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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Jun 25. 2023

아이들과 베트남 호이안 시골 체험


캐나다 입국 소식은 안 들리고, 남편이 다니던 일은 관두어서 빌려준 집에서 계속 있기도 미안하고, 
주위 사람들에게는 캐나다 갈 거라고 인사도 끝냈는데... 애타는 기간을 시간 낭비하지 말고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보내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하던 중, 둘째 친구네 와 같이 간 수영장에서 남편이 금목걸이를 잃어버렸다.  가치는 순금 10돈의 가치로 캐나다 가기 전에 팔아야지 생각했었는데... 팔기도 전에 없어져 버렸다. 수영장에서 나와서 저녁을 먹고 난 후 아이 놀이터 앞에서 떠올라서 부랴부랴 안내 데스크로 갔더니, 직원이 씨익 웃으며 전달해 주었다. 

Unsplash의Karsten Winegeart

"우리 300만 원 벌었어!!"

돈이란 필요하지 않아도 쌓아 놓고 지내다가 없어지면 화가 나는 참 웃긴 것이다.
해맑게 금목걸이를 들고 오는 남편을 보며, 저 돈으로 내 경험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베트남 여행을 계획했다.

왜 베트남 여행인가?
갑자기 주위에 친한 사람들이 2집이나 이번 여름 다낭, 호이안 여행을 계획하여 우리에게 왔고 작년에 처음으로 집이 없었을 때, 베트남에서는 한 달에 50만 원이면 수영장이 딸린 집을 구해서 살 수 있다고 했었다. 또한 혹시나 나중에 베트남에 가서 노년을 보낼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기에 하늘이 떠밀어 주는 이 기회에 며칠 후에 출발하는 베트남 항공권을 온 가족 합산 편도 70만 원에 구매하고 돌아오는 항공권은 마일리지 항공권으로 20만 원에 구매한 후 1인 항공 비용 약 23만 원에 베트남 여행을 떠났다. 

처음 계획은 숙소 2곳을 가는 것이었는데, 기간도 늘어지고 숙소도 6곳이나 다녀왔다. 

일단 우리의 목적은 로컬 체험이라 에어비앤비로 체험을 같이 하는 숙소를 잡았다. 

밤 11시 비행기가 도착하여, 400,000VND(한국 돈 22,000원) 먼저 예약해 놓은 픽업 차를 타고 가로등 하나 없어 깜깜한 호이안 어느 시골 골목에 내렸다. 이마에 랜턴을 붙이고 온 어떤 남자가 우리를 집까지 안내해 주었다.

"엄마 귀신 나올 거 같아..." 

마당이라고 하기엔 정글 같은 풀숲이 우거진 집 앞을 지나 2층 통나무집으로 안내했다. 


방은 2개 침대 3개, 화장실 2개로 방 상태는 좋았지만, 자연과 함께 하는 곳이라 바퀴벌레 대신 더듬이를 길게 뻗은 하늘소들이 방에서 보였다. 샤워를 하려고 물을 틀어보니,,,, 졸졸졸,,,
"우리 샤워는 포기하자." 웃으며 말했는데 남편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움과 원망이 내비쳐졌다.

방이 어떻든 벌레가 어떻든 아이들은 신났다. 


곧이어 영어를 할 수 있는 여자 주인 Spring 이 들어와서 생강과 꿀로 맛을 낸 웰컴 드링크를 주었다. 
식당이 어디 있냐는 질문에 본인이 야식을 준비해주겠다며 내려갔다.


먹음직스럽게 준비해 준 야식을 먹고 풀벌레 소리 가득한 통나무집에서 잠이 들었다. 
새소리에 닭소리에 벌레 소리에 잠을 깨서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집을 한 바퀴 구경했다. 
관리를 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집이었다. 



집 앞에는 바로 투몬강이 흐르고 있었다.


어젯밤에 다음날 아침을 준비해 달라고 해서 8시부터 식사를 했다.
가격은 1안당 40VND 온 가족이 함께 먹어도 1만 원이 안된다. 
바나나 팬케이크를 해준다고 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아침을 기다렸다.

바나나 케이크와 오렌지, 잭프룻, 람부탄으로 이쁘게 장식한 브런치가 나왔다.


아이들이 너무 맛있게 먹어서 람부탄을 더 달라고 하니 요렇게 가져다주었다. 

오늘 하루 일정을 쿠킹클래스, 낚시 2개를 한 번에 하고 싶다고 해서 성인 2인 가격 $150에 (아이들은 무료) 예약을 하고 1시간 뒤인 9시에 만나기로 하고 동네를 한 바퀴 산책하려 했으나,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찜질방인지 모를 날씨 때문에 에어컨이 있는 방안으로 피신했다. 


1시간 뒤, 오토바이 2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Spring 남편 오토바이에는 내 남편과 아들, Spring 오토바이에는 나와 딸이 타고 시장으로 향했다. 시장으로 향하는 길에 논이 펼쳐져서 평화롭고 이뻤는데, 아쉽게도 사진이 없다. 


뜨거운 햇볕에 살이 익는 것 같은 더위를 느끼며 시장에 도착했다.
왁자지껄한 시장의 모습은 어느 나라를 가도 비슷하다.
Spring은 쿠킹클래스 준비를 할 식재료를 사고, 우리는 시장을 한 바퀴 돌아봤다.
생선, 과일, 고기까지 없는 것이 없이 팔고 있었고 우리는 아이가 먹고 싶다는 작은 오징어 500그램과 남편이 도전해 보고 싶던 두리안을 샀다.

오토바이에 가득 물건을 싣고 돌아와 11시부터 쿠킹클레스를 하기로 하고, 우리는 집 앞 카페로 향했다. 


에어컨 하나 없어도 그늘 속 선풍기 앞에 앉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카페수어다, 레몬에이드, 녹차, 아이스티를 시키고 시간을 즐기다가 쿠킹 클래스로 고고! 

아이들에게는 작은 칼, 어른들에게는 큰칼을 준비해 줬다. 솔직히 '왜 애들한테 칼을 주지?'라고 생각하고 뺏고 싶었지만 이 또한 경험이 되고 추억이 되는 일이라 조심히 쓰라고만 말해 놨다. 내가 2학년 때에는 라면도 끓이고 사과도 깎았던 것 같다. 

딸은 아빠와 함께 당근을 썰고, 아들은 파를 아작 내며 요리에 참여를 했다. 

그렇게 탄생한 음식! 스프링롤! 모양은 좀 그래도 맛은 있었다. 
먼저 스프링롤을 먹고 난 후 다음 음식 반세오를 시작했다. 

반세오는 한국의 부침개와 비슷하다. 베트남에서도 비가 오는 날에 먹는다고 하여 한국의 부침개도 설명해 주었다. 반죽을 하고 계란물을 만든 후 후라이팬으로 얇게 부쳐서 고기와 새우를 넣고 숙주나물을 넣은 후 반으로 접는 게 끝이다.

라이스페이퍼에 반세오를 올려놓고 허브와 상추, 오이와 함께 피시소스에 찍어 먹는다. 

피시소스는 Spring 엄마가 집에서 만든다고 했다.
그 후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니, Spring 이 키우는 강아지가 요리를 하고 있는 우리 곁으로 왔는데 동물을 무서워하는 둘째가 울며 불며 찡찡대서 나와 아들은 들어가고 남편과 딸은 계속 쿠킹클래스를 이어갔다. 
30분 후 우리를 부르는 소리에 내려가보니 한상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돼지고기볶음과 파파야 샐러드! Spring 남편이 사 온 HUDA 맥주와 함께 맛있는 베트남 음식을 먹고 
방으로 들어갔다. 성격이 무엇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아서 시간 대신 돈을 낭비하기 위해 마사지하는 곳을 물어봤는데, 1킬로 정도 떨어져 있다고 했다. 이 더운 날씨에 인도도 없는 곳에서 아이들 데리고 1킬로를 움직이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고 방으로 가서 쉬려고 했는데, 선뜻 스프링이 마사지사를 불러 준다고 했다. 성인 400VND 아동 300VND이라는 말에 빨리 불러 달라고 했다. 30분 정도 후 마사지사들이 도착했고, 아들은 기다리는 중 잠이 들어 도중에 마사지사 한 명을 취소했다. 

문제는 침대가 너무 푹신하여 마사지가 제대로 안돼서 소파로 옮겼다. 역시 마사지는 마사지 배드에서 받아야 한다. 그럭저럭 잠을 솔솔 자며 마사지를 끝내고 오후 4시! 아이들이 기다리던 낚시 체험을 시작하려고 집 앞 투몬강으로 걸어갔다. 


배를 타자마자, 고기 어망을 들기 위해 남편이 가야 한단다. 다른 배를 타고 어리둥절하며 데리고 가는 곳으로 갔다.


자전거를 타는 듯이 발을 구르면 물속에 있던 어망이 올라온다. 인간 거중기다.

많은 어획량을 기대했지만, 큰 것 몇 마리! 작은 새우들은 이따가 낚시를 할 때 쓴다고 저장해 놓고, 큰 물고기 3마리를 가지고 어부 아저씨들과 바이바이 하고 본격적으로 넓은 강으로 향했다.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넓은 강으로 왔는데, 갑자기 동그란 배 2대가 출현! 게를 잡을 거라고 갈아타라고 한다. 나중에 호텔에서 알게 된 것으로 관광객에서 이 게 체험만 가족당 $80이 넘는다. 

워터 코코넛 나무 사이에 사는 게로 손가락만 한 게들이 숨어 있다. 나뭇가지에 실을 묶고 생선 조각을 달아 냄새로 유인하면 게가 집게 발로 물고기를 먹으려고 잡는다. 그때 낚싯대를 올려서 잡으면 성공!
3마리 잡았는데 다른 배에 있는 아빠 보여 주려다가 놓치고 한 마리 잡았다. 꽃게탕 끓여먹기로 하고 다시 큰 배로 이동했다.  

노를 저어주며 노래까지 해 준 고마운 할머니 할아버지께 팁을 드리고 싶었는데, 큰돈밖에 없어서 작은 돈을 탈탈 털어 드렸는데, 갑자기 Spring 남편이 돈을 후다닥 가로챘다. 무슨 일이고 하니, 이 작은 돈 하나에 $250로 거래가 되는 옛날 돈이라고 가치가 큰 것이라며 자기가 태어난 1987년에 만들어진 돈이라며 좋아했다. 10년 전 베트남 여행 올 때 남은 돈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돈의 가치가 이리 상승했다니!
그나저나... 자네.. 87년 생이었나??? 
총 2개가 있어서 $500 벌어줬다. 어차피 내가 가지고 있으면 종이 조각에 불과하니... 맛있는 거 쏘라고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투몬강에서 한껏 시원한 오후를 만끽하고 있으며 배가 출출하기 시작하던 때, 마침 Spring이 숯을 꺼내 생선을 굽기 시작했다. 

엄마의 입장이라면 마냥 신나지 않는 광경일 텐데... 이 물속이 안 보이는 투몬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구어 준다니... 먹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걱정은 되고... 아 모르겠다.. 먹고 탈 안 나기를 바라야지! 

생선이 구워지니 생선구이를 좋아하는 아들이 포크를 들고 시식 준비 중이다. 내가 한입 먹었을 때 비려서 애들도 안 먹겠구나 생각을 했는데, 너무 잘 먹어서 그만 먹으라고 했지만.. 뼈가 보일 정도로 먹었다, 

다음은 Spring 이 준비한 바비큐!! 

이날 점심과 저녁으로 베트남 전통음식을 다 먹어 본 것 같다. 푸짐하게 준비해 준 음식과 맥주와 함께 베트남 하늘의 별과 함께 Spring 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코로나 때 관광객이 없어서 힘들었다는 이야기, 코로나가 계속될 것 같아서 Fish Farm 을 샀는데, 물고기가 폐사해서 곤욕을 겪었고 지금은 강아지 3마리가 지키고 있다고 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남편 엄마네 집이고 아이는 엄마가 봐주시고 조카 2명도 가까이 산다고 지금 조카가 와서 놀고 있다고 한다. 자기네는 엄마 집에서 계속 살 거니깐  집 걱정도 없다면서 관광객 오면 받고 남편은 건축을 하여 지금 우리가 묵고 있는 곳도 남편이 만든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 젊은이들은 호텔에서 일하고 노인은 농부, 어부로 일하고 있고 대도시로 갔던 사람들이 많이 돌아온다고 했다. 캐나다를 간다는 우리에게 한국의 시골에서 살면 되지 않냐고 물어봤다. 
남의 눈치를 영어로 어떻게 설명을 할까? 설명을 잠깐 하다가 이해 내 생각을 이해를 못 해서 포기했다.

"시골에서 물고기 잡아서 먹고 팔면서 살면 되잖아. 왜  그게 안 돼??"
"애들 때문에도 그래..."
"애들도 그렇게 살면 되잖아! 뭐가 문제야??" 

나도  이민 결정보다는 시골 살이를 먼저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의 시골은 텃세가 심해 살기 힘들다는 실제 일 화 들이 많고 아이들이 성장한 후 과연 시골 살이를 하는 우리를 원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포기하고. 그보다 덜 힘들 것 같은 이민을 택했다.
아이들의 최악의 상황은 한국에서 영어 선생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며 우리는 몸을 쓰는 식당 일을 하며 한국에서처럼 캐나다에서 살자는 게 우리 부부의 결심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탐욕이 탑재되어 버리기가 쉽지 않다.

그렇게 뜻깊은 저녁을 보내고 졸졸졸 나오는 물로 몸에 물만 묻히고 집에서 나는 벌레들 소리인지 나무 소리인지 모르는 사각사각 소리를 들으면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Spring 남편은 식당에서 불교 노래를 틀어 놓고 명상을 하고 있었다.
하루에 한 시간씩은 명상을 한다고 했다.

우리는 위생은 좀 별로지만 집 앞에 있는 쌀국수 집을 가서 베트남에서 가장 맛있던 쌀국수를
1그릇에 25 VND에 먹었다.

아침을 먹고 남편과 아들은 Spring 남편이 하는 Fish Farm에 갔었는데, 강아지 3마리가 짖고 있어서 울고 불고하는 아들 때문에 낚시를 포기하고 다시 왔다. 


비장한 표정에 아기 같은 행동.. 마치 도로시에 나오는 겁쟁이 사자같이 귀엽다. 

집에와서 어제 산 오징어와 두리안 얌얌! 

냄새가 심한 두리안을 드디어 도전하였는데, 사랑에 빠졌다. 왜 두리안이 열대 과일의 왕인지 알겠다. 

먹어 보기를 꼭 추천 한다!!


 원래는 3박 4일을 묵을 예정이었지만, 수영을 하고 싶다고 난리를 치는 아이들 때문에 2박 3일로 변경을 하고 아침을 먹고 호이안의 호텔로 이동했다. 에어비앤비로 예약했던 일정을 변경 했는데, 취소 금액 하나 없이 Spring 이 취소 해 주었다. 에어비앤비는 주인 맘대로 같다. 
그랩을 잡고 Spring 부부에게 인사하려고 내려갔는데,,, Spring 이 없다!
아쉽지만 시어머니와 Spring 아들만 있어서 인사를 하고 메시지를 남기고 호이안의 호텔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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