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맘의 식당창업일기
식당을 시작할 때 처음부터 나는 직접 일을 하는 것이 아닌 발주, 광고, 매출, 매입, 인원 관리 정도로만 일을 하고 남편이 주방을 도맡아 하기로 했었다. 아무래도 5살, 7살 아이가 있는 가정이고 코로나 시기에 기침 한 번만 해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못 보내는 시기라 시간에 여유 있는 육아를 하고자 결심했고 또한 나름 파이 어족이라고 생각하여 쉽지는 않지만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하였다.
하지만 여유 있게 인간답게 일을 하려고 차린 식당은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직장보다 치열한 살얼음판이었기에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세상을 관찰해야만 했다.
그래서 주방에 일할 인원 한 명을 배치하고 남편이 주 2일만 일하러 나가고 조금 쉬어가기로 했다.
갑자기 3개월 만에 남편이 꿈에 그리던 오토매장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오토매장의 운영은 금전적, 정신적으로 더욱 어려워졌다.
창업을 하기 전에 회사를 다니면서 오토매장을 운영한다던 책을 몇 개를 봤는데 직원들에게 잘해주라고만 쓰여있었다. 하지만 인간관계는 교과서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몰랐다.
오토매장에 대해 생각하는 창업자들을 위해 우리가 경험해본 오토매장의 단점을 알려주려고 한다.
장점은 딱 하나다. 내 시간이 많아진다. 다른 말로 방황하고 지출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하지만 단점은 정말 많다.
첫째, 순수익이 줄어든다.
한 명의 인건비가 추가가 되니 당연히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덕분에 일요일 휴무를 오픈으로 변경할 수 있었지만 그만큼 재료비, 아르바이트 고용비, 전기세, 수도세 등이 발생한다. 수익 때문에 부부가 함께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는 식당이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우리가 최고라고 생각하던 돈의 흐름이 약해진다.
둘째, 사람은 통제하는 사람이 없으면 일을 하고 싶지 않아 한다.
나 또한 회사에서 팀장이 없으면 그날은 널널하게 지냈던 것을 깜박했었다. 직원들은 틈만 나면 핸드폰을 했고 빨리 집에 가고 싶어서 퇴근 10분 전에 식당을 나서곤 했다. 청소상태도 불량이고 손님이 없으면 일을 하지 않는다. 그에 대해 주의를 주면 알았다고 하지만 3일 후면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본인 매장이 아닌 이상 직원들에게 식당은 월급을 받는 남의 일일뿐이다. 우리가 망하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되는 사람들이다. 직원이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는 그런 교육을 받고 성장했다. 우린 똑같았다.
셋째, 재고관리가 잘 안된다.
쌓여있는 재고를 확인 안 하고 또 시키기도 하고 아침에 당일 쓸 생선이 없다는 이야기도 한다. 그에 대해 화를 내면 핑계만 늘어놓는다. 뒤처리는 다 내 몫이다. 일이 바빠서 재고에 신경을 못썼다면 이해를 할 수도 있겠지만, 전 날 매출은 최저였는데 하루 종일 핸드폰만 하고 있었다는 소리다. 아침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친 듯이 집을 나서야 한 적이 몇 번 있었다.
넷째, 가계 지출이 많아진다.
오토매장을 돌리면 당연히 우리 부부는 집에서 마주 보고 있다. 꿈? 목표? 이런 것이 없기에 해야 될게 뭔지도 모르겠다. 집에 있으면 게을러져서 밥도 사 먹고 저녁엔 무료함에 술도 마시게 된다. 집에만 있기 갑갑하니 커피라도 나가서 마셔야 하고 평일에 저렴하다고 여행도 가게 된다. 오토매장이라 순수익도 적은데 가계지출은 오히려 늘고 있으니, 일하는 것이 돈을 아끼는 것이란 걸 다시 한번 실감하였다. 우리가 결혼 후 8년 동안 돈을 모을 수 있던 이유는 남편은 주 5.5일 제고 나는 통근버스 있으면서 밥 세끼 주고 편의점 먼 공단(공장단지)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다섯째, CCTV를 자꾸 보게 된다.
왜 내가 처음부터 CCTV를 설치를 했는지 후회되는 부분이다. 이것이 핸드폰과 접목이 되니 인터넷을 들어가듯 CCTV를 보게 된다. 손님이 안 오면 기분이 나빠지고 손님이 오면 그제서야 안정이 된다. 조울증 걸린 환자처럼 손님의 유무에 따라 기분이 달라진다. 이것은 내가 이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CCTV의 노예가 된 것 같다. 왜 홍보하는 것에 혹해서 CCTV를 달았는지.... 후회가 막심하지만 혹시나 하는 두려움과 불안감 때문에 앱을 지우지도 못한다.
마지막으로 또다시 고민이 시작되었다.
식당은 남편의 버킷리스트에 있는 것 중 하나였다. 퇴직 후 조그마한 식당을 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전쟁터에서 외로이 혼자 생존을 위해 견뎌야 하는 제로섬 게임인지는 몰랐다. 희망을 심어주는 수많은 식당 창업 책들을 찢어버릴 정도로 화가 나기도 했었다. 특히 오토매장으로 돌릴 수 있다고 희망을 심어주는 창업책을 다시 보니 어쩜 이렇게 현실과는 다른 유토피아적인 소설인지...... 직원에게 잘해주면 스스로 알아서 일한다고?? 잘해줬더니 핸드폰만 하고 본인이 잘나서 일하는 것처럼 마음대로 한다.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은 이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대부분의 책이 본인 프랜차이즈 홍보인데 그것도 모르고 뛰어든 내가 바보였다.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지? 무엇을 하고 나머지 30년을 채워야 하는지,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는지, 또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오토 매장을 시작할 때 순수익에 대해 10%도 안 남는다고 직원에게 말을 했더니, 식당 운영이 나보다 선배인 우리 직원은 웃으며 "한 곳에서 200만 원 정도 나오고 그래서 몇 개씩 돌리시는 거 같아요"라고 말을 했다. 식당 오토매장을 꿈꾸는 당신은 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견디고 200만 원을 벌어가는 것을 꿈꾸는 것이 맞는가? 어디에나 스트레스는 있지만 내 생각엔 차라리 내 몸을 써서 일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