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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Jul 12. 2021

창업 시모르면 망하는 것, 사람들은 이기적이다.

똘맘의식당 창업일기

우리는 각자의 우주를 가지고 평생 살아간다. 

하지만 자신의 우주만을 보고 느끼며 살아가고 있어서 남이 어떤 우주를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문제는 모두 자신의 우주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내 우주에 해가 되는 것을 "나쁜 것"이라고 칭하며 도덕적이 아닌 것이라고 말을 한다.

만약 내가 길을 가다가 만원을 떨어트렸는데 그 돈이 자리에 없으면 그 돈을 가져간 사람을 굉장히 파렴치한 놈이 되어버리고 욕을 한다.
그 뒤로 길을 가다가 오만 원을 주었으면 운수가 좋은 날이라며 아까 잃어버린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며 내가 착한 사람이라 이런 행운이 온다고 생각하며 주머니에 넣을지도 모른다. 
즉 행운아도 나고, 파렴치한 놈도 나이다. 자신의 우주에서 해석하는 인간의 본능이 작용하는 것이다. 


Photo by Morgan Housel on Unsplash

그럼 식당 창업에는 이것이 어떻게 작용이 될까 생각을 해 보자. 


나는 당연히 돈을 벌려고 식당을 창업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사람은 돈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 

고객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 식당에 방문을 했다.

하지만 창업을 할 때 망하게 하는 첫 번째 룰이 공공연하게 퍼져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


당연히 맞는 말이라고 생각을 하며 대부분의 식당 창업자는 이 말을 따르기 위해서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문제는 고객의 생각은 180도 반대라는 것이다. 


주차 편하고 직원이 친절한 분위기 있는 가성비 맛집

질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야 하는데 인테리어도 좋아야 하고 직원의 서비스도 좋아야 하며 맛도 있어야 한다. 다섯 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하는 식당을 운영하기란 사장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다. 주차가 편하려면 변두리에 있던가 비싼 곳을 들어가야 하고 직원이 친절하려면 월급을 많이 줘야 하고 일거리가 없어야 한다. 분위기가 좋으려면 인테리어에 돈을 많이 써야 하고 가격 대비 질 좋고 맛이 있으려면 박리다매처럼 내 이익을 최소한으로 남겨야 한다. 

식당을 처음 시작할 때 사장은 아마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메뉴를 들고 창업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내가 하는 떡볶이는 정말 맛있어! 요새 떡볶이집들 정말 구려~"
"김밥 잘 안들 수 있는데 김밥 집 한번 차려볼까??"
"족발 하나를 시장에서 사면 3~4천 원인데 우리는 2만 원에 팔 수 있네~! 족발 양념해서 팔아보자!" 
어떻게든 싸게 재료를 사려고 저렴한 밀가루 떡과 어묵, 저렴한 쌀과 김, 저렴하게 떨이하는 족발을 사서 비싼 값에 팔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댓글은 냄새나는 떡과 흐물한 어묵, 쌀이 질감이 좋지 않아요, 김이 눅눅해요, 김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요, 족발에서 돼지 냄새가 나요, 족발에 고기가 많이 없어요, 살보다 뼈가 더 많아요!라는 불만 글뿐이다. 결국엔 아무도 찾지 않아 망하는 식당이 되어 버린다. 

고객은 반대의 것을 원한다.
5천 원짜리 떡볶이를 먹으면서 국내산 쌀떡에 국내산 고춧가루를 사용하기를 원하고 탱글한 어묵이 들어가고 어묵 국물을 주길 원한다.
3천 원짜리 김밥에 눅눅하지 않고 산뜻한 김을 사용하고 국내산 좋은 쌀로 만든 김밥을 원한다.
4천 원짜리 돈가스 김밥에는 국내산 돼지로 만든 돈가스가 들어가기를 원한다. 
2만 원짜리 족발에는 다른 업소에서 다 주는 쟁반국수를 주기를 원하며  계란찜도 있으면 더 좋다. 거기에 플러스로 돈가스 주는 집이 있으면 더 좋겠다. 살은 야들야들해야 하며 돼지를 먹으면서 돼지 냄새는 안 났으면 좋겠다. 무말랭이는 기본이지만 좀 더 고급스럽게 명이나물도 주었으면 좋겠다. 한두 장 잘라서 주지 말고 열 장쯤 넣어 줬으면 좋겠다. 리뷰 이벤트로 주먹밥과 음료를 주지 않으면 다른 곳을 뒤적인다. 


Photo by Obie Fernandez on Unsplash


"고객이라고 다 되는지 알아?? 거지 같아!!"  
vs 
 "고객이 호갱인지 아는 집은 망해야 돼!!"


대체 누가 옳은 것인가 생각을 해보면 둘 다 맞다! 자신이 살고 있는 우주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서 다를 뿐이다. 웃긴 것은 손님과 사장 둘 다 똑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왜 저 사람은 자기 이익만 생각하지???


서로 의견이 다르면서 같은 생각을 하면서 싸운다는 것이 정말 웃기지 않은가?? 
"싼걸 비싸게 파는 음식점을 해서 내 돈을 많이 벌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제발 음식점을 시작하지 말아라. 백이면 백 모두 정신 털리고 돈 털려서 식당을 접게 된다. 

손님과 식당 사장은 평행선이다. 
아무리 휘어서 만나려고 해도 만나지 않는다. 아니 만나면 안 된다.
그것은 사장 입장에서는 장사가 아니라 봉사활동이고 
손님 입장에서는 구매가 아니라 눈뜨고 코베이는 일이다.

Photo by Sam Poullain on Unsplash


음식점을 계획하는 사람은 최대한 그 차이를 줄여서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어야지 고객을 욕하는 입장에서 있으면 절대 안 된다.

아마 내 이야기가 끝이 나면 나는 음식점 창업을 홍보하는 역할이 아니라 도시락 싸들고 말리는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부의 추월차선, 부의 파이프!! 다 좋다!! 하지만 행동하기 전에 한 템포 쉬면서 생각해 보자. 


사람은 모두 이기적이고 나 또한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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