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실란트로)를 심어두었던 항아리 한편에채송화한줄기가 솟아오르고 있다(날아온씨앗인 듯).가뭄에풍성한 잎 보다 가는 줄기에서 꽃을 피우고, 씨앗맺기를 속전속결로 해 치우던고수는 한 달 전 일찌감치수확했다.칠팔월은 꽃보다 무성한 녹음에무게가 실리는시기인가 싶다가도, 심심해진 정원의 빈 곳들에 마음이 쓰인다. 그러다 생각해낸 것이채송화와 세덤의'줄기 번식'이다.
양이 많은 정원일을 할 때 나는 도마들을 죽~ 늘어놓고작업을 하는데. 채송화는 selfseeding의대표적인꽃이다. 하지만 씨앗이여무는자연의절기에만 맡기면 꽃 번식은 내년에나가능하다. 'stem cutting'방식으로 웃자란 줄기를 잘라 심으면,정원 빈 곳에서 금세 자리를 잡고 곧바로 꽃을 피우는이점을 발견한 터라벌써 두 번째작업 중이다.
채송화에게 햇빛은 인간의 삼시 세 끼와 같다. 꽃잎은나비의 날개 같은 사뿐함을 지녔고 선명한 밝음에서 파스텔 톤에 이르기까지 넓은색깔 군도 더없이 좋다.
줄기를 잘라 심어두었던 채송화.이들도 곧
빨간색 채송화처럼 무성 해질 것이다.
줄기 번식은 채송화가 피어나는 시기면 언제나가능하다. 특별히 토양에 신경 쓸 일도 없다. 도시에선어디서나 넘쳐나는 커피나 주스를 마셨던 플라스틱 통이나 빙수 통 혹은조개껍질 속에흙은 채운 뒤 꽃 마디두어 개만 심어둬도된다. 아파트 베란다와 청춘들의 원룸창가에도 환한꽃이피어나 '의욕과 환희와 힘'을 준다면좋겠다.
송엽국과 또 다른 세덤 역시 이렇게 번식 중인데 비 내린 날에는 민달팽이와, 집을 등에 업고다니는달팽이들을 볼 수도 있다.
"나 자신이 몹시 초라하고 부끄럽게 느낄 때가있다.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는사람 앞에섰을 때가 결코 아니다. 나보다 훨씬적게 가졌어도 그 단순과 간소함 속에서 삶의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는 사람 앞에 섰을 때이다. 그때 나 자신이 몹시 초라하고 가난하게되돌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