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직원 구인 2개월째, 당일치기만 온다.

똘맘의 식당창업일기

by 똘맘
jen-theodore-5UeasJVXLjA-unsplash (1).jpg Photo by Jen Theodore on Unsplash

주방 직원이 그만둔 후 구인광고를 시작했다.

코로나로 인해 망한 식당이 많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기에 지원자가 많을 것이라는 것을 기대했지만 생각과 다르게 연락 오는 사람들이 없었다.

교통 편이 불편해서 그런가?
월급이 적어서 그런가?
고민하는 도중 두 명의 지원자가 연락이 왔다.

첫 번째 지원자는 요리 관련 학교를 갓 졸업하고 구직 중인 사람이었다.
자신의 꿈이 스타 쉐프가 되는 것이라며 요리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를 하던 사람이었는데 일에 투입하니 요리 센스도 없고 행동도 굼떴다.
다음날 새벽, 문자 한 통이 남겨져 있었다.
자신과는 안 맞는 일 같다고 하며 계좌번호를 남기고 하루 일당을 달라고 했다.

두 번째는 제약 회사 생산직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찜 갈비 집에서 일하던 사람이었다.
회사를 다녔다는 사실이 조금 걸리기는 하나 다른 곳에서 일한 경력이 있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찬 사람이라 고용을 했다.
하지만 반일 만에 그만두었고 계좌번호를 전달했다.
알고 보니 찜 갈비 집에서는 이모들이 일들 대부분 하여 옮기고 홀 서빙 도와주는 일만 했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면접을 본 사람들은 몇 명 있었지만 기본이 안 되어있는 사람들을 억지로 쓰며 식당의 분위기를 흐리고 싶지 않아 구인만 계속했다.

회사를 다닐 때에는 인원이 빠지면 알아서 보충되니 구인이 이렇게 힘든지 몰랐었다.
식당은 면접 자들이 회사의 기준을 삼기엔 기준 미달이었다.
면접 시간 보다 늦는 것은 기본이고 면접을 보러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오는 사람,
면접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
요리를 해야 하는 몸인데 담배 냄새가 심한 사람 등 내 기준에 못 미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가 이해심 없는 꼰대여서 그런 건지 그 사람들이 잘못된 것인지는 몰라도 함께 일을 해야 하니
나의 기준에 맞추어 구인해야 했다.
만약 사람이 급하다고 나의 스타일과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면 많은 부분이 힘들어지니
기본을 정하여 구인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구인은 계속되었다.

dan-rooney-qm6yxe7SjWg-unsplash.jpg Photo by Dan Rooney on Unsplash

식당을 하면서 일할 사람들을 만나면서 몸으로 느끼는 것이 사람들은 돈은 벌고 싶지만 일을 하고 싶지 않아 한다. 다른 사람의 눈치도 보기 꺼려 하고 본인만 옳다고 생각한다.


“똥은 회사에서 싸야 한다."라는 말처럼 회사에 있는 시간을 어떻게든 일을 안 하고 보내려고 한다.

생각해 보면 나도 그런 회사원 중에 하나였다.
회사에서 가계부 정리하고 주말여행 계획 짜고 인터넷 쇼핑하는 것이 당연했다.
내가 나쁘다고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았다.
옆에 직원도 대리도 과장도 팀장도 모두 같은 짓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당당하게 월급을 올려달라고 하며 내가 마치 대단한 사람인 양 멍청하게 굴었다.

하지만 공급자인 사장 입장에서 보면 환장할 노릇이다.
급격한 산업화에 대한 부작용인지 물질만능주의를 찬양하는 우리들에 대한 벌인지 우리 사회는 급격하게 사람이 필요하지 않는 사회로 변해가는 중이다.

하루 동안 와서 일을 알려주면 알겠다고 고개만 끄덕이다 다음날 계좌 번호 보내는 직원, 정말 흔하다.
또 프랜차이즈에서 일해본 면접자들은 소스를 뜯어 데우면 되는 일인지 알았다며 발길을 돌린다.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여 기계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찾아야 할 텐데 편한 일만 쫓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3년 전 나를 보는 듯했다.

회사에서 면접을 볼 때에는 토익 900, 학점 3.0 이상들이 지원을 하기 때문에 느끼지 못했지만 (회사 다닐 때는 왜 필요 없는 토익 점수를 보나 했는데, 토익 900을 위해서 얼마나 성실하게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다.)
식당에서 면접을 보니 새로운 세계였다.


자신의 미래보다는 편안함과 돈만 생각하는 다음 세대 일꾼들.
그런 사람들 대신 무인으로 장사하려는 사장들.

과연 20년 후는 어떤 모습일까?

andrea-de-santis-zwd435-ewb4-unsplash.jpg Photo by Andrea De Santis on Unsplash


keyword
이전 25화'난 이 일을 하러 온 게 아니다'는 알바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