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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Oct 21. 2023

캐나다에서 우여곡절 끝에 1년 만에 받은 선편 택배

캐나다에 이민을 올 때 많은 사람들이 배송기간이 한 달 조금 넘게 걸리는 선편을 이용한다. 

우리 또한 단프라 박스에 당장 필요하지 않은 짐을 챙겨서 선편으로 보냈다.

문제는 한 달이 넘게 걸리는 선편 배송기간이 아닌, 2번 취소된 이민이었다.

첫 번째 식당에 보낼 때는 배송기간이 한 달 넘게 걸리니 미리 보내놓자는 마음으로 배송을 보냈고, 
두 번째 식당에는 우리가 관광비자로 가야 했기에, 항공 일정을 며칠 앞두고 현재 있는 짐을 선편으로 보냈다. 

첫 번째 선편으로 보낸 것은 8박스, 두 번째 선편으로 보낸 것은 5박스, 또 세 번째 보낸 것은 4박스였다. 

세 번째로 보낸 것은 현재 일하고 있는 식당이기에 문제가 없었다. 다만 한 가지, 동생에게 짐을 보내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동생이 택배 속에 있는 물품 가격을 너무 높게 잡아서 붙였다.
덕분에 박스 하나 당 $17의 세금을 냈다. 이마저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박스를 받았다. 

문제는 다른 식당에  보낸 박스 찾기다. 

첫 번째 취소한 사장님은 20대 후반의 젊은 사장님으로 우리에게 짐을 맡겨 놓을 테니 걱정 말라고 했었다. 그러고 1년이 지난 후 연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이상 없이 택배 챙겨 놨던 것을 전달해 줬다. 
방문해서 찾아가는 것이 좋겠지만 왕복 8시간의 거리라 택배로 부쳐달라고 하니 택배비가 많이 나오는 것을 걱정해 주다가, 혹시 리자이나까지 올 수 있냐고 본인 부모님이 리자이나에 살고 계시니깐 그곳에 짐을 가져다 놓을 테니 찾아가라고 했었다.
남편이 쉬는 일요일, 사장님 차를 빌려서 리자이나에 방문하였는데, 사장님과 사장님 어머님이 반갑게 맞아 주셨다. 두 분 다 인상이 너무 좋아서 남편과 돌아오는 길에, 이 사장님 밑에서 일을 했어도 참 좋았겠다고 생각했었다. 첫 번째 사장님은 일꾼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주공사에서 JAL 시작도 한해서 마냥 우리를 기다릴 수 없고 한국 이주공사를 신뢰하지 않기에 우리를 취소했었다. 헌데 이주공사는 사장님 사업이 좋지 않아서 그렇다면서 핑계를 댔었다. 이때 먼가 잘 못 되었다는 것을 느꼈었어야 하는데....  

두 번째 식당은 비자수속 기간이 길어지자 관광비자로 오라고 해서 우리가 관광비자로는 못 간다고 하니 우리의 카톡을 차단했었다. 

이주공사에게 취소 후 우리 짐 좀 챙겨달라고 연락을 했는데, 연락을 씹었다. 어쩜 강남 한복판에 사무실을 차려서 버젓이 영업을 하고 인터넷에 홍보도 계속하고 있으면서 그런 짓을 하는지, 속이 부글부글하지만 내 감정 소모를 하고 싶지 않았기에 두 번째 짐은 못 찾는다고 생각하고 있으려고 했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캐나다에 와서 두 번째 취소된 식당에 전화를 해봤다. 
익숙한 사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 짐의 행방을 물으니 당연하다는 식으로 말했다. 


한국으로 Return 했지요.


우리 연락처도 알고 있으면서 짐을 어떻게 할 거냐는 연락조차 하지 않고 짐 받을 사람이 없으니 돌려보내 달라고 했단다. 우리는 카톡 차단을 당했으니 연락할 방법도 없었다. 속에서 육두문자가 나왔고 인터넷에 그 식당에 대해 이곳 가지 말라고 말을 하고 싶지만, 2년에 한 명씩은 영주권을 주는 곳이고 우리와는 인연이 안 된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해서 참는다. 참고로 인구 2만 명 도시에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렇기에 기다리던 인원이 못 온다면 화가 날 만도 하다고 좋게 생각해 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나빴다.   


이대로 택배를 분실하는 것인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Canada Post를 방문하여 Tracking No,를 주고 행방을 확인해 봤는데, 이 짐이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캐나다 창고에 있다는 것이다!
전화를 하거나 인터넷에서 상담원 연결을 해 보라고 했다.


상담원과의 대화에서 우리 박스들은 2월에 Return 되었고, 9월 8일까지(3주) 창고에 있는지 확인해 본다고 했다. 티켓을 5장 발행해 주고, 9월 중순까지 기다렸는데 아무런 Feedback 이 없다. 


고객센터를 통해 물어보니, 보낸 이름이 남편 이름인데, 내 이름으로 티켓이 발행되어서 안된다고 한다. 
내가 받는 사람으로 되어있는데, Sender에게 연락을 하라고 했다.


남편 메일에 전달해서 본인 증명을 하기 위해 운전면허까지 첨부하여  보냈다, 

또 깜깜무소식이라 확인 요청 메일을 두 번 더 보냈더니 20일 정도 후 또 다른 메일이 도착했다.

택배를 받으려고 시도한지 정확히 2달이 되는 날, 택배가 출발했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다. 

우리의 짐을 10개월 만에 받을 수 있었다. 

마음 아프게 오른쪽 위에는 Refused 가 적혀있다. 

아이들 옷과 우리 옷, 칫솔과 치약 등 솔직히 필요가 없는 것도 참 많다. 

아이들 애착 인형도 이제 못 찾나 싶었는데, 다행히 찾았다. 안 사도 됐던 보온 도시락과 둘째가 초등학교 입학하면 들고 가게 하려고 미리 샀던 가방, 배드민턴채, 남편 노트북 그리고 사용하던 프린트기...
프린트기는 이곳이 정말 시골인지 알고 아이들이 심심할까 봐 색칠놀이라도 프린트해서 주려고 했는데, Newcomer Center에 가면 무료로 프린트도 가능하고 도서관에 가면 $1을 내고 프린트할 수도 있다. 결론은 괜히 가져왔다.  

짐을 버리기가 아까워서 붙였는데, 이 짐들이 없이도 1년을 산 것을 보면 꼭 필요한 짐은 아니었나 보다. 
나머지 3박스는 아직 받지 못해서 확인해 보니, 남편이 이메일 하나만 답장을 했었다. 나머지 3개도 어제 운전면허를 첨부하여 이메일을 보냈기에 몇 주 후에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우여곡절 끝에 1년이 넘게 걸려 모든 짐을 찾을 수 있었다. 
신기한 것은 1년 동안 짐 없이 지내면서 불편하지도 않았고 어떤 짐이 있는지도 기억이 안 났다. 
선편으로 보낸 짐의 반은 버리기 아까워서 보낸 것들도 있는데 괜히 보냈다는 생각이 드는 물건도 많다. 

 만약 나처럼 피치 못한 상황에 처해서 선편을 받지 못했을 때는 걱정하지 말고 Canada Post에 연락을 해 보길 바란다. 
짐을 받으면서 다시 한번 두 번째 매칭되었던 식당에 가지 않은 것을 천운으로 생각한다. 

인생은 항상 새옹지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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