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지 못하면 사랑하기 어렵다
장르: 드라마, 덴마크
평점: 8.4
감독: 빌 어거스트
주연: 에스벤 스메드 옌센(페데르 안드레아스 시데니우스)/ 카트리네 그레이스-로젠탈
주인공 페데르는 덴마크 유틀란트에 있는 기독교 목사의 아들입니다. 그런데 목사님이 아주 보수적이고 강압적인 데다 폭력적이네요. 아들 페데르는 아버지의 그런 강압적 분위기를 만드는 아버지를 경멸하다 뺨을 얻어맞습니다. 더 때려 보라며 대들기도 하다 결국 아버지와 결별을 선언하고 공학 학교로 들어갑니다.
목사님이면서도 자신의 아들 하나 말씀으로 교화 시킬 수 없다면 목사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 안 되면 하나님께 기도라도 해서 영감을 얻든지, 하나님의 힘을 빌리든지 해서라도 아들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를 가는 아들에게 돈 한 푼 주지 않고, 자신이 가보로 물려받았다는 회중시계를 선물로 줍니다. 아들은 그 시계를 받지 않고 그냥 집을 나갑니다. 아버지와 원수가 된 듯합니다. 어릴 때부터 얼마나 기를 펴지 못하고 억눌려 살았으면 저럴까 싶은 생각에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아들 ‘페르’는 천재적인 머리를 가졌습니다. 그는 자연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드는 방법으로 기계를 만들어 국책사업으로 만들 기획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풍차나 댐을 이용한 수력발전, 바람을 이용한 풍력 발전, 운하를 뚫어 코펜하겐을 베네치아와 같은 상업도시로 바꾸자고 하는 등 그 당시에는 황당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었죠.
그래도 학교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아 똑똑하다고 소문이 자자합니다. 하지만 ‘페르’는 돈이 너무 없어서 방세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음식도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처지입니다. 그러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우연히 만난 식당 여종업원과 사귀게 되면서 그녀의 도움으로 음식이나 생활비를 충당합니다.
그러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알아주는 부자 ‘살로만’가의 아들 ‘이반’을 식당에서 만나게 됩니다. ‘페데르’는 그를 통해 그의 아버지 ‘살로만’까지 만나 사업 설명을 하게 됩니다. 부자 아버지는 그의 사업 계획을 ‘공학 장교’에게 보여 보라고 합니다. 페데르는 자신의 사업 도안을 ‘공학 장교’에게 보여주게 되고, 그는 반쯤 호감을 가지고 다음에 다시 보자고 합니다. 그러다 다음에 만났을 때, 자신을 이 사업의 감독자로 지정을 해주고 자신의 지시를 따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페데르’는 그의 뻔뻔스러움에 격분해서, 나이가 많고 고압적인 그의 면전에 대고 욕을 하면서 그 자리를 빠져나옵니다.
하지만 ‘살로만’은 ‘페데르’의 천재성을 인정해 주면서 자주 만나 사업에 대한 계획을 듣습니다. 식당에서 부자와 그의 지인들과 함께 만남을 하고 있을 때, 자신의 애인이었던 여자가 식당에서 서빙을 하다 그들 테이블에 주문을 받으러 옵니다. 이때 페데르는 머리를 딴 쪽으로 돌리며 그녀와 얼굴이 마주치지 않으려 합니다.
자신이 저런 천박한 여자랑 사귄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이분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까 두려웠던 거지요. 그런데 그 마음도 모르고 여자는 아는 척을 합니다. 그러자 그는 화장실 갔다 온다면서 그 테이블을 빠져나와 그녀가 있는 주방으로 찾아갑니다. 그러고는 냉정한 얼굴로 모른 척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녀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좀 성공할 것 같으니까 힘들 때 자신을 진심으로 도와줬던 사람을 껌 뱉듯이 버려버리는 행위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사람은 나중에 천 벌을 받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도 부자의 지인들이 붙여준 별명처럼 ‘페데르’는 행운아였습니다. 왜냐하면 부자의 큰 딸 ‘야코베’와 사랑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큰 딸은 약혼할 사람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남자를 버리고 ‘페데르’를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둘째 딸 ‘내니’가 관심을 보이며 접근했지만 ‘페데르’는 첫째 딸의 똑똑함과 자신의 사업을 이해해 주는 말에 대해 큰 호감을 가지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발전합니다.
‘페르’는 더 많은 공부를 위해 ‘오스트리아’로 갑니다. 그곳에서 공부하다 보니 큰 딸고 한참을 떨어져 있게 됩니다. 그러자 ‘페르’가 보고 싶어서 참다못한 큰 딸은 덴마크에서 그가 살고 있는 ‘오스트리아’까지 먼 길을 찾아옵니다.
‘페르’는 너무나 감격하고 감사해 하면서 그녀를 반깁니다. 그러면서 둘은 뜨거운 사랑을 나누기도 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페르’는 그 학교 교수로부터 아주 좋은 사업 아이템이라고 칭찬을 듣습니다. 그러면서 덴마크에서 이 사업의 위대함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합니다.
‘페르’는 덴마크로 돌아와 부자의 딸과 약혼식까지 합니다. 그리고 부자에게 자신의 사업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게 되고 교수가 인정해 준 말까지 전합니다. 그러자 부자는 주변의 돈 많은 지인들을 모아 대규모 투자자 그룹을 만듭니다. 그러고는 ‘페르’의 사업설명을 듣는 시간을 갖습니다. 사업 설명을 성공적으로 마치자 부자는 한 사람을 부를 테니 그 사람에게 사과부터 하는 게 순서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바로 ‘페르’가 그의 면전에 대고 욕을 했던 ‘공학 장교’였습니다. ‘페르’는 그를 보자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며 그에게 사과하기를 거부합니다. 그리고 그의 감독을 받고는 일을 못한다며 발표하던 자료를 챙겨서 그 장소를 떠납니다. 그 바람에 투자하려고 했던 모든 것이 무산됩니다.
‘페르’는 자신의 실력에 대해 자신이 있었고, 상당히 교만한 상태였습니다. 또한 젊었지만 자존심이 대단했습니다. 자신이 사업을 안 하더라도 그런 사람에게 머리를 숙일 수 없다는 것이죠. 교만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보여주는 아주 좋은 사례입니다.
그러다가 ‘페르’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는 냉정하게 아버지의 장례식에 가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상처만 준 아버지를 다시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죠.
그러다 얼마 후 자신의 형을 통해 어머니를 만납니다. 건강이 아주 안 좋은 것 같은데 어머니는 그가 다시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오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아버지가 예전에 전해 주려고 하던 회중시계를 다시 전해 줍니다. 아버지가 유언으로 페르에게 주라고 남긴 물건이라 합니다.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거라 하면서 그 회중시계에 얽힌 사연도 이야기합니다.
그 이야기를 다 듣고도 ‘페르’는 물먹으러 간다는 핑계를 대고는 방을 나와 회중시계를 주방에 두고 집을 나와 버립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어머니마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그는 형님을 찾아갑니다. 형님은, 어머니의 시신을 고향으로 옮겨야 하는데 자신이 공무원이라 시간을 뺄 수 없다며 ‘페르’에게 부탁을 합니다. 하지만 페르는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시신을 옮길 사람이 없다는 걸 안 그는 그냥 외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시신을 옮기는 배에 함께 타고 고향으로 돌아와 장례를 치릅니다. 장례를 마친 후 그는 장례식을 주관해 줬던 목사를 만납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였죠. 이때 목사가 해 주는 말에 마음에 큰 위안을 받고, 목사의 딸 ‘잉게르’에게도 호감을 가집니다.
그러다 다음 날 목사의 딸을 찾아가 결혼을 하고 싶다고 말을 합니다. 약혼을 한 것도 알고 있던 목사의 딸은 그를 거부합니다.
‘페르’는 다시 약혼자가 있는 ‘코펜하겐’으로 돌아옵니다. 약혼자는 그를 무척 반가워하면서 결혼 준비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거기다 자신의 뱃속에 ‘페르’의 아기가 있다는 이야기까지 하려는 순간, 갑자기 페르가 충격적인 발언을 합니다.
약혼을 깨고 헤어지자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과는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며 이런 식으로는 절대 행복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그녀가 마음을 돌리려고 이야기를 해 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렇게 결국 파혼을 하고 둘은 헤어집니다. 이렇게 되자 부자뿐만 아니라 ‘페르’의 사업을 도와주려고 했던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서 등을 돌립니다. 이렇게 되자 그는 졸지에 알거지가 됩니다. 사업은 고사하고 은행의 대출조차도 못해준다며 냉정하게 거절당합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무일푼 상태로 고향에 돌아와 목사의 딸과 결혼을 합니다. 그 후 아이 셋을 낳고 함께 살지만 가난을 면치 못합니다. 오죽하면 목사가 이제 가정을 좀 책임지라고 하면서 자신은 더 이상 지원을 하지 못하겠다고 사정하기까지 합니다.
이때 ‘페르’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자신의 아들에게 아주 엄하게 대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자신이 만든 풍차를 조금 부쉈다는 이유로 격하게 화를 내며 아이를 주눅 들게 합니다. 과거 자신의 아버지 모습이 보입니다. 이렇게 어릴 때 충격을 받은 사람은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나오게 되는가 봅니다.
나중에 그의 아내가 아들에게 엄하게 대하지 말라고 부탁하자, 그는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 아들이 왔을 때 진심으로 꼭 안아주기까지 합니다.
그러다 결국 그는 자신의 부정적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가족을 떠나 홀로 외로이 움막 같은 걸 짓고 살아갑니다.
이때 자신이 버렸던 ‘야코베’는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신이 상속받은 재산으로 아이들을 위한 대안 학교를 만들어 운영합니다. 그녀는 페테르를 통해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상처를 받으면 인생이 얼마나 파괴가 되는지 잘 알고 있기에, 그걸 미연에 방지하고 아이들의 안식처가 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페테르’가 보낸 편지를 받고 그가 살고 있는 움막에 찾아갑니다. 부자의 딸은 ‘페테르’를 용서하고 오히려 파혼이 계기가 되어 아이들을 교육하는 곳을 만들어 수 있어서 고맙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페테르가 자신이 암에 걸려 얼마 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때 미안했다는 마음으로 자신이 평생 모은 돈이라며 학교에 기부합니다. 거기다 자신의 프로젝트가 국책사업에 채택될 수도 있지만, 그걸 야코베의 학교에 전시를 해 달라는 부탁도 합니다. 야코베는 흔쾌히 수락을 하고 그의 마음을 받아줍니다.
역시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아 본 사람이 사랑을 베풀 줄도 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페테르 때문에 큰 상처를 받았을 텐데도 그걸 긍정적으로 해석하면서 오히려 고맙게 생각하는 걸 보면서 ‘야코베’가 진정 훌륭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페테르가 자기 때문에 상처받았냐고 묻자, 야코베는 자신의 과거를 하나도 바꾸고 싶지 않다며 오히려 당신을 만나 행복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준 기쁨과 슬픔 덕분에 삶의 의미를 찾았다고 하면서, 그런 의미에서 이 학교는 우리가 함께 세운 것이고, 거기에 있는 아이들도 다 우리들의 아이라고 말합니다.
한때 천재로 불렸던 공학도는 이제 병약한 몸을 이끌고 쓸쓸히 들판으로 나와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으로 영화가 끝납니다.
1. 아버지의 폭력은 용서될 수 없다.
자녀를 기르면서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자녀에게 폭행을 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훈육이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 됩니다. 폭력이 겁이 나서 굴복하게 된다면 평생 자유롭게 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2. 힘들 때 자신을 도와줬던 사람을 배신하면 안 됩니다.
자신이 힘들 때, 옆에서 진심으로 도왔던 사람을 모른 척한다는 건 누가 봐도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이 이제 좀 잘 나갈 것 같으니까 그녀를 배신하는 행위는 천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그녀만 모른 척하면 될 것 같지만, 그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또 그런 행위를 하게 돼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아무리 천재라도 가까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3. 교만은 모든 것을 무너지게 만듭니다.
그래서 성공할수록 머리를 숙이고 겸손해야 합니다. 자신의 실력이 인정받고 유명해지자 한없이 도도해집니다. 그래서 자신이 욕을 했던 ‘공학 장교’에게도 끝까지 사과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 바람에 자신이 꿈꾸던 사업이 물 건너 가게 되고, 모든 것이 무너지게 된 것입니다.
4.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사랑하기가 어렵습니다.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그런 걸 본 적이 없으니까요.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그렇게 표현해야 할 상황이 되면 어색해집니다. 부자의 딸과 결혼하지 못하고, 목사의 딸과 결혼하고 자녀까지 낳았으면서도 함께 오손도손 살지 못하는 것이 바로 사랑할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히려 사랑을 충분히 받아 본 야코베는 파혼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사랑으로 넘어선 훌륭한 사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