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홍걸 Jul 03. 2022

이혼상담


이혼상담


 한 남자가 부부 문제 상담소를 찾았습니다. 그 이유는 아내가 이혼을 요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자신은 좋은 남편이라 생각했는데, 이혼 요구에 너무 황당한 나머지 상담소를 찾은 것입니다. 그는 간절한 목소리로 상담 소장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아내가 갑자기 이혼하자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 부부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아내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상담사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혹시 부인이 어디 아픈 거 아닌가요?”


 남자는 상담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도대체 영문을 모르겠어요. 좋은 직장 다니면서 돈도 잘 벌어다 주고, 집안 일도 잘해주는 편인데 뭐가 불만일까요?”


 상담사가 다시 물었습니다. 

 “혹시 최근에 부인이 우울해한다거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남자가 다시 말했습니다. 

 “내가 술을 많이 마시는 것도 아니고, 바람을 피우는 것도 아닙니다. 외박한 번 해 본 적 없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혼 이야기를 꺼냈을까요?”


 “부인의 친정에는 아무 일 없나요? 혹시 그곳에 선생님이 모르는~”


 “아내에게 다른 남자가 생긴 걸까요? 흥신소를 알아봐야 할까요? 아니면 변호사를 알아봐야 하나요?”


 그러자 더 이상 참지 못한 상담사가 책상을 ‘쾅’하고 내리치며 소리쳤습니다. 


 “당신의 최고 문제는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이군요. 당장 집으로 돌아가 아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들어주기만 하세요. 절대로 먼저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말을 끝나기 전에 끼어들어서도 안 됩니다. 끝까지 말을 다 끝내고 나면 5초 정도 쉬었다가 그때 말을 하세요. 아시겠어요? 그러고도 문제가 있으면 다시 찾아오세요”




 이 문제는 이 남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많은 남자들이 갖고 있는 문제입니다. 이 남자처럼 자기가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돈 잘 벌어다 주고, 집안일 잘 도와주고, 바람피우지 않는 일보다 더욱더 중요한 일은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일입니다. 돈 때문에 집안일 때문에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 잘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함께 사는 것입니다. 


 부부가 서로 들어주는 것이 소홀해질 때 우울증에 걸리고 삶의 의욕을 잃어갑니다. 삶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밖으로 나돌기 시작합니다. 밖에서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찾아다니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기도 모르게 가정에 소홀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정의 많은 문제가 들어주는 것의 부족으로 생겨납니다. 눈을 바라보고 상대의 감정을 읽으며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우리 같이 한 번 해보는 건 어떨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산양들의 경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