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를 계몽시키지 마세요.

by 똘맘

'호구' 라는 단어뜻은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사전적인 정의로 바보 같다는 단어와 비슷하게 사용이 된다.


한 사람이 멍청하게 이용 당한다고 생각 될때, 우리는 호구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그 사람이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다고 현명하게 선택을 하라면서 자신의 의견이 정의인 마냥 호구를 비웃는다.


내가 대학을 다니기 시작했을 때, 주변에 호구 오빠들이 많이 눈에 띄였다.


다른 여자의 숙제를 대신 해주는 호구,

여자 후배들 밥과 술을 사주는 호구,

여자 대신 도서관 자리를 맡아주는 호구,

아무 사이도 아닌데 선물을 사달랬다고 사주는 호구,

towfiqu-barbhuiya-36qMj6lrbk0-unsplash.jpg Unsplash의Towfiqu barbhuiya

20살이었던 그 때는 그 호구들이 너무 멍청해 보이고 바보 같이 보여서 상대 여자를 욕하고 멍청한 짓 하지 말라면서 계몽을 해주는 역할을 자청했었다.

예쁜애 옆에 있는 기세고 별로인 애, 그게 나였다.

사람의 관계는 GIVE AND TAKE 여야 하는지 알았고, 댓가 없이 베푸는 친절이 바보 같아 보였다.


하지만 십여년이 지난 지금 느끼는 것은 그 호구 였던 사람들은 그릇이 큰 애정이 넘치는 사람이었고,

나는 그런 친절을 받아 보지 못하고 자랐기에 남에게 주는 행복이라는 것이 있는 줄을 몰랐다는 것을 알았다.

어린 시절 나는 누군가 나에게 친절을 배풀지 못하도록 막아설 정도로 불쌍하고 바보 같았다.


친절을 받으면 고마워하고 나 또한 친절을 베풀면 되는데, 빚으로 느껴지고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받지도 못했고 요청하지도 못하고 주는것은 꿈도 못 꿨다.

jackson-simmer-ZxRHtPacwUY-unsplash.jpg Unsplash의Jackson Simmer

우리 부모는 남자인 내 동생에게는 여자에게 돈을 쓰는 호구 같은 짓을 하지 말라고 했고, 나에게는 남자에게 선물도 못 받아 오는 그런 실속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참 앞뒤가 맞지 않는다.

받는 사람이 있으면 주는 사람이 있어야하는데, 둘 다 주지는 말고 받아 오라고만 하면서 우리에게 현명해 지라고만하니... 어떤 것이 현명해지는 것이었고 어떤것이 멍청한 짓이었는지 모르겠다.


호구의 또 다른 이름은 희생과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다.

답답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사람들이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나눠주기에 세상은 돌아간다.


연예, 결혼, 출산을 안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너무 똑똑하게 변했기 때문이 아닐까?


다른 사람에게 밥을 사주는 행동,

다른 사람 대신 자리를 맡고 기다리는 행동,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사주는 행동,

다른 사람의 일을 대신 해주는 행동,


이 모든 행동들을 하지 않는 것이 똑똑하고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만든 것은 누구일까?

kelly-sikkema-XX2WTbLr3r8-unsplash.jpg Unsplash의Kelly Sikkema

아이를 보고 있으면, 자기의 것을 나누고 싶어한다.

자기의 사탕을 친구랑 나눠먹고, 자기의 과자를 나눠먹고, 자기의 장난감까지 나눠주고 싶어한다.

아들의 경우는 본인 장난감 대신 티니핑을 사달라고 할 정도로 여자친구에게 주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고, 아이가 현명해지기를 바래서 약간의 교육을 했지만,

이 행위가 아이의 그릇이 커지는데 방해가 된다는 것을 느끼고 그만 두었다.


주고 싶으면 줘도되.
기다리고 싶으면 기다려도 되.
보고싶으면 보고싶다고 연락해도 되.


꼭 물질적인 것에 국한 되지 않아도 아이가 사랑을 나누는 방법을 알려 줄 수 있는 부모가 되려면,

내 마음이 먼저 넉넉해지고 조금은 더 멍청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dim-hou-omp9IcQRxb8-unsplash.jpg Unsplash의Dim H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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