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처럼 찾게 되는 게 있다면 단언컨대 ‘커피’라고 말할 것이다. 커피에 입문하게 된 건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만난 친구와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이다. 그 친구를 잘 몰랐을 땐 아메리카노만 찾는 친구가 고수처럼 보였다. 나중에야 제일 싼 커피가 아메리카노여서 어쩔 수 없이 마시게 되었다는 걸 알았다. 그게 습관이 되어 여윳돈이 있는 지금도 아메리카노를 유독 찾게 된다는 친구.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했던가. 쓰디쓴 아메리카노를 억지로 목구멍으로 넘기던 고등학생 티 못 벗던 새내기 대학생은 서른이 넘어서 커피 없인 단 하루도 못 사는 커피 의존증의 30대가 되어버렸다.
마침 카페인에 둔한 육체를 지녀 불면의 부작용도 없이 원하는 만큼, 어떨 땐 과하게 마시기도 한다. 편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목을 축이는 용도로, 불편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어색함을 숨기는 용도로 적재적소에 나름 잘 쓰이고 있다.
처음으로 고등학교 담임을 맡았을 땐 아이들과 1년 목표를 세우며 농담삼아 하루에 커피 3잔이라는 걸 내밀었고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인 한 명의 학생으로 인해 매일같이 “쌤, 오늘 커피 몇 잔 드셨어요?”라는 추궁을 들어야만 했다. 그 학생이나 나에게나 서로에게 하루에 한 번 말을 건넬 수 있는 좋은 핑곗거리가 되어주었다. 흡연자에겐 담배가, 애주가에겐 술이, 나에겐 커피가 끊을 수 없는 습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