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고난한 하루가 너무 길어 달력을 볼 때마다 한숨이 새어 나왔다.
한 카페 카운터에서 일력을 봤다. 큰 숫자 아래에 명언이 적혀 있건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찢긴 흔적만이 눈에 가득 찼다.
‘이거다!’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 서점에서 곧장 일력을 주문했다.
고난한 하루를 버텨낸 내게 그날의 숫자가 적힌 종이를 쫘악 찢어 한 손으로 구겨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련의 행위는, ‘잘 가라 망할 하루!’를 당당히 외치는 소리 없는 패자의 포효와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