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경희 Apr 18. 2016

세상 모든 꽃의 첫 이름은  야생화

아름다움 데려오기



아직도 지난 시간의 생활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뭔가를 계획하고 목표에 이르기를 좋아하는 나!

그 습관은 나를 단련시켜 원하는 인생의 지점에

르게 하기도 했고, 벼랑 끝의 꽃도 꺾게 하는

원동력이긴 하였다. 하지만 과한 신경 씀으로

신체의 어느 부분이 날마다 아프고, 목도 돌리지

못하면서도, 자로 잰 듯 일을 처리하고, 성과를

따지고, 적지 않은 오류를 범하고, 나의 잘못은

숨기고, 불호령을 내리고, 애매한 건 반드시

바로잡고, 날마다 새로운 것, 더 발전된 것,

최상의 것을 추구하다 잠을 제대로 자지 않거나,

새벽에도 벌떡 일어나 할 일을 메모하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추구하며 달리고 또 달리다.

STOP!



어쨓던 얽매이지 않는 자유는  내가 선택하지

않으면 오지  않았다. 이제 나는 이전과는 다른

삶을 선택하여 천천히 강을 노 저어 가는 뱃사공이

 되어 간다. 꽃과 나무를 지속적으로 구하고

산과 들을 걸으며 알게 된 것이 있다. 가을이면

잎이 화려하게 물드는 빨간 단풍은 어디서나 

 있는데, 처음엔 정원수가 아니었다. 아주

오래전 누군가가 야생의 단풍나무를 보고 "뭐가

이렇게도 아름다운 거야!"라며 집의 정원이나 

연구실로 데려갔을 것이다. 복분자나 오미자도

야생이었을 땐 자연 상태에서 생존해야 하니 

가지가 강하고 가시가 많으며 열매의 크기는

작았다. 그러나 관심을 둔 사람들에 의해 개량

발전되어 큰 열매와 가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이다. 야생화 하나하나도

사람의 주목을 받은 것들이 인간의 정원에서

길러졌듯이  정원수 역시 마찬가지다. - 조팝나무,

벚꽃, 화살나무, 라일락, 산수유, 소나무,....



집 터를 구할 때 바다가 보이는 풍경과 산이 가까

  중에 어디를 선택할지 고민했다. 바다는

내가 속까지 탐험하기무리다. 반면 산과

들은 계절의 변화가 불러일으키는 재미와 발견의

기쁨을 보는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다. 올해는

아직 정원수로 분류되어 개량되거나 본질이 변화

되지 않은 꽃들을 찾고 싶다. 운 좋게도 마음먹은

하루 만에 집 부근에서 5종을 발견하여 데려왔다.

할미꽃과 꿀풀 각시붓꽃과 분홍 제비꽃 하지만

이름을 모르는 존재도 있다-아직은 무명!



야생화 농원을 하던 친구에게서  꽃들을 얻어와

키우던 분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정원에 심어 두고

자라기를 바라며 날마다 물을 듬뿍 주었다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꽃들은 모두 죽었는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바로 '물'이라고 했다.

야생화 대부분은 척박한 모래와 돌이 섞인 땅이

거나,  나뭇잎이 오래도록 쌓인 곳이나, 건조한

지면에 잎을 바닥에 붙여 뿌리를 보호하며 자란다.

좋은 예가 냉이와 민들레다. 보살피며 키우지

않아도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을 특성을 모른 체

기름진 토양과 햇볕과 물을 아낌없이 주었던 것이

탈을 낸 것이다. 바람이 세찼던 어제 하늘을 보며

깜짝 놀랐다. 싸락눈처럼 생긴 엄청난 양의 씨앗

들이 세찬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며 뒤섞이며

이른 봄의 추운 띵 위로 내려앉고 있었다. 짧은

순간 눈 앞에 벌어진 풍경에 어안이 벙벙했다. 

숨을 고르며 이름 모를 야생화의 방문을 기다리는

날이다.



작가의 이전글 비밀병기-분홍 아카시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