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의 오류
우리가 어릴 때 배운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요?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떤 생각을 심어 주었을까요? 제가 나이가 들고 공부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교육이 꼭 맞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중에 가장 좋은 사례가 토끼와 거북이입니다.
토끼와 거북이가 함께 살고 있던 마을에서, 토끼는 느리게 걷는 거북이를 비웃으며 누가 더 빠른지 시합을 하자고 합니다. 거북이는 처음에 안 한다고 했지만, 토끼가 자꾸 놀리면서 달리기를 하자고 하는 바람에 결국 경주를 하게 됩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당연히 날쌔고 빠른 토끼가 이겨야 하겠지만, 토끼는 달리기를 하다가 나무 그늘 아래서 잠시 쉬다가 잠이 드는 바람에 거북이에게 우승을 빼앗기고 맙니다. 거북이는 토끼가 잠든 순간에도 엉금엉금 열심히 기어서 결국 결승점에 먼저 도달한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무슨 일이든 꾸준히 열심히 하면 성공하고 남을 이길 수 있습니다. 우린 이렇게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놓친 부분이 있습니다. 토끼가 잘 때 거북이는 토끼를 깨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가자고 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친구와의 우정이고 의리입니다.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람이고 친구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내가 성공하기 위해, 돈을 더 벌기 위해서는 친구를 과감하게 외면하고 배신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게 했습니다. 친구의 소중함을 모르게 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친구가 잘 되면 진정으로 축하해주기보다 배가 아픈 이유가 바로 토끼 거북이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이야기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내가 토끼인지 거북이인지 아는 것입니다. 사람도 토끼처럼 성미가 급한 사람이 있고 거북이처럼 느린 사람이 있습니다. 누가 더 훌륭하고 아니고 문제가 아닙니다. 둘 다 그렇게 다른 성격일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시각은 대부분 토끼에 맞춰져 있습니다. 토끼처럼 빠른 것이 옳고 거북이처럼 느린 것은 틀렸다는 고정관념이 생깁니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일 뿐인데 말이지요.
세상에 크게 성공한 사람들 보면 토끼 같은 성격보다 거북이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러니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냥 자신이 가진 성격대로 살아가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자꾸 야단치고 손가락질을 하니 거북이가 자신의 본질을 잊고 토끼처럼 빠른 동물이 되려고 하고 토끼가 가진 특성을 배우려고 합니다. 그러면 자기 생각대로 잘 되지도 않을 뿐 아니라 행복하지도 못합니다.
토끼는 토끼로 살아야 행복하고, 거북이는 거북이처럼 살아야 행복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잘 생각해보고 거기에 맞춰서 사는 것이 현명하고 행복하게 사는 겁니다.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성격과 다른 것을 열심히 하려고 할 때 행복은 점점 멀어지는 것입니다. 어떤 노력을 하기 전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먼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당신은 과연 어떤 사람입니까? 토끼입니까? 거북이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