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똘맘 Jul 20. 2024

캐나다 에드먼튼에는 무료 썸머 캠프가 있다.

에드먼튼에 이사 온 지 2주가 되어가면서 어느 정도 도시에 적응이 되고 있다. 

처음 시골에서 에드먼튼으로 왔을 때는 주위에 있던 시골 사람들이 도시에 가면 이상한 사람들도 많고 위험하다고 해서, 걱정을 한가득 가지고 왔기에 내 코를 베어갈까 봐 무서웠나 보다.

확실히 이민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서로 인사하는 것은 줄어들었지만, 나름 하루 10명 이상 모르는 사람과 반갑게 인사를 하며 지나가니, 위축되었던 기분도 조금씩 나아졌다. 왜 그런지 동아시아 사람들은 서로 인사를 하지 않고 최대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면서 지나가서 아쉽다. 

에드먼튼으로 와서 가장 걱정은 아이들의 방학이었다. 7월, 8월, 2달 동안 아이들을 썸머캠프 보낼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시골에서는 일주일에 $120이라, 마음 가볍게 보낼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일주일에 2명을 보내면 50만 원이 깨진다. 돈이 문제기보다는 가서 하는 것이 정말 신나게 노는 것일 뿐인데, 집에서 놀고 있는 엄마, 아빠가 아이들까지 썸머 캠프 보내면 정말 할 일이 없기에, 이번 여름에는 어차피 놀 거 돈이라도 조금 아끼면서 아이들과 함께 하자고 계획을 세웠다. 

이사 온 지 이틀째 되는 날, 짐 정리를 하는데 아이들이 심심해해서 남편과 놀이터를 보냈다. 
2시쯤 보냈는데, 오후 5시까지 오지를 않는다. 


이 더위에 3시간이나
놀이터에서 놀 수 있나??


데리러 가볼까 생각을 하는 순간 아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채 집으로 왔다. 
남편이 말하길, 놀이터에 무슨 프로그램을 해서 아이들이 참여하고 왔다는 것이다. 내일도 할 테니 또 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하였다.

궁금한 마음에 다음날 놀이터를 따라가보니, Green Shack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붙어 있었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2시 반~5시 반까지 3시간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었다. 저 초록 오두막집에 공, 훌라후프, 카드 등 놀 거리가 가득 들어 있다. 

파란 티를 입은 청년이, 놀이터에 도착한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그 뒤를 보니 초록색 티셔츠를 입은 봉사활동 학생들이 보였다. 아이들과 짧은 인사 후 어떤 게임을 하고 싶냐고 물어 보고 이 땡볕에 뛰어놀기 시작했다. 

놀이터에서 뛰어놀다가, 축구도 하고, 물 맞는 놀이도 하고, 노래도 부른다. 

선생님이 아닌 동네 골목대장이 아이들을 아울러서 노는 것처럼 놀이를 함께 하면서 아이들에게 규칙을 알려주고 하루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해준다.

Green Shack가 열리는 곳을 찾아보니, 정말 많다. 

매일 함께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아이 엄마가 본인은 다른 곳에서 아침 10시 반부터 아이를 참여 시킨다고 했다. 사이트에서 확인하니, 오전 (10시 반~1시 반) 오후 (2시 반~5시 반) 두 타임으로 나누어져서 진행을 하는 것 같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 6시간씩 아이들을 놀이터에서 놀릴 수 있다. 

솔직히 썸머캠프에 가서도 하는 것이 노는 것뿐이라, 돈을 내고 노는 것과 돈을 안 내고 노는 것 차이 일뿐인 것 같다. 물론 부모 모두 출근을 해야 하면 아이들을 Daycare 나 Summer Camp에 맡길 수밖에 없지만, 많은 수의 캐나다 사람들은 일을 해야 하는 부모를 대신하여 조부모님이 아이들 방학 기간을 함께 하는 것 같다. 

오늘 아침, 아이들을 데리고 큰 공원을 갔더니 YMCA Summer Camp에서 온 아이들이 한가득 놀고 있었다. 일주일에 $250 내고 가는 캠프도 이렇게 공원에서 뛰어노는 것이 주요 놀이라니, 서머 캠프를 보내지 않아서 했던 걱정이 사라진다. 


도시에 와서 모든 물가가 비싸다고 투덜거렸는데, 저렴하게 살려면 더 지원이 많은 곳이 도시인 것 같다.
공부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엄마라, 아이들이 크면서도 이런저런 봉사할 기회도 많고 리더십과 프랜드쉽을 쌓아 갈 수 있는 길이 많은 곳에 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우리 아이들도 15살이 넘어가면 프로페셔널한 봉사 활동을 하면서 미래의 삶을 위한 스킬을 쌓아 갈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다시 한번 더 내 결정에 스스로 칭찬한다. 내가 아이들을 키우고 싶어하던 꿈에 그리던 곳이 이곳이 맞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놀이터에 붙어 있는 Green Shack Rules을 공유하며 글을 마친다. 우리 아이들은 6번 규칙을 가장 좋아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