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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걸 Jul 10. 2022

용의자

용의자


[정보]

개요: 액션, 드라마, 한국

개봉: 2013. 12. 24.

감독: 원신연

출연: 공유(지동철), 박희순(민세훈), 조성하(김석호)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줄거리와 결말]

 TV 방송 뉴스에서 “탈북자가 2만 명이 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는 탈북자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한 탈북자가 경찰에게 다급하게 쫓기다가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나오면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아주 허름한 집 안에 들어오자마자 대리운전 명함과 휴대폰을 내려놓고 사방 서울시내 지도로 도배된 벽을 멍하니 바라보며 앉아있는 주인공 지동철(공유)이 나옵니다. 그는 자신의 아내가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을 연상하면서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주인공 지동철은 북한 최정예 특수부대인 ‘룡강부대’ 출신입니다. 룡강부대는 교관이 10명 정도 되는 데 훈련받는 사람은 단 한 명이라고 합니다. 특수부대 중에서도 최정예 요원들만 이곳으로 보내지는데, 대부분 불구가 되거나 사망할 만큼 그들 내부에서도 지옥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훈련 합격률은 3% 이하로 알려져 있고요. 이 사람들은 해외로 파견돼 요원 암살 납치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고 하네요. 


 그런 그가 북한에 배신당하고 가족까지 잃은 채 탈북한 후, 남한으로 내려와 대리운전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같은 탈북자 출신이면서 남한에서 큰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박 회장(송재호)이 자기 회사로 다시 들어오라고 제의를 합니다. 그 좋은 실력을 두고 대리운전이나 하면서 사는 것이 안타까웠던 거지요. 


 박 회장에게 불려 가 그런 좋은 제의를 받았지만 지동철은 거절합니다. 자신은 자신의 안위보다 복수심에 불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기 아내를 죽인 리광조를 찾아서 죽여야 하기 때문이죠. 그걸 알고 있던 박 회장이 리광조의 주소를 알려줍니다. 그러면서 용서하라는 말도 잊지 않고요. 거기다 옛날 일했던 것의 퇴직금까지 두둑이 줍니다. 


 지동철은 돈을 받아가지고 나오다가 집 대문에 있는 우편함에 그 돈을 다시 넣어둡니다. 그때 그 집의 담을 뛰어넘는 사람이 있었다는 걸 알아채고 바로 다시 회장님 방으로 뛰어듭니다. 그러나 이미 박 회장은 누군가 발바닥을 통한 약물 투입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박 회장은 지동철을 보자 자신의 안경을 주면서 이걸 꼭 땅에 묻어달라 부탁하고 숨을 거둡니다. 그렇게 하고 있을 때, 국정원 요원들이 그곳을 덮칩니다. 지동철은 자신의 범행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들이 체포하려고 하면서 안경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지동철은 그들을 뿌리치고 도망을 가게 됩니다.


 그러자 국정원의 대북 정보실장 김석호(조성하)는 거기에서 박 회장과 비서 가정부까지 쏴 죽이고 지동철을 범인으로 둔갑시켜 쫓기 시작합니다. 그는 정보기관의 권력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챙기고자 하는 아주 부패한 인간입니다. 


 그는 북한의 탈북자 중 따로 특수부대 요원들을 모아 북진회라는 걸 만들어 자기 사조직처럼 운영하기도 합니다. 이번에 박 회장을 죽인 사람도 북진회 소속의 요원이었던 거죠. 


 김석호는 자신의 힘만으로는 지동철을 잡기 어렵다고 판단되자 공수부대 훈련교관을 하고 있던 민세호(박희순) 대령을 끌어들입니다. 이 사람은 간첩 잡는 귀신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아주 무서운 사람입니다. 


 민세호 대령은 처음에 열심히 지동철을 추적하면서 그를 잡으려고 했으나 일이 추진될수록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지동철이 전화가 와서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고 하는 이야기가 너무 진지하게 들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김석호는 지나치게 지동철을 잡는데 혈안이 된 걸 보고 비리가 있다는 걸 눈치챕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사냥개로 이용당하고 있음도 알게 됩니다. 과거 군에서 김석호는 민세호의 구두를 닦아주던 처지였는데 지금은 입장이 거꾸로 된 것입니다. 


 여하튼 지동철은 민세호 대령까지 가세한 팀들이 추격을 해 오는 도중에서도 그들을 따돌리고 리광조가 일하는 세탁소를 찾아가 그에게 총을 겨눕니다. 그때 리광조는 죽음 앞에서 지동철에게 한 가지 사실을 알려줍니다. 지동철의 딸이 살아있다는 내용입니다. 이때 경찰과 국정원 요원들이 추격하는 바람에 또 도망을 치게 됩니다. 그러다 최경희(유다인) 기자의 도움을 받아 안경 속에 있는 비밀도 밝혀냅니다. 안경 속에는 특수하게 만들어진 필름이 들어 있고, 그 필름 속에는 화생방 무기 같은 뭔가 대단한 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공식이 들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봤더니 ‘볍씨 개량종의 유전자 공식’이었습니다. 굶주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그 공식을 북한에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죠. 


 어쨌든 지동철은 국정원 요원들에게 쫓기는 과정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동철은 결국 자신의 딸이 살아 있었는데, 김석호가 인신매매단에게 팔아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특수요원들의 가족들을 모두 몰살하게 만든 정보제공자도 김석호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 김석호에게 복수를 하게 됩니다. 


 민세호 대령도 김석호의 비리를 알게 되고, 이걸 파헤치려고 하자 김석호는 민세호를 지동철과 같은 간첩으로 엮어 없애버리려고 합니다. 그걸 눈치챈 민세호 대령은 알게 모르게 지동철을 돕게 되고,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포위된 상태가 되자 민세호 대령은 자신이 체포한 것처럼 해서 수갑을 채워 데리고 나와 자신의 차에 태웁니다. 


 그리고 달려가다가 휴게소에 들러 담배를 사 오겠다며 자리를 비워줍니다. 그가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입니다. 지동철은 그때 수갑을 풀고 달아나 자신의 딸을 만나러 갑니다. 북한인지 중국인지 모를 어느 공사현장에 꾀죄죄한 모습의 8살쯤 된 여자아이가 보입니다. 한눈에 봐도 자신의 딸인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그 여자아이가 가다가 자꾸만 돌아봅니다. 




[키워드]

1. 특수부대 요원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이 꼭 특수부대 요원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훈련을 받는 과정에서 크게 다치거나 죽는 경우가 많고, 살아서 나온다 하더라도 늘 죽음을 앞에 둔 살벌한 환경 속에 있어야 하고, 자신도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입장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나라를 위한답시고 개인의 행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삶을 사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노자님이 말씀하신 ‘좋은 재목이 되지 말라’고 하는 말이 떠오릅니다.  


2. 부인에 대한 복수심

 자신의 부인을 죽인 복수심에 불타는 그는 리광조를 찾아 죽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리광조도 개인의 감정 때문이 아니라 위에서 시켜서 한 것이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기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어찌하겠습니까? 

 그리고 복수를 한들 그의 부인이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죽은 부인도 그걸 바라는 건 아닐 겁니다. 그리고 리광조의 아들은 또 아버지를 죽인 복수를 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복수는 복수를 낳게 되고 서로 도움 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의 한 번뿐인 삶을 이렇게 복수라는 명목으로 사지로 몰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수라는 멋진 명분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3. 국정원 고위직 간부의 비리

 김석호처럼 국가의 녹을 먹고사는 고위 공무원이 사리사욕을 위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만약 사소한 것이라도 이런 일이 발각되면 사형 같은 아주 중한 벌로 다스려야 합니다. 그래야 아예 생각도 안 할 것이니까요. 

 들키지 않고 한 건 잘 터트리면 300억이라는 돈방석에 앉고, 잘못돼도 징역 몇 년 사는 게 전부라면 모두가 한 번 도전해 보려고 할 것입니다. 약한 처벌은 범죄를 부추기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기야 법을 만드는 사람이 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니 자기가 자기 덫을 크게 만들지 않겠지요. 그게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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