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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May 06. 2023

우리 인생은 200만 원으로 결정된다3편 - 사주팔자

우리의 인생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는 사주팔자를 믿으시나요?

난 사주팔자를 맹신하지는 않지만 인생의 길을 잃거나 답답할 때 한 번씩 궁금한 일이 있을 때 철학관에 가본다.  20살에 처음 본 사주에는 두 번 이상 결혼을 할 팔자라 최대한 결혼을 늦게 하라고 했는데,

27살 결혼을 앞두고 본 사주팔자는 남편과 천생연분이라며 일찍 결혼해도 상관이 없다고 했다.


어떤 게 
진짜 맞는 말이지??


어떻게 해석을 하는지 궁금했지만 크게 비중을 두어 생각하지 않은 일이라 넘어갔다. 


작년에 답답한 마음에 캐나다를 가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 점을 2번 보았다.
첫 번째 3만 원을 주고 인터넷으로 본 철학관에서는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이고 내가 편하면 가고 내가 남고 싶으면 남으라고 했다. 

두 번째는 지인의 친구가 명리학 공부를 했다고 하여 전화로 7만 원을 주고 본 곳에서는 수의 기운이 부족하여 외국을 나가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의 운이 내년에 좋지 않고 힘들 거 같은데 내년 말고 내 후년에 운이 좋아질 때 이민을 가면 어떠냐고 말을 해주었다. 고맙지만 우리의 이민은 캐나다 시골로 가서 1년은 혹독하게 힘들어야 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그랬더니 상대편에서 나에게 "해석을 참 잘하시네요. 고생 끝에 낙이 오는 게 맞나 보네요. 내년에는 힘든데 그 후 년에는 팔자가 확 필거예요!" 라고 덕담을 해주었다. 
"언제 가실 예정이세요? "

"내년 1~2월에 갈 것 같아요." 

"어? 아닌데, 내년 6월부터 떠나는 운이에요."

"아니에요. 이민 회사 끼고 가는 거라... 늦어도 내년 2월이면 갈 것 같아요."
그렇게 전화를 끊었는데,
결국 우리의 이민은 5월이 넘고 6월이 가까워오는 5월 말 정도에 시작될 것 같다.


나도 명리학을
한번 배워볼까??


명리학은 문화센터에서 강의할 정도로 접근성이 높지는 않기에 배워 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첫 시작은 항상 그렇듯 도서관에서 명리학, 사주팔자 책을 빌려 봤다. 책이 술술술 나에게 달라붙었다. 

하지만 어렵지는 않은데, 궁금증이 확 풀리지는 않았다.  
인터넷 강의를 들어볼까?
가까운 곳에 짧게 강의해 줄 곳이 있을까?

인터넷을 찾기 시작했는데, 미리 보기로 본 강의는 생각보다 임팩트 있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인터넷 강의를 보면서 딴짓을 잘하기에 인터넷으로 무엇을 배우기에 적합하지 않은 인간이다. 또한 선생님한테 "왜 그런데요?"라는 질문을 백번 해야 하는 성격이라 오프라인 강의가 더 맞는다.
가까운 곳에 배우러 갈 수 있는 곳이 있는지 검색을 하니 집에서 1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는 평택 철학관에서 사주 강의를 해준다고 하여 전화를 하였다. 

전화 넘어 들리는 목소리까지 에너지가 넘치는 할아버지가 전화를 받았다.

3달 코스로 200만 원에 교육을 해준다고 했다. 

평소에 궁금하던 명리학이었는데, 200만 원 들어 배워서 나도 궁금할 때 보고 지인도 봐주고,
혹시 인터넷에서 사주를 봐주는 일을 하거나 캐나다에서 부업으로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한국에서 남은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기로 하고 명리학, 즉 사주팔자 보는 것을 배우기로 했다.

도사님이 쓴 책과 함께 집에서는 시중에 나온 책으로 공부를 하며 미리 예습하여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질문을 하면서 강의를 들었다. 

강의 중간중간 찾아오는 손님의 사주를 풀어주고 이름을 지어주는 것을 보며 선생님의 노하우도 배우고 손님 상담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배웠다. 
진짜 신기한 것은 손님들이 오면 그 사람의 인생이나, 남편과의 관계, 직업, 지금 처해 있는 상황과 미래에 대해서 술술술 말했다.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인데 역시 39년의 경력은 무시 못 한다. 
손님들이 작년에 소송 문제로 왔었는데, 12월까지 정리된다고 했는데, 진짜 맞추셨다고도 하고 
딸이 시집을 못 갔다고 말을 하는데 내년 몇 월 정도에 결혼하니 걱정 말라고 하고,
미래에 대해 거침없이 말을 했다. 
하지만 그 손님이 간 후 손님에게 말하지 않은 안 좋은 결과에 대한 나머지를 나에게 말해주었다.
사업에 대해 문의 한 손님에게 사업하는 운이라고 했는데, 손님이 나간 후에 "저 사람 사업하면 굉장히 힘들 거야."라고 말씀하셨다.
"그럼 사업하면 안 된다고 하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라고 이해가 안 간다는 어투로 물어보니.
"팔자야. 사주에는 사업이 팔자라고 되어 있어. 나는 그걸 읽어 주는 것만 하는 거야."라고 했다. 
"사업을 할 팔자인데, 내가 오늘 사업하지 말라고 해도 사업을 해, 그럼 내가 엉터리 철학관 도사가 되는 거지? 그럼 안되지.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 사람들이랑 더 부딪혀서 더 힘든 팔자라. 사업이 더 나아. 그리고 1,2년은 재성에 충이 들어와서 초기는 망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근근이 사업으로 먹고 살 수 있어.
비겁이 많아서 충으로 힘을 빼주면 다음이 좋아져. 지금 충이 들어와서 움직여야 해. 우리는 사주를 보면서 그 사람의 사주를 읽는 역할만 하는 거야. 선택은 그 사람의 몫이야. 그러니깐 오버해서 그 사람을 위해 사업을 해라 말아라를 우리가 결정해 주면 안 돼."  

만약 내가 배우지 않았으면 몰랐을 사주에 대한 뒷이야기들이 참 많았다.   

기본적으로 사주팔자와 궁합을 배우며 사람의 성격과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고 돈이 붙은 사주인지 아닌지, 연애 운이 복잡한 사주인지 아닌지, 공부할 사주인지 아닌지, 사업할 사주인지 아닌지, 삼형살인 축술미, 인사신이 있는지, 충이 있거나 합이 있는지에 대하여 파악하고 공부했다. 

그리고 택일에 대하여 가장 중요한 출산택일, 결혼택일, 이사택일도 배웠다. 
택일을 배우면서 아이들 제왕절개할 때 택일을 돈 주고 한번 봤었으면 더 좋은 날짜로 아이들의 사주를 결정해 줄 수 있었는데 그 돈 몇 십만 원 때문에 평생 함께 할 탄생일을 좋은 날 좋은 시에 해주지 않아서 미안해졌다. 실은 무료로 해주는 곳에 물어 보긴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무료로 해주는 사람이 미쳤다고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시간을 내어 무료로 좋은 일과 시를 점지해 주었을까? 참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 내가 아는 대로 십이지 중 그래도 강하다고 생각했던 용시에 둘 다 낳았는데, 이 또한 나의 착각이고 오류이고 이 시 때문에 아이들에 사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가장 도사님이 많이 하고 있다는 작명에 대해서도 배웠다. 
내 이름에 기쁠 희 喜가 쓰이는데, 이는 불용 한자로 남편복이 박복한 이름이라고 했다. 
"그럼 개명할까요?"라는 농담반 진담반이 섞인 물음에, 
"결혼도 했는데, 불편하지 않으면 그냥 살아!"라는 호통으로 돌아왔다. 
다른 사람은 도사님의 호통이 불편할 수 있겠지만 나는 수업하는 내내 도사님의 호통이 재미있었다. 

끝으로 부적을 쓰는 법을 배웠다. 
도사님이 강조한 주의할 점은 될 사람만 써주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먼저 쓰자고 하지 말라고 했다. 
그 일이 성공하는지 실패하는지는 사람의 사주가 70%를 결정하지만 나머지 30%은 본인의 노력에 달려 있는데, 간절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결국 되는 거고 대충 생각하는 사람은 잘 안된다고....
"그럼 부적을 왜 써요?"라고 말하니 "그럼 사람들이 신을 왜 믿냐?"라고 말씀하셨다.
안되는 일에 부적을 써봤자 안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부적은 70%인 사주의 방향에서 나머지 30%를 보강해 주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했다.
"그럼 누구나 대통령 되게 부적 쓰면 다 되냐? 될 사람만 써줘야지..."  
결국 인생의 열쇠는 본인이 가지고 있고 부적은 그 사람이 믿는 것에 플러스알파를 해주는 역할이라고 했다. 또한 글씨를 쓰는 빨간색 염료는 음양의 조화를 통해 만들어져 기가 강하게 흐르는 원석인 경면주사로 만들어져 액운을 막고 좋은 운을 불러오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짧은 교육이 끝난 뒤, 도사님은 나처럼 잘 해석하고 공부하는 학생은 없었다며 간판을 지금 달면 손님이 구름처럼 몰려올 텐데... 캐나다를 가는 것이 아쉽다고 하셨다. 캐나다에서라도 철학관을 운영해 보라며 
39년 동안 이렇게 잘하는 학생은 처음이라고 수제자라며 너무 감사한 말을 들었다. 

언젠가는 내가 배운 사주를 브런치에 이야기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하며 한국에 있는 마지막 시간에 좋은 스킬을 또 하나 얻었다! 철학관 차리기! 이 또한 200만 원의 교육비만 있으면 문제없다!

아마 나는 이 기회로 통변술에 대해 공부를 더 하고
인터넷으로 저렴하게 택일, 사주, 작명 사업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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