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박스에서 찾은 아이
[정보]
개요: 드라마, 한국
개봉: 2022. 06. 08.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송강호(상현), 강동원(동수), 배두나(수진), 아이유(소영)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줄거리와 결말]
베이비 박스에 버린 아기를 주워 와서 아기를 필요로 하는 부모들에게 파는 업을 하는 브로커들의 이야기입니다.
비가 세차게 쏟아지던 날, 한 여자가 가파른 계단을 올라 어느 성당 앞에 마련된 베이비 박스 앞에 아기를 버리고 갑니다. 건물 안에서는 동수(강동원)가 커튼 사이로 엄마가 사라지는 걸 확인한 후, 아이를 데리고 들어옵니다. 그리고 신부님인 상현(송강호)에게 건네줍니다. 상현은 아이에게 축복의 말을 건넵니다. 아기와 함께 메모가 하나 남겨져 있습니다. “우성아 미안해 꼭 데리러 올게”
여기까지는 성당에서 운영하는 정상적인 베이비박스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신부 복장을 한 상현과 아이를 데리고 온 동수는 이렇게 버려진 아이를 데려다가 팔아먹는 브로커였던 것입니다. 상현은 평소에 세탁소를 운영하지만 늘 빚에 시달리는 상황이라 이런 짓을 해서라도 상황을 바꿔보려는 것 같고, 동수도 성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다가 상현의 일을 도우며 사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아기를 데리고 온 후, 거기에 찍혀 있던 CCTV 내용도 깨끗하게 지워버립니다. 그래야 증거가 남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문제가 발생합니다. 아이를 버렸던 엄마 소영(아이유)이 다음 날, 그 성당에 다시 아이를 찾으러 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성당의 신부님이나 다른 직원들은 아이를 본 적이 없다며 의아해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있는 방을 안내하기도 합니다. 혹시 모르니 찾아보라고 하면서.
결국 아이를 못 찾고 성당을 떠나는 소영을 동수가 따라갑니다. 그리고 그녀를 상현에게 안내합니다. 왜냐하면 그녀가 경찰서에 가서 신고를 하면 문제가 복잡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고 아기를 돌려주던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자는 의미입니다.
결국 상현은 소영이를 설득해 함께 돈을 받고 아기를 넘기는 것에 동의합니다. 천만 원 정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돈을 받으면 나눠 갖자는 이야기도 합니다. 이렇게 해서 아기를 팔기 위한 세 명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이때 그들을 쫓는 경찰(배두나)도 있습니다. 경찰은 그들이 인신매매하는 현장을 덮치기 위해 그들을 철저하게 쫓아다닙니다. 하지만 거래가 성사되려고 하다가 불발이 되기 일수입니다. 싸가지가 없는 부모가 있고, 누군가 돈 주고 시켰다는 것이 들키기도 한 것입니다.
그러다 경찰 수진(배두나)은 소영을 체포합니다. 그리고 죄를 감형해 줄 테니 브로커를 잡는데 협조를 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알고 보니 소영은 아기의 아빠가 되는 사람을 죽이고 도망 다니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이 살인자의 자식이 되는 것이 싫어서 버린 것이고요. 하지만 아기를 버린 엄마에 대해 이해가 안 되는 경찰이 뭐라고 합니다.
“멋대로 낳아 놓고 멋대로 버리고. 자식 버리는 엄마 마음이 이해가 안 돼”
그러자 소영이 충격적인 말을 던집니다.
“낳고 나서 버리는 것보다, 낳기 전에 죽이는 게 더 낫다는 거야?”
그러는 와중에 아기를 4천만 원이나 주고 사려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소영이가 죽인 남자의 아내가 사려고 한 것입니다. 그 여자는 자기 남편의 아이니까 자기가 키우겠다고 했지만 그 말을 믿기 힘든 상현을 팔기를 거부하고 도망갑니다.
그러다 결국 아기 파는 것은 무산되고 소영이만 살인죄로 구속되고 아기는 경찰인 수현이 데리고 가서 키우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이 영화를 끝까지 다 보고 나서도 도대체 이 영화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는 것도 어떤 부분에서 좋아서 그랬던 건지 잘 모르겠다는 분도 많았고요. 저 역시 그렇게 느꼈습니다만, 그래도 제 나름대로 칸 영화제에서 이 영화 '브로커'에게 상을 준 이유를 찾아보았습니다.
우선 아이를 버릴 수 밖에 없는 엄마의 입장도 이해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간으로서 그럴 수 없다고 손가락질 하기 보다 넓은 마음으로 이해를 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겁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내가 낳은 아이가 살인자의 자식이 되는 것이 싫겠죠, 또 나보다 다른 부모를 만났을 때 훨씬 더 잘 될 수 있으니 그런 기대감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동수가 부모로부터 버려진 이야기도 계속 나오는 거겠죠.
두 번째는, 아이를 빼돌려 돈을 벌고자 하는 브로커지만 그들도 나름 이해할 필요가 있는 거 같습니다. 물론 정상적인 방법으로 아이를 입양하면 좋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거든요. 이 영화를 통해 불법으로라도 아이를 구해 자기네들이 키워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줍니다. 나름대로 상황이 다 다르니까요. 아이를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아이를 낳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도 참 많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래서 혹시 나는 아이가 잘 생기고, 지금 잘 키우고 있다면 큰 축복을 받은 거라는 걸 잊지 말라는 그런 교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세 번째는, 아기를 팔기 위해 시작된 비극적인 여행이, 고아원 출신 사람들과 세탁소 주인, 아기 엄마까지 한 가족이 되어 신나는 여행이 되는 걸 보면서 모두가 정과 관심에 굶주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든 사람들끼리라도 가족처럼 모여 함께 고민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때 인생에 더 많은 재미와 즐거움 행복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말미에는 아기를 팔지 말고 동수와 상현이 그냥 키우자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도 불법이 될 수 있기에 경찰 수진이 인계받아 키우는 것으로 영화의 끝을 맺는 거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