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관계가 안 좋을 때 이 영화 함 보세요
개요: 코미디/ 미국/ 90분
개봉: 2006. 03. 30.
평점: 7.68
감독: 딘 패리소트
주연: 짐 캐리(딕 하퍼)/ 티아 레오니(제인 하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잘 나가던 기업의 홍보담당자 ‘딕’이, 어느 날 갑자기 회사가 파산을 하게 되면서 졸지에 실업자가 되었다가, 돈을 갖고 줄행랑을 친 회장에게 복수하는 내용입니다.
잘 나가는 IT기업의, 잘나가는 홍보담당자 ‘딕(짐캐리)은 어느 날, 회사에서 홍보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TV 경제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합니다.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마음이 들뜹니다. 한껏 행복감에 젖은 ‘딕’은 사랑하는 아내 ‘제인’에게 회사를 그만두라고 하면서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집 마당에 수영장도 만들고, 잔디도 까는 등 그동안 돈이 없어서 못했던 것들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자신의 꿈이 실현되는 바로 다음 날 갑작스런 불행이 닥칩니다. 딕이 부사장으로 승진한 그 회사가 갑자기 파산한 것입니다. 회장(알렉 볼드윈)은 이미 주식을 팔아 발을 뺀 상태입니다. 회장이 의도적으로 부도낸 것입니다.
주인공 ‘딕’은 자신의 모든 연금과 저축금을 회사의 주식으로 사 놨는데 그 조차도 종이조각이 돼 버렸습니다. 하루아침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주인공 딕과 제인은 눈 깜빡할 순간에 빚더미에 오르고 재취업은커녕 일용직도 구하기 힘들어집니다.
사람을 구하는 곳이 잘 없고, 혹시 있다고 해도 면접 장소에 길게 줄을 늘어선 사람들을 보자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마트에 취직해 일을 해보려고 했지만, 일한 지 하루 만에 쫓겨나게 되고, 인력시장에 나가 일자리를 구해보지만 오히려 불법체류 단속에 걸려 강제로 다른 나라로 추방되기도 합니다.
돈이 없어 집에 있는 가전제품을 다 팔고, 더 이상 팔 것도 없어지고 전기와 물도 끊기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걸 알게 된 딕과 그의 아내 제인은 먹고 살기 위해서는 한없이 뻔뻔해져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그래서 처음엔 강도로 분장하고 장난감 물총을 들고 강도 짓을 하기 시작합니다. 커피를 무전취식하고 가게에서 푼돈이나 털던 두 사람은 점점 간이 커지고, 훔치는 규모도 커져갑니다.
여기에서 딕의 아내 ‘제인’은 참 훌륭한 아내입니다. ‘딕’의 엉뚱하고 말도 안 되는 행동에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지 않고, 같이 동조해 주면서 즐겁게 일을 하는 모습이 참 감동적으로 와 닿습니다. 이 장면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이 영화를 찍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보통의 아내라면 남편이 실직하고 돈을 못 벌어오면 부부싸움을 하고 짜증을 내며 같이 못살겠다고 하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줄 텐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남편과 함께 또 다른 일을 도모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보입니다. 이런 아내와 사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딕의 행동들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상황 설정이 많지만, 웃음과 재미를 위해 도둑과 강도가 되어 부부가 도둑질을 하는 장면은 우리에게 웃음과 함께, 직장을 잃은 부부의 슬픈 현실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결국 딕과 제인은 오랜 시간 갈고 닦은 강도, 도둑질, 거짓말의 실력을 발휘해 부도덕한 사장을 잡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강제로 돈을 출현하게 해, 회사의 직원들에게 모두 연금으로 돌려주도록 만듭니다.
이 영화는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편안하게 웃으며 보면 좋을 코미디 영화입니다. 그러다가 간혹 마음에 씹히는 교훈 하나씩 건지면 참 좋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