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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Jun 29. 2016

달리아 번식[모란의 아름다움에 비견되는 꽃]

'정원 부자'가 되는 법


3월의 정원은 춥고 궁금했다.

4월의 정원은 기대를 갖게 했고  즐거웠다.

5월은 화양연화(Dut Yeung Nin wa)였고

6월의 정원은 이제 끝자락에 와 있다.

많은 꽃들을 피워 올리던 화려한 꽃양귀비와, 5가지 색으로 만발했던 수레국화 꽃잎을 공중으로 다 흩어버렸다. 이제 씨앗을 품은 꽃대는, 정자에 수북이 쌓여  정원사의 채종을 기다리고 있다.



 화려한 꽃양귀비와, 고운 수레국화가 진 자리엔 여름 꽃들이 대기 중이다. 맨드라미, 페튜니아, 달리아, 백일홍, 빈카, 나팔꽃, 베고니아, 한련화, 수국, 금계국, 맥문동, 해바라기, 접시꽃, 엘로우 볼, 칸나, 코스모스, 족두리꽃(나비가 바람에 나는 형상이라 풍접초라고도 한다) 가우라, 채송화, 분꽃까지...



 유월에 가장 관심이 가는 꽃은 달리아다. 사는 곳이 중부내륙이라 지금도 서늘하다. 겨울은 길고, 눈은 자주 많이 내리며, 땅은 봄까지 얼어있다. 이러니 단속을 해도 구근은 겨울을 나지 못하고, 고에 넣어 두어도 동사를 하고 만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무와 식물, 꽃과 들은 뿌리나 구근 씨앗을 삼중으로 동시에 남겨, 어떤 식으로든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이어가려 할 것! 이란 진실에 이르니 음이 편해졌다. 답이 나온 만큼  달리아 씨앗은 미리미리 채종 두었다. 'crosscheck(더블체크)는 일할 때 생긴 습관인데 정원을 만들어 가는데도 유용하다.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라는 말은 부분적으로 맞는 말이다. 하지만 가을이 되어서 수확에 나서면 꽃씨 중 많은 종류는 씨앗을 채종 하지 못할 수 있다. 3월의 진눈깨비 속에서도 숱한 야생화 씨앗들이 공중에 휘몰려 다녔고, 4월엔 심했다. 아름다운 금낭화는 6월 중순이면 씨앗을 바닥에 다 쏟아내고, 매발톱꽃도 마찬가지다. 꽃양귀비와 수레국화 역시 7월도 늦고, 가을이면 빈 쭉정이 조차도 없게 된다. '현장이 답이다'를 실감하며 산다.



 사람이 '맛있다'라고 하는 음식은 대부분 어릴  맛본 음식이라는 말이 있다. 꽃도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어릴 적 대문 밖에 피어났던 달리꽃은 지금의 나를 그 시절로 이끈다. 고운 달리아를 매년 화분으로 혹은 구근으로 구입 수 없어 보관 중이던 씨앗올봄에 파종하여 공했다. 부피 많고 보관하기 힘든 구근에서 벗어나 이제 자유롭게 달리아를 즐길 수 있어 다행이다. 지난겨울 가지를 잘라 물에 담가서 뿌리를 내렸던 로즈메리와 한련화, 제라늄은 지금 정원에서 잘 자라고 있다. '정원 부자'가 되어가는 중이다.

한 스푼 혹은 한 톨의 씨앗이 답이다.
새로운 답은 누군가의 시도로 계속
수정되어 가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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