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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Feb 18. 2021

육아휴직을 한다니깐 사직서랑 같이 내라고?

똘맘의 고미당 창업일기 

1년 동안 소리 없는 육아휴직을 준비 했다.
그러다 어느날, 울컥 터지는 일이 발생했다.

한달에 10만개 생산가능한 물건에 대해 수요처에서 이번달은 8만개 다음달은 7만개 그 다음달 15만개를 달라고 했다.  당연히 재고 보유 금액은 우리 회사가 충당해야 했다. 
문제는 보유할 창고가 없었고 이를 보유할 경우 1년에 5천만원이라는 보관료가 발생하게 되었다.
 
나는 고객과 타협을 보려 했지만 고객의 대답은 당연히 "그건 너네 사정이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1차 하청이라 이 문제는 회사에서 풀어야 할 문제 였지만, 대표는 나에게 이 문제에 대해 돈을 한푼도 들이지 않고 수요자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말고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라고 메일을 보냈고 그 메일을 받고 바로 대표실로 들어가서 "이건 말도 안됩니다. 회사차원에서 접근하는 걸 도와주셔야죠! " 라고 말을 했고 그때 대표의 컴퓨터를 고치고 있던 차장이 나에게 "넌 무슨 말버릇이 그따구야?" 라는 소리를 했다. 앞뒤 사정 모르면서 나이로 꼰대짓하는 전형적인 사람이었다.
그때 나는 눈물이 나면서, '저런 사람이랑 일을 계속 하는 바보 같은 삶을 하루 빨리 탈출하고 싶다!' 라는 강한 울분이 토해졌고 그 길로 '육아휴직서'를 제출했다. 

팀장은 조용히 나를 불렀다.
"OO 과장때문에 힘들어서 그래?
  딴곳으로 보낼테니깐 계속 일해."
내 대답은 "아니오, 좀 쉬고 싶어요." 였다. 
팀장은 "육아휴직하면 출산 휴가 처럼 일 다 가지고 갈꺼야?"라고 물어봤고
무서울께 없던 나는 "아니오." 라고 대답했다. 
잠깐 생각하던 팀장은 "그럼 사직서랑 같이 내야되. 니 일을 하기 위해서 직원을 뽑아야 하니깐."
이라는 말을 했다. 

임신했을때 축하한다는 말 바로 다음으로 "임신했다고 병원 평일에 가고 그러면 안되, 주말에 다녀야되!"라는 말과 "우리 회사에 출산 휴가 받은 사람들 없어. 짜르라고 하면 난 어떻게 해줄 수도 없어." 라고 해서 출산 휴가 때 일을 다 싸가지고 가게 종용했던 팀장한테 바랄껀 없었다. 

예상은 했지만 10년동안 몸과 마음을 바쳐 일했던 회사에서 그렇게 통보 받았다고 생각하니, 
그 동안의 10년이 아까워서 눈물이 찔끔 났었다.

하지만,
내 길이고 내 선택이었으니 누굴 원망하는가...

몇일 후 대표가 슬그머니 삐쳐있는거 같아서 "휴직 말씀 들으셨죠?" 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대표는 화가난다는 목소리로 "그래! 휴직하면서 사직서 낼꺼라는 말 들었다! 왜! 머가 맘에 안들어서 사직서를 내!!" 라고 했었다.  

나는 어이가 없이 "아니, 휴직하면 사직서 내라면서요! " 라고 말을 했고, 대표는 "니가 사직서 낸다고 했대매!" 라고 말을 했다. ( 인원이 300명이 조금 넘는 회사라 대표와 친했다. )

결론은 팀장이 나와 회사 중간에서 이간질 시킨것이다. 본인은 팀에 인원이 필요하니 빠른 충원을 바라며 휴직이라고 하면 팀 내에서 빈자리를 메꾸라고 할까봐 자기 편한대로 하려고 혼자 판단해서 나에게 통보를 한 것이다. 원래 간사하고 이기적인 사람이라 놀라지도 않았다. 하지만 내가 대표랑 친하지 않았으면 영영 회사를 원망 했을지 모른다. 


그래, 부자가 되면 인간관계의 자유를 얻을 수 있댔어!
저런 인간을 보지 않을 수 있게 부자가 되자!
 

팀장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인것이 자신이 일을 더 하고 싶지 않고 곤란한 상황이 되지 않기 위해
을이 을을 공격해야만하는 사회생활에 익숙했기에 혼자 힘들다고 휴직을 내는 내가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다는 생각하고 공격을 했을지 모른다. 

대표는 육아휴직을 하는 나에게 "쉬고 싶으면 조금 쉬다가 상황을 보자. "라는 인사를 하였지만 
팀장덕분에 회사로 돌아갈 길을 스스로 막아버렸고 다른 쪽을 보며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그래, 내가  회사 다시 돌아 오지 않을 수 있도록 책에서 길을 찾아보자!! "
다짐을 하고 회사 밖을 나섰다.  


Photo by Romain V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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