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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Sep 01. 2023

주린이, 처음 시작한 주식이 미국
주식?

2020년, 부자가 되어 봐야겠다는 무모한 생각으로 보험을 해지한 금액 5천만 원을 들고, 

주식 계좌를 인터넷으로 열었다. 


매도가 무엇이고 매수가 무엇인지도 몰라서 인터넷을 찾아봤다. 

매도: 주식을 파는 것. 

매수 :주식을 사는 것. 


그런데, 그때까지만 해도 나의 디폴트에는 주식은 하면 안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무의식에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외삼촌이 주식 때문에 인생이 꼬인 것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었기에 "주식 = 인생 망함"이라는 공식으로 알고 있었다. 남편이 주식을 딱 200만 원만 심심풀이로 해 본다고 했을 때도 눈에 쌍심지를 켜고 반대했었다. 


하지만 많은 책에서 부자 되는 공식은 주식으로 이끌고 있기에, 무서움 반, 설렘 반으로 주식 계좌에 10년 동안 모은 내 연금과 보험의 돈을 옮겨놨다.


미국에서 테슬라가
요새 좀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그때 마침 내가 다니던 회사는 내연기관 회사였다. 회사가 몇 년 후에는 없어질 것이라는 것을 대대적으로 선포했었었고, 외국과 일하는 덕분에 회사의 중요한 사항이 미국과 오고 가는 것을 먼발치에서 볼 수 있었다. 안전한 착륙을 해야 한다는 메일을 보고, GM의 오더가 취소되고, 전기차를 위한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기에 오더 취소를 이해해달라는 이야기가 오고 가는 것을 보았다. 

다가오는 몇 년 후 유럽에서는 디젤자동차는 통행이 금지된다. 판매하지 않는다. 이런 말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것이 2020년이었고 '테슬라'라는 자동차 업체는 회사에서 처음 들었다. 

그 후 나에게 일론 머스크에 대한 정보들이 다가왔다. 

Unsplash의 Tesla Fans Schweiz

그래서 생애 첫 주식으로 '테슬라'를 샀다. 

처음에는 천만 원, 그다음에는 매도와 매수를 헷갈려서 매수를 해야 하는 데, 매도를 해버리고, 또다시 2천만 원을 샀다. 주식은 미친 듯이 올랐다. 


돈이 없는 사람이 돈을 벌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내 경우에는 자랑이었다. 

돈이 올랐다고 회사 직원에게 슬그머니 자랑을 했다. 그랬더니 회사 직원이 깜짝 놀라며 나에게 충고를 했다. 

"그 주식 상장폐지될 뻔했었는데, 왜 그렇게 위험한 주식을 샀어요!" 

"위험하다고? 난 지금 연봉을 벌었는데??" 

"빨리 빼세요!" 


주위에 물어보면 10이면 9는 위험한 주식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왠지 이 주식이 믿음이 갔다. 

어차피 내연 기관은 끝날 것이고 전기차로 간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가 테슬라인데, 무슨 걱정인가. 


주식에 있는 돈은 급격하게 올라서 잔금을 전액 현찰로 낼 수 있을 정도로 올랐다.

집값을 한번 냈다가 담보 대출을 3억 원 받아서 주식에 다시 넣었다. 

정말 무모한 짓이었지만, 주식의 달콤함을 맛보았기에 나락으로 떨어질지 부자가 될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불나방 같이 죽기 아님 살기로 주식에 뛰어들었다. 

Unsplash의 Alex Azabache

그 시기와 육아 휴직 시기가 맞물려 겹쳐졌는데, 휴직을 할 때까지만 해도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 

휴직을 하고 나니, 코로나가 시작되었고 내 주식은 요동 치기 시작했다. 


여보, 주식이 -1.5억이 됐어...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퇴사하기 전만 해도 조금씩 오르던 주식이 갑자기 곤두박이칠 쳤다. 

하지만 그전에 주식이 올라서 그 돈으로 집 값을 낸 후 주택 담보 대출 금액을 넣어 놓은 것이라, 한 달에 100만 원씩만 은행에 납부하면 되었기에 그렇게 큰 타격은 없었다. 


롤러코스터 같은 주식을 보며, 이래서 한강을 가는구나 생각이 되었지만, 어쩐지 두렵지는 않았다. 

어차피 우리의 노후 자금이라 우리에게 시간은 많았고, 20년 지나면 전기차로 바뀔 텐데...라는 생각으로 독서에 몰두했다. 일주일에 2~3권을 읽을 만큼 독서는 재미있었다. 


 시카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읽게 하였던 시카고 플랜에 나오는 책들을 읽으면서, 

인간에 대한 다른 시각, 부자에 대해, 인생에 대해, 철학과 신학을 넘나들며 편협했던 세계관이 확장이 되었다. 그러면서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그르게 되고 그르다고 생각했던 일이 옳다고 생각 되게 되고, 또 과연 그게 옳고 그른 일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나'에 대한 의문도 생겼다. 


돈에 대한 생각도 행복함, 경외심, 두려움, 화가 남, 허무함 등 여러 가지 감정이 나를 지나갔다. 

아침에 일어나면 주식부터 보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다가 계속 떨어질 때는 주식 어플을 지웠다. 

나에게는 없는 돈이라고 생각하며 명상을 시작했다. 그렇게 2020년 봄, 코로나 때문에 주식이 떨어지겠구나 생각하는데, 생각지도 못한 이상현상이 일어났다. 주식 시장의 폭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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