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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Aug 26. 2016

주황

홍시 빙수


김 대표네가 봄날 가져다준 대봉감이다. 냉동고

안에서 문을 열 때마다 얼음인 채로 화사한 기운을

뿜어대던 홍시 3개를 꺼냈다. 뜨거운 바깥 온도에

하얗게 성애가 서린다. 껍질 여기저기에 작은

얼룩들이 있다..



찻물을 준비하던 중이라   홍시 위로 뜨거운

물을 부어보니 금세 탱탱해지며 껍질이 툭하고

터진다. 맑고 투명한 주홍색이다. 습자지 보다

얇디얇은 막을 벗기는 대신 터진 두께만큼을 

시원하게 벗겨낸다. 얼룩덜룩했던 껍질 안의

온전한 속이 드러났다.



반으로 갈라 씨앗을 살펴보니 셋 중 하나에만 

길쭉한 씨앗 두 개가 있다. J를 불러 한쪽을 먹어

보라며 건네니 달콤하고 시원한 천연 빙수란다. 

"한입 더!"를 외쳤다. 머리가 찡할 정도의 아찔

함으로 얼얼하다.



믹서기에 감을 갈아 무얼 하려고 나는 이러는가?

오이김치와 열무김치를 담으려고 한다. 메인

양념은 홍시다. 김치는 발효를 위해 탄수화물을

넣는다는 이야기를 요리 선생님께 들었던 적이

있다. 설탕 혹은 밀가루풀 아니면 밥을 갈거나  

매실진액 등이 주로 쓰인다고 했었다.

모든 걸 대신하는 것이 오늘은  빙수 홍시다.



까나리와 멸치액젓 마늘과 생강 밥 한 공기와

홍고추 청고추를 함께 넣어 갈면 양념은 준비된

거다. 오이와 당근 마늘종은 끓인 소금물에 20

분 정도 담가놓았다. 소쿠리에  건져 선풍기

앞에 두 오이의 초록과 당근의 주홍색과 마늘

쫑의 연두는 그 색이 예쁘게 살아난다.



마늘종의 색감을 좋아한다. 가뭄에 텃밭에서

수확한 당근과 고추. 비교적 자유스럽게 생긴

오이들의 조합


아삭한 식감의 피클 재료에  고춧가루를 섞은 양념

장을 넣어 버무리면 비교불허의 오이김치가 된다.

같은 양념으로 열무김치도 담가보니 맛있다.


● 울타리 목으로 줄지어 늘어선 감나무의 풋감들


홍시의 단맛과 시원함이 김치의 메인 양념으로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식탁에서 매끼 경험 중이다.

잘 익은 감을. 이용한 요리는 컬러만으로도 식욕을

돋우며 이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타르트, 구이,

잼, 파이, 식초, 피클, 스무디, 셔벗, 살사 , 샐러드,

각종 수프에까지......


             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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