살집이 많다. 경기도권에서는 보기 힘든 대패삼겹살인데 부산은 가는 곳곳마다 대패 삼겹살이 있어서 부산 사는 지인한테 물어봤더니 멀 이런 걸 질문하냐는 듯이 의아해하고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부산 사람들이 성격이 급해서
빨리 구워지는 대패 삼겹살을 좋아하나??



그럴듯한 대답이었다. 우리도 부산을 왔으니 대패 삼겹살을 먹어보자고 남편이랑 아이들과 함께 삼겹살을 먹으러 갔을 때, 깜짝 놀랐던 것 중 하나는 부산에는 놀이방이 함께 있는 식당이 많다.
비글 남매가 있는 우리 부부에게는 천국 같은 놀이방 음식점 식당이라 환호성을 지를 일이었다.

또 하나 놀랬던 점은 대패 삼겹살 가격, 1인분에 2,500원~ 4,000원에 팔고 있었다. 5인분 이상 주문 가능한 곳도 있다. 그래봤자 2만 원, 갈비는 1인분 200g이 7,000원인 곳도 있었고 대체적으로 식당 가격이 저렴했다. 어느 곳은 소주가 2,000원인 곳도 있었다.

하루는 소주가 2,000원인 곳을 방문했는데 (지금은 3,000원)
아이들은 고기를 양껏 먹고 놀이방에서 땀 뻘뻘 흘리며 놀고 아이스크림도 2번 먹고 우리 부부는 소주 2병을 맛있게 마셨는데 계산서를 보니 3만 원이 안 나와서 손뼉을 치며 나온 적도 있다.

4인 가족 외식 값이 3만 원이라니.... 건물주여도 힘든 일일 텐데 부산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markus-winkler-pcqRaYWZq-Y-unsplash.jpg?type=w1200 Unsplash의Markus Winkler


또 다른 좋았던 점은 저렴한 놀 거리였다.

바닷가 앞에 살고 있어서 그런지 심심하면 키즈카페가 아닌 해변으로 달려가 자연 속에서 놀 수 있어서
아이들 키즈카페 비용도 굳었었다. 바닷가 앞에 앉아서 아이들은 물속에 들어가기도 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 조개껍데기를 모아서 놀기도 하고 술래잡기를 하면서 놀기도 하고 놀던 친구가 가면 또 다른 친구가 와서 함께 노는 아이들 천국이었다.
아이들은 하늘을 보면서 자연에서 꿈을 꿈다고 하던데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이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여름의 해변가는 수도권보다 시원했다. 놀다가 더우면 바다에 들어갔다 오고 그늘 속에 앉아 있으면 신선놀음을 하는 것 마냥 평화롭고 행복감이 느껴졌다, 사람은 자연과 가까이 살아야 한다는 것을 몸소 체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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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부산에는 분위기 좋은 호텔도 있고 호화스러운 백화점이 있어서 내가 살던 곳보다 훨씬 좋았다.
회사에 다닐 때 부산에서 올라온 사원들에게 시골사람이라고 말했던 게 미안해질 정도로 럭셔리와 자연의 공존이 있는 곳이었다.


내가 왜 이런 곳에서
살아볼 생각을 안 했지??


사람들은 대부분 변화가 두려워서 자기가 자란 곳에서 살려고 한다. 또한 집을 구하려고 하면 돈이 아까워서 다른 곳에 살기가 힘들다. 나의 경우도 대학을 졸업하고 집에서 떨어져서 살고 싶었지만 대학을 갓 졸업한 후 돈도 없고 세상 물정 모르던 온실 속의 잡초였기에 아무것도 도전해 보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나의 삶이 변할 수 있다는 걸 몰랐다.



"부산에 살았으면 삶이 더 평탄했을까?"



모든 것은 사람의 마음먹기에 달렸다고는 하지만 그건 너무 한 사람의 책임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환경이 바뀌면 사람이 바뀐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힘든 환경에서 힘들게 살고 있어서 내 삶이 더 빨리 방전되었던 것 같다. 다음에 한국에 다시 살게 되면 부산에 살고 싶다는 말을 할 정도로 부산 한 달 살기는 좋고 좋고 또 좋았다. 남은 기간 동안 또 어디서 살아볼까?


wonder-kim-XRcoOXbv16I-unsplash.jpg Unsplash의Wonder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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