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가 튀어나와 등목을 했다
보름달이 드높던 밤을 정원의 물 주기 날로
정한 것은 낮동안의 열기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였다. 집 울타리에 반딧불이가 날아
다닌다고 했더니 누군가 그곳엔 다슬기도 많지
않냐고 되물었다. 청정지역에서 서식하는 존재
들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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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밤-자갈을 깔아놓은 뒷마당 바닥에서 반딧
불이 한 마리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척댔다.
뜨겁고 가문 날씨 때문인지 먹이사슬의 윗선
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것인지 땅바닥으로 떨어
져 날지 못했다. 작디작은 몸의 흔들리던 빛이
하수도 망 안으로 떨어져 순식간에 사라졌다.
"반딧불이는 죽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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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참으로 기이했던 일은 호스로 쏘아대는
물줄기를 찾아 나온 개구리 두 마리가 나에 대한
경계를 허물고 떡하니 등목을 하는 것이었다.
사람이나, 위험해 보일 수 있는 세찬 물을 쏟아
내는 호스를 피해야 할 개구리가 더 이상의
더위를 참지 못하고 내게 등을 돌리고 물을 맞는
장면이라니!!!