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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Jul 25. 2024

평화로운 캐나다 제스퍼 여행 1편

영주권을 따고 자유의 몸이 된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여행이었다. 

자연환경이 좋다는 캐나다에 와서 꼼짝없이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으니, 1박 2일 여행은 턱도 없는 소리였기에 주 이동을 마친 뒤, 재스퍼 & 벤프 4박 5일의 여행 일정을 잡았다.

늦게 예약을 했기에, 호텔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았고, 성수기 금액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비 성수기 금액의 3배를 내야 했지만, 그래도 이런 기회가 주워진 것이 어디냐고 생각을 하여 호텔 예약을 끝마쳤다.

그렇게 4시간을 걸려 에드먼튼에서 제스퍼로 향했다. 

처음 향한 곳은 Information Center였다. (이곳은 Center를 Centre라고 적는다. 캐나다 영어와 미국 영어의 조그마한 차이점이다.) 낚시를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아들 덕분에 낚시 준비를 하고 갔기에, 어디에서 낚시를 할 수 있는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앨버타 낚시 라이선스를 사용해도 되냐고 문의하기 위해서 방문했다.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남자분을 만났는데, 일단 LICENSE는 국립 공원용으로 사야 하고, 하루에 35달러, 일 년은 45달러 정도라고 했다. 벤프와 제스퍼 둘 다 함께 사용 할 수 있다고 했다.  본인은 Fish man 이 아니라서 어디에서 낚시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냄새가 나는 미끼나 살아있는 미끼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우리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했기에, 혹시 근처 낚시점에서도 라이센스를 판매하냐고 물어보니, 판매한다고 하여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지도만 챙긴 채 근처 낚시점으로 향했다. 

4박 5일 일정에 못해도 2~3번은 낚싯대를 던져 보기라도 할 것 같아서 낚시점에서 1년 Pass로 license를 구입했다. 낚시는 어디서든 할 수 있는데 물고기를 잡고 싶다면 Maligne Lake 말린호에서 하면 되지만, 지금은 너무 덥기에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낚시를 하러 가라는 말도 덧붙여주었다. 

알고 보니, 이곳은 낚싯배를 연결해 주는 곳이었고, 금액은 1인당 $200 이상이었다.

우리의 여행은 매우 즉흥적이다. 옛날에는 버스 시간 하나하나 맞출 정도로 피곤한 여행을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지금은 구글 지도 보고 즉흥적으로 이동한다. 만약 사람들이 많으면 돌아오고, 또 다른 곳을 향한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덜하다. 제스퍼의 첫 여행 장소로는 피라미드 비치였다. 


캐나다는 바다와 먼 곳이 많기에, 호수에 모래사장이 있으면 Beach라고 부르고 피서를 온다.

물가에서는 벌써 여러 사람들이 자리하여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특히 카누를 가져오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수영복을 미리 입혀오지 않아서 물가에서 점심으로 싸온 볶음밥을 먹고 모래놀이를 한 후 체크인 시간이 되어 호텔로 향했다. 예약한 호텔에 수영장이 있어서 한껏 수영을 하고 저녁을 해 먹고, 오후 6시경 낚시를 하러 말린 호 보다 조금 가까운 메디신(Medicine Lake) 호로 갔다. 말린호는 1시간 거리이고, 메디신 호는 30분 거리였다. 

이 넓은 자연에서, 쭌이는 낚싯바늘만 있는 낚싯대로 세월을 낚고, 쩡이는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사진만 찍고 휘리릭 지나가는 여행이 아닌 느린 여행을 추구한다. 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숨도 쉬고, 자연도 관찰하며 최대한 느리게 우리에게 주워진 시간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즐긴다.  

중간에 큰 쥐과 동물이 나와서 관찰도 하였다. 이곳에서는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 금지다. 

사진 찍고 있는 분께 이 동물의 이름을 물으니, 마멀?~이라고 하였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9시 30분경에 호텔로 들어와서 남편과 맥주 한 잔을 하고 하루를 마무리 지었다.

다음날, 아침을 느지막이 먹은 후 9시경 멀린 캐니언(Maligne Canyon)으로 폭포를 구경하러 떠났다. 

작긴 하지만 나름 등산 코스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 약 한 시간 반 정도 코스였을 텐데, 아이들이 등산이 힘들다고 투덜대고, 저곳에서 미끄럼을 탄다고 하여 끝까지 가보지 못했다. 

가파른 길을 넘어질 거 같은 걸음으로 내려오는 것이 재미있었나 보다, 나와 남편은 밑에서 아이들을 받아주는 역할을 하고 아이들은 가파른 길에서 한참을 놀았다. 더 놀게 해주고 싶었지만, 11시에 Skytram을 예약해 놓았기에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https://www.jasperskytram.com/

Jasper Skytram에 도착하여 예약증을 티켓과 변경하고, 예약한 시간에 맞추어 Tram을 타고 올라갔다.
변경을 할 때, 돌아오는 티켓도 함께 주는데, 1시간 반 후인 12시 반 티켓을 받았다. 약 5분 정도 트램을 타고 정상으로 향했다. 

정상에 오르자, 자연의 광활함이 눈에 펼쳐진다. 한 발만 잘못 딛어도 떨어질 것 같은 아찔한 풍경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곳에 Tram을 설치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 사진에서 초겨울 옷을 입었기에, 긴팔 옷들과 초겨울 옷을 준비해 갔는데, 7월 중순은 겨울옷이 필요 없었다. 선선한 기온이 청량함을 만들어 주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점심을 챙겨 먹고 시내로 나가 아이스크림과 비버 테일을 사 먹고, 아이들 티셔츠도 하나씩 더 사줬다, 한인이 운영하는 Gift shop을 발견하여, 첫날도 이곳에서 온 가족이 티셔츠를 하나씩 사고, 아이들을 모자까지 사주었다. 반팔 티셔츠 가격은 $13~$30으로 나쁘지 않았다. 

한국인 사장님께서 말씀하길, 재스퍼 인구는 약 4천 명인데, 그중 40가구가 한국인이라고 했다. 생각보다 큰 한인 사회가 재스퍼에 있었다. 매장에는 워킹홀리데이로 온 것 같은 젊은 친구들이 함께 일을 하고 있었다.  

그 후, 조금 큰 다른 비치를 방문했는데, 주차 자리가 없어서 다시 호텔로 왔다. 오는 길에, 마트를 들려서 먹을 것을 더 사 왔다. 

아이들은 워낙 호텔 수영장을 좋아하니 괜찮긴 하지만, 자연에서 수영하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하지만 우리에겐 벤프가 남아있지 않는가?? 욕심을 좀 줄이고 지금 시간을 행복하게 지내기로 하고 호텔에서의 마지막 밤을 편안하게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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