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여름에게 손 흔든다
한여름 땡볕과 씨름하다
작은 어깨 가려주는 그늘에 감격했다.
도착하지 않는 소식 기다리다
창 두드리는 바람소리에도
화들짝 고개 들었다.
목마른 긴 시간과 줄다리기하다
금세 멈추고 만 여우비에도 환호했다.
시계 바늘 따라 돌아가는 원 안에서
치장한 말 주고받은 적 없다 해도
오랜 세월 걸어온 그 약속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은 결국
빨갛게 노랗게 물들기 위한
우리의 간절한 기도였음이라.
그렇게
또 한 마디를 긋고 가는
서천 여름에게 손 흔든다.
▲ 비구름이 밀려오고 있는 모습 © 한국농업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