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홍걸 Mar 16. 2022

꼭 알아야 할 스피치 3 - 건배사

이대감의 구호

꼭 알아야 할 스피치 3 – 건배사


이대감의 구호


 스피치에서 자기소개 다음으로 두려움에 떨게 하는 것이 '건배사'입니다. 직장에 다니면 회식자리가 많고, 회식을 하다 보면 필수적으로 따라다니는 것이 바로 '건배사'입니다.


 그런데 건배사 하기 싫어서 회식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십시오. 술자리에서 건배사 하라고 자기 순서가 점점 다가올 때, 입이 바짝 마르고 소변이 마려웠던 사람도 이젠 걱정하지 마십시오. 오늘 제가 드리는 말씀만 잘 기억하시면 평생 그런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건배사를 왜 하느냐며 짜증을 내는 사람이 있는데, 사실 건배사는 매우 중요합니다. 회식을 하는 자체가 음식을 함께 먹자는 의미 보다도,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화합, 단합을 하자는 의미가 더 큽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식사를 하고 나면 서로의 이야기도 들으며 상대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사 후의 짧은 시간에 다른 주제를 잡고 이야기를 하기 어려우니까, 건배사를 핑계로 1분~3분 정도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의미입니다. 이 시간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나의 존재감을 나타내고, 나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짧은 기회입니다. 


 그래서 무작정 피할 것이 아니라, 이 시간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짧은 시간에 나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재미있게 해서 사람들을 한바탕 웃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함께 즐겁게 유익한 시간을 보내자고 하는 의미이니까 거기에 맞춰 나름대로 준비를 하면 좋겠지요. 


 그럼 건배사를 어떻게 준비를 하면 되느냐? 이걸 제가 또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공식을 외워서 거기에 딱 대입시키면 언제 어디서나 아주 멋있게 건배사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건배사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건배사란, 회식이나 모임 자리에서 건배 제의자가 술잔을 든 뒤, 참석자 모두에게 덕담이나 인사말을 한 마디 한 뒤 함께 이 술을 마시자고 권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나오는 말들은 주로 건강과 행운을 비는 이야기가 많고, 단합을 하자거나 더욱 열심히 일해 목표를 달성하자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건배사 공식은 ‘이대감의 구호’입니다. 이대감이 구호를 외친다고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대감의 구호]


1) 이름

 역시나 이름을 먼저 말합니다. 이때 자신의 소속이나, 자신을 부각할 수 있는 수식어를 넣어서 말하면 더 좋습니다. 

 "총무부에 근무하는 김홍걸입니다"

 "핵심강사협회 회장 김홍걸입니다" 


 이때 날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면, 자신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는 것도 좋습니다.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특기와 장점, 업적을 갖고 있는지 등을 이야기하면 좋겠지요. 나에게 말을 할 기회가 왔을 때, 최대한 나를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2) 대단히 감사

 두 번째는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저에게 건배사 할 기회를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렇게 무조건 말하십시오. 그러면 아주 예의 바르고 겸손한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사실 남 앞에서 나를 드러내고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잘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나에게 주고, 모든 사람이 주목해 주는데 감사의 말 한마디는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속으로는 이 시간이 스트레스이고 고통스럽다 생각되어도, 사실은 이게 아주 귀한 시간이므로 이렇게 감사의 말을 해 주는 것이 예의입니다. 


3) 감사

 건배사를 할 기회 준 것 말고, 특별히 내가 감사할 것을 찾아서 이 시간에 감사의 말을 하면 좋습니다. 남 앞에 서서 말을 할 기회가 거의 없는데, 이런 귀한 시간에 누군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면, 그 사람은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그래서 감사할 사람을 미리 생각해 두었다가 구체적인 이유와 함께 이때 딱 말하면 되겠지요. 


  예를 들어 만약 내가 신입사원이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예전에 제 자신이 업무가 서투르고 적응이 안 돼 어리바리하고 있을 때, 저에게 박카스를 사 주시면서 힘을 내라고 해 주셨던 부장님의 따뜻한 손길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 시간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런 감사의 말을 하면 아주 멋있게 보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생각하려고 하면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감사할 거리를 적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다 이런 기회가 왔을 때 메모해 둔 걸 슬쩍 보고 이야기를 하면 좋겠죠. 


 감사할 사람이 여러 사람이라면 천천히 두세 사람까지 이야기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하면 지루할 수 있고, 감사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습니다. 많아도 세 사람 정도만 하고 다른 분들은 감사한 마음이 있으나 생략하겠다고 하면 됩니다. 


4) 의미

 다음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의미를 이야기합니다. 어떤 모임이든, 모임에는 반드시 이유와 목적이 있습니다. 모임은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나뉩니다. 단합의 목적이나 감사의 자리, 축하하는 자리 등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모임이 단합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모임의 목적을 그냥 말하면 됩니다. 


 "우리는 오늘 더욱더 단합 하자는 의미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단합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기를 살려주고, 사랑해 주고,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기를 살려주고, 사랑하고, 도와주자는 마음을 이 술잔에 담아 구호를 외치겠습니다"


 또는 따로 덕담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도 이 타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에 너무 긴 이야기나, 가르치는 이야기가 나와서는 안 됩니다. 사장님이나 팀장님의 경우 사람들이 자기에게 주목하고 있다 싶으면 ‘가르침’ 병이 나올 수 있습니다. 주의해야 합니다. 


5) 구호

 이제 마지막으로 술을 마시기 전 함께 구호를 외치고 함께 마시자는 의미로 각자 자신만의 구호를 만들어 선창을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 같이 잔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제 구호는 기사도입니다. 운을 띄워 주시기 바랍니다.”

“기” – “기를 살려주고”

“사” – “사랑하고”

“도” – “도와주자”

“제가 '기사도'하고 외치면 다 같이 '기사도' 하고 외쳐 주시고 손에 든 잔을 쭉 들이켜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하면 모두 '기사도' 하면서 힘차게 외치고 술을 마시게 됩니다. 이 구호에 대해서는 따로 한 번 이야기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재미있고 참신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제 건배사를 하라고 해도 겁내지 마시고, 아니 내가 먼저 나서서 ‘건배사 한 번 해도 되겠습니까?’ 하고 말씀하십시오. 그러고는 멋지게 건배사를 하시기 바랍니다. 건승하시길 빌면서 오늘의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꼭 알아야 할 스피치 2 - 소감말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