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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앤킴 Sep 03. 2022

정말 이게 뭐냐?! 엉망진창 대작전

영화 - 서울대작전

< 서울대작전. 유아인, 문소리 주연. 2022년 한국, 장르 모호 >


 이번 주말의 미션 중 하나가 넷플릭스 오리지널작인 서울대작전을 보는 것이었다.


 88 서울 올림픽 기간 동안 VIP 불법 자금 세탁하는 범죄를 추적하는 내용이다.

 첫 장면 사우디 해외 로케를 보며 영화의 스케일이 엄청 클 것 같아서 흥분할 뻔했다.

유아인의 카레이싱 실력을 보며 대작을 위해 유아인이 저런 기술까지 배운 것인지, 대역을 쓴 것인지에 관해 생각하며 영화를 보는데, 갑자기 사우디에서 1988년 대한민국으로 바뀐다. 사우디 해외 로케는 왜 간 거지? '뭔가 뒤에 나올 내용들이랑 연결되나 보다' 라며 서울의 옛 모습을 보았다.

'응답하라 시리즈' 스러운 분위기를 보며 복고풍 시나리오를 맛깔나게 살렸을 것이란 기대에 슬슬 시동을 걸었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하나 둘 등장한다. 오호 대박! <오징어 게임> 정도는 아니겠지만 뭔가 있나 싶었다.


 1988년 대한민국의 가장 역사적 행사인 88 서울 올림픽, 복고풍의 의상, 그 시절 대중음악, 박물관을 연상케 하는 클래식한 차들, 내가 좋아하는 냉면집이 위치한 충무로의 인쇄소 골목길의 자동차 경주 씬...

무엇보다 화려한 라인업, 그들의 열연...

특히, 박하사탕의 여주인공이었던 문소리 배우님의 지나치게 넘치는 명품 연기...

2시간 넘는 나의 시간과 주말을 설레며 기다린 그 마음...

아무 사전 지식 없이 함부로 기대한 나의 헛된 바람...

 하아, 허무하다!


 내가 영화를 좋아하고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고 해서 예술 영화를 바랐던 것은 아니다. 상업영화를 B급이라고 폄하할 정도로 영화에 뭔가 일가견이 있는 사람도 아니다. 난 단지 영화를 좋아하는 보통의 사람이고, 주말에 영화 한 편을 위해 주중 직장 생활을 버틸 때도 있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영화를 즐기며 영화를 만든 많은 이들의 노고에 감사할 줄 안다.

난 단지 이 영화를 조금 기대한 것뿐이다.

그게 뭐 그리 큰 바람이고 잘못이었단 말인가?


 솔직히 할 말이 별로 없다. 뭘 기록해야 할지 모르겠다 해놓고 하소연을 하고 있나 보다.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찾아보았다. 7개의 작품은 다 모르는 작품인데도 평점이 8점대로 높은 것도 있었다. 물론, 내가 실망했다고 해서 남들도 다 그럴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가 참여한 작품 중에 <요가학원>이란 작품은 2점대의 평점을 받았길래 관람평 몇 개를 읽어보게 되었다. 악플조차 내뱉기가 아까운 듯한 내용도 있었고, 성심을 다해 감독의 마음이 덜 다치게 뭔가 감정을 참아가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한 관람평도 있었다. 어쩌면 영화보다 이 평점이 재미있을 줄 모른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혹시나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평점이 궁금해질 수도 있으나, <서울대작전>의 평점은 각자 맞춰보라는 의미에서 여기에 적어두지 않겠다.


 출연 배우들은 넷플릭스를 믿고 출연을 결심했겠지? 다른 캐스팅 배우들을 보면서 본인의 출연도 뿌듯했겠지? <오징어게임> 못지않은 작품이 될 수도 있을 거라 기대했겠지?

열연한 그들에게 그저 진심으로 고마울 뿐이다.


 난 이 영화의 장르를 모르겠다. 처음엔 액션인가? 복고풍 드라마인가? 갑자기 정치자금 얘기와 검사가 나와서 정치물인가? 양아치들의 말장난과 우정을 보여주는 코미디인가? 모든 것을 버무린 복합적 장르인가?

 난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다. 뭐가 뭔지?!


 아무튼, 많은 투자를 받아서 만든 작품일 텐데...라는 걱정도 했다. 아직 개봉한 지 얼마 안 되었으니, 투자사들은 조금 더 손익분기점을 기다려본 후 다음 투자에 신중을 기하라는 오지랖까지 부려보는 묘미를 남긴 영화다.


 기대를 조금만 했다고 해놓고서는 기대가 너무 컸나 보다.

실망한 감상평을 굳이 기록하나 싶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2시간 넘게 영화를 본 나의 생각이다. 그야말로 개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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