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거 정말 다르더라....
거제도에서 떠나온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아직도 거제 앓이를 하고 있다.
옥포동의 첫인상과는 달리, 거제도를 떠 올리면 모든 일이 잘 풀렸었다.
그중 가장 좋았던 것은 거제도 집주인을 잘 만난 것이다.
거제도로 옮겼을 때가 8월 말, 학기가 막 시작하려고 했을 때다.
집에만 두기에는 친구들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들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주인에게 전화를 해서 아이 학교를 보내야 하는데 주소를 등록해도 되냐고 물어봤다.
집주인은 흔쾌히 "애 학교는 보내야죠."라고 말하며 주소 등록을 허락해 주었다.
또 다른 일화는 아랫집 인터넷이 우리 집이랑 연결이 되어 있는데 연결이 좋지 않아 집주인이 우리 집을 방문했을 때, 우리에게 "이 집 좀 좁지 않으셔요?"라고 질문했다. 좁기는 하지만 저렴하니 괜찮다고 했더니 집주인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집 중 조금 더 큰집이 있는데 원한다면 그 집으로 옮겨도 된다고 했다.
처음 드는 생각은 귀찮다.... 였지만 조금 더 생각을 해보니 아이들을 위해 그곳으로 옮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여 주인의 배려 덕분에 큰집에서 살 수 있었다. 참 좋은 사람이었다.
집에서 보이는 창밖 풍경...
좋은 집주인의 배려 덕분에 뷰가 좋은 집으로 옮겨 매일 오션뷰를 보며 힐링 할 수 있었다.
선박이 오고 가는 것도 천천히 구경하고 하늘의 구름이 지나가는 것도 보며 힐링을 할 수 있었다.
좋은 집주인을 만난 덕분에 우리 아이들은 거제도에서 학교와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었다.
시골 초등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모래 놀이터가 있는 옛날 학교 풍인 옥포 초등학교....
그렇게 시골은 아니지만 1학년은 한 학년에 3반까지 있었다.
학생들이 많지 않아 방과 후 활동을 하고 싶은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전에 살던 안산의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많아 방과 후 하나 되는 것도 하늘에 별 따기라는데 역시 지방이 아이 키우기에는 좋다는 말이 실감 난다.
도시의 초등학교와 다른 점은 학교가 끝나면 아이들이 놀이터에 북적북적하다.
초등학교 1학년뿐만 아니라 고학년쯤 돼 보이는 아이들도 학교 운동장에서 놀이를 하고 있다.
그전에 살던 곳은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뿔뿔이 흩어져서 아이들과 놀기 위해 학원을 가야 했는데 역시 지방은 달랐다. 8살 딸아이도 학교 끝나고 데리러 가면 친구들과 놀고 싶다고 조금만 더 늦게 데리러 와달라고 해서 집에 갔다가 다시 5시에 데리러 간 적이 많았다.
엄마! 내 친구가 떡꼬치 사줬어!
집에 가는 길에 친구들이 문방구에서 라면, 떡꼬치 등을 사주어서 함께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내 딸과 그 친구들이 한층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둘째 아이가 간 곳은 예슬아킨더어린이집이었다.
아이 어린이집을 보내려 규모가 있는 시립 어린이집에 2달만 다닐 수 있는지 전화를 했더니,
어린이집에서 난감해 하며 "자리는 있는데 2달만 다니시면 저희 활동에 지장이 있긴 하지만 굳이 오신다면 어쩔 수 없지만...."이라며 안 왔으면 하는 뉘앙스를 직접적으로 풍겨서 다른 곳을 알아보는 도중 집에서 가까워 방문 한 곳이다. 2달 이어도 어떠냐는 식으로 너무 반갑게 맞아주신 원장님과 담임 선생님은 지금도 보고 싶을 정도로 너무 감사하다.
첫째의 하원 길에 함께 둘째를 데리러 가면 밖으로 나와 첫째에게 간식을 꼭 쥐어주시던 원장 선생님, 둘째 아이가 등원을 하거나 하원을 할 때 항상 엉덩이를 토닥거리면서 사랑한다고 꼭 안아주시던 담임 선생님은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고 그립다.
그전에 살던 곳에서는 어린이집 가기 싫다며 울던 아이가 거제에서는 주말에도 어린이집을 가고 싶다 해서 깜짝 놀랐었다.
어린이집 선생님의 추천으로 체육대회 때는 첫째 학교를 안 보내고 함께 참가하여 도자기도 만들고 체육활동도 하며 함께 시골의 체육대회를 즐겼다.
산과 바다가 어울려져 있는 그런 곳이라 사람들이 여유가 있는 걸까?
아이들을 학교와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았다면 느끼지 못할 여유와 사랑을 듬뿍 느끼고 왔다.
시골의 학교, 시간과 여유가 된다면 꼭 추천한다.
스쳐 지나가는 경험이지만 만약 거제에서의 몇 달이 없었으면 나도 우리 가족도 여러 가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이 따뜻한 경험들을 추억으로 간직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 사는 것 비슷하지만 절대 똑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