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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한다는 거제도 살이 출발!

거제도 집값은 반토막?

by 똘맘

캐나다에 언제 넘어갈 수 있는지 궁금하지만 물어볼 곳도 없는 기다림이라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를 한국 생활에서 다음 목적지는 어디로 가야 할지 한 달 살기 앱에 있는 집들 가격을 보며 여러 지역을 둘러봤다.


이번에 집을 고를 때에도 몇 가지 원하는 것이 있었다.

첫 번째, 바다가 가까울 것
두 번째, 조금 큰 집
세 번째, 저렴할 것

한 달 살기가 한 달이 넘어가고 두 달이 되면서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어서 아이와 함께 여행으로 가기 어느 곳이 좋을지 몰라서 여행으로 유명한 곳인 거제도와 여수를 검색했다.

여수는 전라도 음식 때문에 가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방 가격이 비쌌다.
결국 차선책으로 선택한 거제도 옥포에 있는 4명이 살기에 적당한 방 2개짜리 집을 한 달 살이 집으로 예약했다.

인터넷에서 보니 요새 제주살이같이 바다 좋고 산 좋은 거제살이가 유행한다는 말에 기대감이 한가득 안고 거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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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거제도에 대한 이상한 기억이 있는데 부모님과 여름휴가 때 아침을 먹으러 식당을 찾아 나섰는데 노란 옷을 입을 오토바이 군단을 만났었다. 아마 출근하는 조선소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그 조선소 바로 옆에 자리한 옥포동이 우리의 두 번째 보금자리가 됐다.
도착한 첫날 느낌은 퇴폐 문란... 노래방, 가요주점, 클럽, 외국인 클럽 등이 즐비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외국인이 많았고 외국 음식점도 눈에 띄었다. '먹고 마시고 노는 환경' 아이들만 없었으면 딱 내가 좋아하는 그런 환경이었다.

8살짜리 첫째 아이가 물었다.

"엄마 가요는 노래를 하는 거지? 주점은 머 하는 곳이야??"

"응, 술 파는 곳이야."

아무 생각 없이 대답을 했는데 아이가 자랑스러워하며 말했다.

"응. 그럼 저기는 노래를 하며 술을 마시는 곳이구나."

화들짝 놀라서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보았더니 여성의 실루엣과 함께 '가요주점'이라고 쓰여있는 큰 간판이 보였다.

시내 곳곳에는 낡은 건물과 임대가 크게 붙어 있는 식당들이 많았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많지 않았다.
썰물이 빠져나간 바닷가 같은 도시... 그곳이 옥포였다.

거제도가 집가격이 싼 이유가 있었다. 일이 힘들어서 그런걸까? 코로나 때문에 외국인 인력이 투입되지 않아서 그런 걸까? 조선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코로나기간에 다른 지역 집값은 2배 올랐는데 거제도의 집값은 반토막 났다. 유령도시 같은 곳 옥포....


이런 곳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살아도 될까?



그렇게 걱정 반 설렘 반으로 거제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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