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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걸 Jul 01. 2022

산양들의 경쟁


산양들의 경쟁


아프리카 남부 칼라하리 사막에 ‘스프링 벅’이라는 산양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 산양은 보통 20~30마리씩 떼를 지어 다닙니다. 하지만 계절이 바뀔 때는 수천 마리가 함께 다니기도 합니다. 이 거대한 산양 떼가 천천히 움직이는 장면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장관을 이룬다고 합니다. 


 그런데 무리의 앞에 위치한 산양들이 풀을 먹고 지나가면, 뒤에 따라오던 산양들은 먹을 풀이 부족해집니다. 그러니 뒤에 오던 산양들이 자꾸 앞으로 나서려 하고, 앞에 가던 양들은 앞자리를 뺏기지 않으려고 점차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그러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무리 전체가 풀을 뜯을 시간도 없이 다 뛰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처음엔 풀을 먼저 뜯기 위해 앞에 나서려고 했지만, 점차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다른 산양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뛰기 시작합니다. 다른 산양이 뛰니 뒤쳐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다른 산양들도 덩달아 뛰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낭떠러지나 바다로 떨어져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지구라는 마을에도 사람이라는 동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 동물들도 적게는 몇십 명에서 많게는 몇 천만 명씩 떼를 지어 모여 삽니다. 이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구라는 곳의 풍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황홀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사는 목적은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이구동성으로 외칩니다. 그래서 함께 회사라는 걸 만들어 공동으로 일하고 수익을 만들어 나눠 가집니다. 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행복의 하나라며 즐겁게 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계급이 높은 사람이 수익을 더 많이 가져가고, 똑똑한 사람들이 더 많이 가져가는 기현상이 벌어집니다. 


 그러자 수익이 적은 무리들이 그들을 앞서 나가기 위해 뛰기 시작합니다. 나중에는 발버둥까지 칩니다. 기득권자들은 그들을 억누르기 위해 발버둥을 칩니다. 처음엔 같이 일하며 행복하게 살자고 모였지만 이제는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서로 돈을 더 모으고,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에만 혈안이 됩니다. 그러다 제대로 인생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일만 하면서 돈만 모으다 죽음으로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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