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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Oct 05. 2021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주식을 권하지 않는다.

아마 나의 식당 창업 스토리를 처음부터 읽어 봤다면 나에게 자영업을 탐험할 수 있었던 원천은 주식이었다는 것을 알 것이다. 주식으로 회사원을 탈출했음에도 불가하고 나는 지인에게 주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소중한 지인에게는 더더욱 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나도 입이 간질간질하여 남들에게 자랑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 읽은 책들이 사람의 질투가 가장 무섭다는 것에 대한 것이라 입을 다물고 있었는데 
2년을 겪어보니 주식은 정신병자를 양성하고 한 가정을 파탄 낼 수 있는 무서운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Photo by Yiorgos Ntrahas on Unsplash


오늘은 내가 생각하는 주식이 무서운 이유를 몇 가지 말해보려고 한다.


1.  노동의 종말 - 잘못하면 노동에 대한 가치를 잃어버린다.
어려서부터 교육을 잘 받은 건지 못 받은 건지 집안일을 하면 용돈을 주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설거지 한 번에 100원, 청소 한 번에 500원, 빨래 개는데 100원... 이런 식으로 내 노동력에 대한 대가를 받으면서 자라왔다. 돈이 적고 힘든 일이 있다면 내 노동력을 소비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렇게 노동을 통해 다른 것을 배우고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 어린 노동자로 자랐기 때문에 돈 = 노동력이라고 생각을 했다. 주식을 시작하니 한 달 월급은 우스웠다. 일을 안 해도 하루에 몇백만 원씩 오르락내리락하는 주식의 돈들은 아파도 참고 더러워도 참고 돈을 벌기 위해서만 일했던 내 직업을 무가치하게 만들었다. 

2. 주식은 예측 불가능하다.
주식의 차트를 읽는 주식 리딩방에 있다면 빨리 나와라.
주식이는 사람이든 과거는 읽을 수 있지만 미래는 읽을 수 없다.
갑자기 카카오 주식이 하루 만에 5% 떨어졌다면 우리는 '카카오 주식'이라고 치고 여러 가지 해석해 놓은 소설들을 읽게 된다. 주식이 많이 올라서 조정이 왔다느니, 중국의 헝다 때문이라느니, 테이퍼링 이슈라느니 해석은 제각각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일 5% 오른다거나 내일 2% 떨어질 것이라고 하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못한다. 다행인 것은 그 회사가 만들고 있는 물건이나 내세우는 비전이 있으니 장기적으로는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는 예측은 할 수 있지만 정확한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내가 오늘 어찌 될지도 모르는데 과거에서는 절대 미래를 볼 수 없다.

3. 사람의 욕심은 상상을 초월한다.
주식을 하기 전엔 내 욕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똑같은 월급에만 의지하던 삶이라 더 버는 것보다 내 주어진 밥그릇을 뺏기지 않으려고 으르렁 대기만 했는데 주식을 하고 난 후에는 자꾸 더 많이 벌고 싶어지고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진다.
초등학생 때는 애인이 기념일에 컵 떡볶이 만 사줘도 고마웠는데 중학생 때는 치즈 라볶이, 고등학생 때는 아웃백, 20살 초반에는 캐주얼 레스토랑, 20대 중반 이후에는 호텔 레스토랑이 되는 것처럼 사람의 돈 욕심은 대단하다. 하루 10만 원만 벌었으면 좋겠다던 사람이 하루 30만 원이 되고 또다시 50만 원이 되고 100만 원이 된다. 1억을 주식에 넣어 놓으면 내 자금의 등락 폭은 하루 몇천만 원까지 될 수 있으니 하루 10만 원만 벌고 싶다는 생각이 주식을 시작하면 싹 사라진다. 아마 도박과 동일한 효과일 것이다.
"아~ 천만 원만 있었으면 1억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다. 

Photo by fikry anshor on Unsplash

4. 우리 주위에는 물고기를 파는 사람(Selfish)만 있다.
나는 NEWS와 미디어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의 질투, 이기심, 불안감을 자극해 멍청하고 불안한 양 떼로 만든다. 뉴스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불안감을 자극 당하여 아이에게 고액 과외를 시키는 것처럼 우리는 몰라도 되는 사실들을 뉴스를 통해서 보고 욕구를 자극당한다.  
 7월에 증권사 지점장이 전화가 왔다. "4분기에 테이퍼링이슈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가가 많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 현금을 확보해 놓으시고 적정선을 마음에 준비하시고 떨어질 때 매수를 하시는 게 좋으실 거 같습니다. 머 투자는 사모님께서 하는 거지만요" 그래서 팔랑대는 귀로 소량의 주식을 빼서 현금화하였다.  근데 추석 때 즈음, 다시 지점장이 추석인사 차 연락이 왔는데 2개월 전에 나에게 전화를 했던 내용을 기억 못 해서 그런지 내가 기억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건지 나를 떠본 건지 이런 말을 했다. 
" 사모님, 지금 현금으로 빼놓으신 게 있는데, 메타버스 ETF 상품 추천드립니다. 현금만 가지고 계시면 돈이 일을 하지 않죠!" 전화를 끊고.... 욕이 나왔다. 



악!!!!!!!!!! 이런 미*!!!!!!!!!!!!!!!!!


알고 있던 사실에 눈뜨고 당했다! 지점장이 전화 온 적은 처음이라... 조금의 신뢰감을 가졌는데, 역시나 증권회사는 내가 사고팔아야 이익을 얻으니 나에게 약을 팔려던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고 그는 성공했다.

나는 주식에서 돈을 벌었다. 하지만 주식을 절대 권하지 않는다. 
우리는 노동에서 삶의 가치를 찾으라고 어린 시절에 배웠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직장인이면 다 알듯이 뭔가 잘못되었고 우리가 하고 있는 노동 속에서 '나'는 없다.
과연 의사, 변호사, 판사, 요리사, 누가 노동 속에서 '나'라는 존재를 발견하고 살아가고 있을까? 
분업화로 쪼개진 일만 하는 현실에서는 부품으로써의 노동자만 존재한다.
노동자로서의 삶을 유지해야 하는 명분은 '돈'이라는 생존을 위해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수단 확보를 위해서이다. 그 '돈'이라는 부분이 채워졌을 때  다시 한번 '나'라는 존재를 찾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는데.... 
내 경우는 안타깝게도 아무도 이끌어주는 이 없이 홀로 철학에 잠식이 되고, 페르소나(가면) 이면에 있는 본능의 민낯을 마주했다. 살아야 하는 이유가 아닌 살지 않아도 되는 이유들을 발견하고 있다.

Photo by Simon Zhu on Unsplash


잘못하면 우물에서 나와 길을 잃어 말라죽은 개구리처럼 자살로 이어진다.


월급을 모아서 가고 싶은 호텔로 호캉스를 가는 것... 
보너스가 나와서 사고 싶은 가방을 사는 것...
어리석어 보일 수 있지만 그냥 그렇게 살길 바란다.

내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를 생각해 보면 가기 싫던 회사에 주 5일 근무하면서 동료들과 커피 한잔하며 수다를 떨고 주말에 가족들과 어디 갈지 계획을 세우던 그때가 아니었나 싶다. 

주식을 하면 오늘 천만 원이 올라도 기쁘지 않다. 내일은 이천만 원이 떨어질 수 있기에...
그럼 오늘 천만 원이 올랐을 때 빼면 된다는 주린이 같은 이야기하지 말아라. 
내일 또 천만 원 오를까 봐 빼지 못하는 게 주식이다. 
금액은 숫자일 뿐,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늘 백만 원 올랐는데 다른 주식은 천만 원이 올랐으면 화가 나는 게 주식이다.
멘탈 관리? 당신이 회사원이었다면 멘탈 관리가 힘들 것이다.



왜 자꾸 미디어에서는 주식에 대해 떠들기만 하지??


나는 이렇게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왜 주식의 좋은 점과 부자 된 이야기만 하는지...

아마 다른이들의 피로 얼룩진 실패 비용이 필요해서 일까? 


제발 주식은 없어도 되는 돈으로만 하고 욕심으로 나를 잃지 말자.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한 번도 배우지 못했고 느껴보지도 못했다.

나의 주식 관리?? 나는 주식 어플을 지웠다.

쳇바퀴 돌며 쉬웠던 인생이 차츰 어려워진다.

아마 나의 생각은 계속 변할 것이다.

Photo by Daniel Cheung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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