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맘의 식당창업일기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한다.
오죽하면 새로 나온 물건을 남보다 먼저 사는 얼리어답터라는 단어가 생길까.
음식점 또한 비슷하다.
출퇴근 길에 오픈을 준비하는 공사를 보고 있으면 "저 가게는 언제 오픈할까?" 라고 궁금해하다가
오픈한것 같으면 우선 순위로 방문 하는 것이 고객의 즐거움 중 하나다.
하지만 그 방문은 다른 새로운 식당이 생기면 계속 바뀌곤 한다.
한번 방문한 식당이 정말 맛있거나, 다른 곳에서 못 먹는 음식이 있거나, 가성비가 좋거나, 주차난이 심각한 동네에서 주차장 이용이 쉽거나 등등 무엇인가 특출난 장점이 있지 않으면 고객은 한번 방문 한 후 찾지 않는다.
남편은 음식의 얼리어답터였는데, 새로운 식당이 생기거나 유행이 시작되면 방문하고 싶어 노래를 부르다가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나올때는 항상 돈이 아깝다며 두번 다시 가지 않은 식당이 대부분이다.
입맛이 까다로워서라기보다는 요리를 하는 사람이라 항상 "내가 하면 저것보다 낫겠다."를 입에 달고 다녔다.
솔직히 식당음식은 거기서 거기다.
하지만 오픈을 했을 때 오픈 빨을 받으면 사람들은 "내 음식이 좋구나!" 라고 생각한다.
정말 바보같은 생각이다. 손님이 팁을 주고 주방장과 악수를 하고 박수를 치면서 나가지 않는 이상 한끼를 먹기 위해 어쩌다 온 손님 들이다.
문제는 사람은 기분에 따라 행동을 하는것이다.
내 경우에 대해서 말을 하자면, 난 정말 바보 같았다. 첫 회사에 10년을 다녔으니 세상물정을 고등학생 보다 모를정도 였다. 회사 일에만 파묻혀 있고 내가 가는 곳, 만나는 사람에만 익숙해져있었고 더군다나 아이가 있는 삶이 7년이라... 세상 물정을 알지 못하는게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내 사업을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신이 났다.
한명도 안올 것 같은 손님도 마구 들어오고 음식 맛도 칭찬을 받으니 더욱 신이 났다.
그래서 한팀이라도 더 받고 싶은 욕심과 멋진 장소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 250만원짜리 테이블을 제작하였고 테라스 공사를 조금 더 해서 거의 800만원을 썼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멍청한 일이었다.
테라스는 딱 1년에 2달 저녁밖에 사용을 못하는 것을 몰랐다. 7월 말 테라스의 온도는 40도가 넘고 800만원을 주고 식물도 키우지 못하는 더운 온실 하나를 마련한 셈이다. 250만원 짜리 테이블은 손을 데면 화상을 입을 만큼 뜨겁다. 그곳에 보관하였던 배달 용기 뚜껑은 너무 뜨거워서 녹았다. 신중하지 않은 선택이었다.
또하나 잘못 한것은 신나는 마음에 직원들 월급을 올려주었다.
처음에 260만원을 받기로 하고 들어온 직원에게 나의 회사원 시절이 떠올라 +20만원을 더 주기로 했다. 오픈빨이라 매출이 잘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채.... 한번 월급이 오른 직원은 내리기 어렵다.
만약 월급을 다시 260만원으로 하자고 하면 왠지 모를 박탈감에 떠날것이다. 원래 260만원이었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다른 곳도 260만원을 주는 곳도 많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지도 못한채 화가나서 떠난다.
추가로 돈을 많이 썼다. 가족에게는 용돈을 남발했다. 동생들이 방문 했을때 마치 부자의 길을 걷는 것 마냥 용돈을 쥐어주었고 부모님은 비싼 식당으로 모시고 갔다. 후폭풍을 전혀 모른채 매출이 들어오는 것이 다 내돈인 것 같았다. 첫달 금액 마감도 해보지 않고 경거망동했다.
오픈빨 한달이 지나고,
주위에 새로운 음식점이 생긴 후 새로운 음식점 오픈빨에 손님이 몰리는 것을 묵묵히 지켜봐야했다.
그 다음달에는 전달 오픈한 식당 주인과 다른 새로 개업한 매장에 손님이 몰리는 것을 함께 지켜보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 나를 발견하면 참 웃기고 슬프다.
만약 지금 오픈 첫달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햇볕이 오는 곳에 창고를 만들 생각을 전혀 안했을 것이고,
테라스는 천막을 치고 인조 잔디만 깔았을 것이다. 아마 인테리어 비용 100만원도 안나오게 인테리어를 했을 것이고 저렴한 테이블과 의자를 가져다 놓았을 것이다. 돈은 더 아꼈을 것이고, 직원의 월급은 260만원 그대로 였을것이다. 한명당 20만원 * 3명이면 60만원이다. 차라리 한명의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더 뽑아서 업무를 시키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었을 것 같다.
모든게 잘 될 것 같은 오픈 첫달, 제발 경거망동하지 말고 초심을 잃지 말아라.
천천히 정확하게 두들겨보고 움직여라. 지금은 기다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