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와 앙리마티스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화가라고 불리는 앙리마티스의 작품은 아마 현대인들이 카페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그림들일 것이다. 파란색 색종이를 오려 붙여 완성한 작품들 말이다. 그리고 연필과 붓펜으로 데셍을 한 듯한 추상화적인 얼굴 그림도 있다. 인상파에 대한 애정에 비해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은 다소 떨어지는 1인으로서 앙리마티스를 소재로 글을 쓴다는 것이 흔한 결정이 아니었다.
어제 오늘 읽었던 미술, 음악 책에 연달아 앙리마티스가 등장했다. 정우철 작가의 <화가가 사랑한 바다>에서는 앙리마티스가 휴식처로 내가 사랑했던 프랑스 니스를 선택했다는 글을 보았고 김민주 작가의 <재즈의 계절>에서는 앙리마티스가 재즈를 자신의 작품에 녹였다는 내용을 보았다. 내가 사랑하는 니스와 재즈를 사랑한 화가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앙리마티스를 입문할 때 가장 인상적인 단어는 야수파일 것이다. 야수파란 20세기 초 모더니즘 예술에서 잠시 나타났던 사조다. 강렬한 표현과 색을 선호했다. 과감한 붓질과 원색 처리가 기법상의 특징이다. 처음 마티스가 공동 전시회를 열 때 비평가들은 전시된 그림들을 좋게 보지 않았고 비꼬는 표현으로 '야수'라는 단어를 썼다. 야만적 주제와 야만적 색채에 대한 비판은 관람자들 사이에서도 이어졌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의 이런 강렬한 기법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야수'의 경멸적인 뉘앙스는 줄어들고 하나의 미술사조, '야수주의'로 남은 것이다.
야수파의 핵심은 '색채 표현'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색채의 해방'이다. 색채로 작품을 마음껏 표현한다는 뜻이다. 야수파는 색채로 인간의 심리와 감정을 표현하고 물체가 지닌 고유한 색채에서 해방되어 무한한 자유를 얻게했다. 앙리마티스의 강렬하고 개성넘치는 색채표현의 배경에는 니스가 있다. 니스라는 도시의 색채에 매료되었던 앙리마티스는 그곳의 색채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색채라고 말이다. 나는 이 말에 너무나도 공감한다.
니스는 아주 오래된 옛 건물들을 고스란히 보존시켜 놓은 도시이기도 한데 옛 건물들을 보면 예술가들이 일부러 칠해놓은 듯한 형형색색의 물감들같다. 여기에 남프랑스의 뜨거운 햇살은 형형색색의 흩뿌려진 색채를 더욱 빛나게 만든다. 예술가들이 영감을 받기에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곳이다. 나 또한 니스를 여행한 후 언젠가 2년전도 이곳에 살며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다.
앙리마티스의 작품에서 뿜어져 나오는 대담한 에너지와 그가 사랑했던 니스의 눈부신 색채가 7월의 뜨거움을 아름답게 느껴지게 하는 날이다.
#앙리마티스#현대미술#이카루스#야수파#미술#그림#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