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꽃씨처럼!

작고 단단한 꽃씨 한 알처럼

by 이경희


미니 안개/겹과 꽃/유리구슬/엘로우 볼/자금성/풍접초/겹 달리아/대형 등심붓꽃/펜스 데몬/큐피드의 화살(청색. 흰색)/아네모네 (분홍. 노랑. 흰색)/용머리 다이어즈/노랑창포/캄파눌라 혼합/흰 접시꽃/분홍겹 접시꽃/보라 딤스 로켓/밥 티시아(파랑. 노랑)/루피너스 혼합/ 양지꽃/스키비오사/구름국화/지면 패랭이/매발톱 혼합/긴 꼬리 매발톱/오리엔탈 포피(살구색. 주황)/대형 아르메니아/이태리 하설초

-주문한 꽃씨 이름들이다-


출처:pinterest


지난해 여름부터 최근까지 모아둔 꽃씨를 파종할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채종 하지 못했거나 외래종은 꽃 이름과 수량을 적어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요 며칠 엄청 추워진 날씨에 오들오들 떨면서도 꽃이 색색깔로 피어나 자라게 될 자리를 눈여겨보고 있다. 피어났을 때의 꽃 크기와 수형 색깔 등을 고려하여 배치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싹을

잘 틔울 수 있어야 한다. 처음 가져본 정원에 피어날 꽃들을 상상하니 마음이 쿵쾅거린다.


출처:stillblog.net


언젠가 마을 공터와 후미진 곳곳에 내가 길러서 수확한 꽃씨들을 조용히 뿌리고 싶다. 하지만 이런 일도 탈이 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웃들은 여유롭게 자신의 정원을 가꾸지 못한다. 봄부터 초겨울까지 쉴 새 없이 바깥 농사일에 쫓겨 엄두를 내지 못해서다. 이웃 몇몇은 잡초와의 전쟁에 지쳐 마당 전체를 시멘트로 덮어버린 경우도 있다.


나의 집 터와 주위의 땅은 처음에는 척박했다. 지역적으로 바람이 거세고 두꺼운 콘크리트로 오랫동안 덮여있다 보니 황무지와 다름없었다. 하지만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햇빛 아래 드러났던 토양에 거름을 내고 서투르나마 땅을 일구어 심었던 여름 해바라기 들판은 성공적이었다.

올해는 나만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창의적인 방법으로 실현하기 위해 일과 공부계획을 수첩에 정리 중이다.


씨앗을 보며 든 생각은-단순하고 정리된 자연의 정수가 모여있는 생명체라는 것이다. 이 응축의 최대치가 터져 나오면 풍요로운 실체로 화하게 된다. 꽃은 눈부신 아름다움이며 나에겐 삶의 동력이기도 하다.


출처:flicker.com/pinterest


그대 가슴에 꽃씨가 -박노해-


시인의 최대 고민은 줄이는 것
더는 줄일 수 없을 때까지 줄이는 것
더 응축시키는 순간 폭발할 듯 줄이는 것
키우고 늘리기도 어렵지만
줄이고 작아지긴 더 어려웠다.
작아서 눈물겨운 것들아
우리 작아진다는 것은 단순히
커지기 위한 다짐이 아니니
작아짐 그 자체로 위대한 목적지
단순함도 그 자체로 궁극의 완성태
그대 아픔 가슴에 심긴 작고 단단한 꽃씨
한 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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