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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이 Oct 19. 2021

한우다 한우~~

여자 넷이 작정하고 먹으면?

한우(Korean native cattle, 韓牛)

- 한국 고유의 소 품종


오늘은 한우를 먹는 날이다.

네 명의 모임 구성원 모두의 생일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며칠 차이 지지도 않게 9월이라 서로 축하인사만 전하다 코로나 시국으로 얼굴 본지도 너무 오래되어 점심을 함께 하기로 했다.


파티다 파티~

뭘 할까 어딜 갈까?

우리 좀 흥분한 거 같은데...

기껏해야 아이들 등원시키고 이후 일정에 맞춰 2시에는 헤어져야 해 ㅡㅡ.

애들만 나가면 뒤집어진 집안은 내버려 두고 나오는 거야. 10시에 모여~


가족단위로 꽤 이루어지던 모임이라 월 회비를 모아 충당하곤 했는데 코로나로 만나질 못하니 고스란히 쌓인 돈이 오호라 목돈이다.


우리 한우 먹자~


10시엔 식당이 오픈도 안 하는 시간이라 먼저 커피를 마시며 수다가 한 보따리다. 오랜만에 모였으니 아이들 얘기부터 가정사 변화라든지 건강문제에서 부동산에 주식에 정치 얘기, 연예인 얘기까지 주제가 끝도 없다.


이 와중에 어플을 이용한 커피 주문 방법도 배웠어. 무료쿠폰도 주더라. 나 뭔가 알뜰하고 젊어진 거 같은 기분인데, 훗~ 역시 집에만 있으면 발전이 없지. 우리 조심히 좀 더 자주 만나도록 할까?


슬슬 배가 고파져 식당으로 자리를 이동하고 판이 시작되었다.


특수부위와 갈빗살로 시작해볼까.

한우를 시키니 사장님이 뭔가 더 친절하신 거 같아.

역시 갈빗살이 맛있네.

더 시켜 더 시켜~

뭐가 이렇게 자유롭지?

고기를 이리 맛있게 먹어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어

자꾸 들어가는데 우리 더 시킬까?

먹어 먹어

우리 오늘 생각 없이 먹는 날이야


자꾸 시키니 아주머니도 놀라신다. 저희가 오늘 작정한 날이에요 무안스레 변명(?)을 하고 계속 먹었다.


이제 더 이상 못 먹어

우리 아직 수다가 남았어

애데릴라 마감시간까지 한 시간이 있네?

또 가자 커피숍~


총무를 맡은 이가 계산을 하는 동안 밖에서 기다리는데 갑자기 괴성이 들린다.


우리 얼마어치 먹은 줄 알아?

328,000원~

헉!

아이고야~~


돈 생각 없이 배가 차도록 먹고픈데로 먹으니 우리 넷이 점심 한 끼에 저 금액이 써지는구나. 회비이긴 해도 내 돈 내산 식사비 중 제일 비싼 축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지만,


오늘의 한우 너무 만족스러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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