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두부 탕후루 7개

순두부처럼 무르지만 탕후루처럼 단단한 우울증 환자의 우울 극복 레시피

by 김희주
괜찮은 게 아니라 익숙한 것일지도 모른다.

정신적 고통을 너무 오랜 시간 겪다 보면 마치 신체적 장애처럼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사는 법을 익히게 되기 때문에 내가 괜찮은 것처럼 여기게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주위 사람들에게 병을 숨기고 치료를 거부하는 친구가 있다. 그녀는 "나만 괜찮으면 괜찮은 거 아니야?" "참고 살 수 있다면 혹시 내가 환자가 아닌 건 아닐까?"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오래전 중증의 우울증 판정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나는 그녀의 얘기를 듣고 한참을 생각에 잠겨있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괜찮냐는 사람들의 걱정 어린 질문에 괜찮다고 대답하는 것이 습관이 된 나머지 '남들도 이 정도는 참고 살지 않을까?' '약을 먹고 치료받아야 할 병까지는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나 자신조차 속이며 첫 번째 치료 이후 완치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던 우울증을 감추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때의 나는 내가 괜찮은 줄 알았으나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그저 우울증에 익숙해져 있었을 뿐이었다.
아마 생각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혼란한 생각 속에 자신의 병을 방치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으면 좋겠다.

당신은 괜찮은 가요? 아니면 그저 익숙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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